일단, 저는 여행갈 때 계획은 거의 세우지 않습니다.
계획 세워봐야 가서 이것저것 하다보면 그 계획이 무의미해질 때가 많아서요.
그래서 보통은, 여행가게 된다면 하루에 꼭 해야할 거 하나씩만 정하고 그 다음부터는 내키는 대로 하는 편입니다만...
부모님 모시고 여행가려 하니, 얘기가 다르네요.
양친께서 저희 집안 일로 한 10년 넘게 매일같이 가게 나가셔서 일 도와주시다가...
이제서야 겨우 손 떼셨는데, 도와준 그 쪽은 뭐 고맙다는 말 일언반구도 없고 기대하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좀 안좋게 끝났거든요.
그래도 자식된 입장에서, 일을 그간 잘하신 건 아니라고 해도 엄청 오랫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일하시다가 이제서야 해방되신 게 안쓰럽기도 하고 해서 처음으로 해외 한 번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나름 일본어 좀 할 줄 아는 아들내미 두고 계신데도, 일본 한 번도 안모셔드린 게 좀 걸리기도 하고요.
어머니께서 타지에서는 잠을 잘 못 주무시는 터라, 여행일정은 10월 중에 2박 3일로 좀 짧게 잡았습니다.
그것도 오고가는 비행기가 저녁 타임이라... 지방공항을 이용하려 하니 비행기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요.
첫째날은 텐진 쪽에 숙소 예약했고, 숙소에 짐 풀고 나카스 구경하고 저녁 먹고 하면 그대로 끝날 거 같고.
둘째날은 텐진 -> 다자이후 텐만구 -> 하카타 -> 히타 로 이동해서 온천료칸에서 쉬게 해드리려 하고
셋째날은 히타 시내를 좀 구경하다 후쿠오카로 복귀해서 귀국하면 될 거 같습니다.
어머니가 좀 걱정되긴 합니다. 타지에서 잠 잘 못주무시는 것도 그렇지만, 당뇨도 좀 있으셔서.
먹거리가 좀 고민되네요. 모츠나베는 어르신들 드시기에는 좀 짜다는 의견이 많아서 제외할까 합니다.
왠만해서는 여행 가면 숙소 하나 잡아두고 왔다갔다 하는 게 짐 안들고다녀도 되니 편하겠지만
일본 처음 가시는데 료칸에서 꼭 1박을 하셨으면 싶어서 일정 짜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ㅎㅎ
교통패스 찾아보니 그렇게 저렴하지 않아서 그냥 교통카드에 충전해서 왔다갔다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비행기랑 숙소 예약만 했는데도 벌써 비용이 2백 넘어버린 건 부모님께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