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갑자기 창문 쪽 천장 위로 큰 바퀴벌레가 보여서 기겁했습니다. 일단 헌 책으로 쳤는데 빗맞아서 안 죽고 어딘가로 툭 떨어졌는데 그새 도망갔는지 못 찾겠더라구요. 그래서 숨을 수 있는 곳을 전부 들쳐보면서 한바탕 난리를 피웠는데 결국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못 찾았으니 결국 그러고 말았는데, 조금 전에 아마도 어제 그 놈으로 보이는 바퀴벌레가 책상을 가로질러 달려가길래 깜짝 놀라서 이번에는 살충 스프레이를 뿌려서 겨우 잡았습니다.
전 바퀴벌레를 막 그렇게 엄청 무서워하지는 않습니다만, 외관 자체가 좀 혐오스럽기도 하고, 잡자면 잡을(grab 말고 kill이요..) 수는 있겠는데 왕바퀴는 덩치가 크다보니 죽을만큼 충격을 가하면 체액(…)이 많이 나오다보니 그게 역겨워서 섣불리 내려치기도 뭣하더라구요. 그래서 살충 스프레이로 잡으려고 했던건데 이것도 막상 뿌리자니 난감한겁니다. 일단 스프레이를 분사하면 그 자리가 살충제 액으로 흠뻑 젖다보니 무슨 중요한 물건 옆에다가 뿌리지도 못하겠고, 제대로 맞춰도 즉사하질 않고 얼마간 막 기어다니니까 이놈이 온데 다 묻히고 다녀서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수십초 내로 활동이 멈추긴 하더군요.(아예 죽지는 않음)
어제 잠깐 봤던 기억으로는 되게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잡고보니 물론 미국바퀴니까 어느정도 기본 덩치는 있지만 미국바퀴 치고는 그렇게까지 큰 개체는 아니더군요. 지레 겁먹고 실제보다 더 크다고 여겼던 모양입니다. 어제 못 잡아서 너무 찝찝했었는데 오늘 결국 잡고 나니 한 시름 놓았습니다. 못 잡았으면 방 어느 구석을 어떻게 마구 돌아다녔을지...어휴;
마치 뉘르부르그링같은 느낌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