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톤 '그루브87'이라는 제품인데요, 기존에 쓰던 평범한 삼성 키보드가 최근들어 키 저항감이 심해지고 오타가 늘어나길래 그냥 큰맘먹고 좋은 거 한번 사봤습니다. 뭐 사실 기계식 키보드라는 카테고리 내에서는 그렇게 썩 고급 제품은 아니겠습니다만 저같은 문외한한테는 이 정도도 큰 지출이라서요..
원래 2달쯤 전에 급 뽐뿌가 밀려와서 그 때 사려고 했었는데 그 때는 그냥 사려다 말았었거든요. 그랬다가 이번에 다시 사게 된건데 이게 전화위복이 된 건지 그새 신제품이 나와서 신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기존 제품과 신제품의 차이점은 키캡의 재질인데요, 기존 제품은 ABS수지 재질이고 신제품은 PBT라는 재질인 모양입니다. ABS수지 재질은 마모에 견디는 힘이 약해서 금세 맨질맨질해지는데 이건 17배정도 마모에 잘 견딘다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막 받은 참이니 뭐 파는 쪽에서 설명을 그렇게 하니 그런가보구나 할 뿐 내구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여튼 촉감은 꽤 괜찮군요.
그래서 제일 중요한 타이핑 소감은 이게 청축 갈축 적축 중에 갈축이 중간적인 성향을 띄어서 무난하다고 하길래 갈축 제품으로 샀는데 타자감 측면에서는 조금 기대에 못미치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차피 집에서 쓰는 용도인데 그냥 청축을 살 걸 그랬네요. 뭐 그래도 나쁘진 않습니다. 그냥 제가 이 제품에 걸었던 기대가 컸을 뿐이죠.. 중고로 팔아치우고 새로 사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만 뭐 그렇게까지 할 건 없지 않나 싶습니다.
디자인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상당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10만원대 전후의 기계식 키보드를 여러가지 알아봤는데 의외로 이렇게 투박하고 베이직하게 생긴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다 뭔가 '나는 키보드에 돈을 들였어! 보려무나 돈을 들여서 이렇게 생겼단다!'하고 막 자랑하듯이 생긴 오바스러운 이상한 디자인이 되어있는 경우들이 많아서 저는 이렇게 심플한게 좋았습니다. ESC 키캡은 기본적으로는 똑같은 컬러로 끼워져있지만 부록으로 오렌지색 키캡이 하나 딸려와서 교체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오렌지색 키캡이 좋은데 촉감은 회색 키캡이 훨씬 낫군요. 오렌지색 키캡은 ABS수지 재질인걸까요? 적혀있는 건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계식 매력에 빠지면 계속 사게 되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