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황금 만능주의의 이상이 구현된 1920년 대 뉴욕 시에서,
"출세할 때까지 자신을 기다려 달라"는 약속의 말을
사랑에 대한 믿음 하나로 성취한 개츠비였지만,
자수성가의 과정을 거쳐 스스로 쟁취한게 아니라
계승된 부에 익숙한 상류층 사회의 안정에 익숙해진 데이지에겐
그 열정과 순수함마저 부담감과 마음의 짐으로 다가왔을 지도 모른다.
빛나고 화려한데다 안정적이기까지 한 미래가 이미 그녀에게는 보장되어 있기에
굳이 '사랑' 하나만으로 그 모든걸 져버리고 익숙치 않은
변화와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는 않았을 테니까.
"딸을 낳고 나서 그 애가 바보로 컸으면...했어. 예쁜 바보.
그런 여자들이 살기 편한 세상이잖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라고
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지는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사랑 하나만으로 모든걸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엔
현실이란 냉혹함이 몸서리치게 다가올 때가 있으니까.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부른 돼지가 되는 것이,
실속은 없을지라도 예쁜 바보가 되는 것이 차라리
살기 편한 것이 우리가 내딛고 있는 현실의 진정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개츠비가 항상 손을 뻗어 움켜쥐려 했던 녹색 빛은
그를 파멸로 이끈 독이었지만, 별 수 있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결말을 알지 못한 채
저마다의 무언가를 추구하고 달려나가야 하는데.
단지 그 동기의 순수함이 해피엔딩으로 귀결됐지 못했다는데
현실을 인식하게 됨과 동시에 씁쓸한 기분만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당시 미쳐 돌아가던 사회와 겉만 번지르르하던
얼빠진 사람들 사이에서 당당히 자신의 행복을 쟁취하려 했던,
우리들에게 좀 더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갈 것을
역설하는 개츠비의 삶의 모습이
안개 속 빛을 향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재 우리들에게
조금 더 "위대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어떤 깨달음과 영감을 주지는 않을까.
Will you still love me
아직도 사랑해 주시겠어요
When I'm no longer young and beautiful?
더 이상 젊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은 나를요
Will you still love me
아직도 사랑해 주시겠어요
When I've got nothing but my aching soul?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고통스러운 영혼 뿐인 나를요
I know you will, I know you will
당신이 사랑해 주실 것이라는 걸 난 알아요
I know that you will
당신이 사랑해 주실 것이라는 걸요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beautiful?
이제 더이상 아름답지도 않은 나를 여전히 사랑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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