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럽고 파릇파릇하고 신선한 12학번...
박사과정 대학원생입니다.
대학원생활을 하게되면 논문이나 연구, 실험, 학회 이외에도 하게 되는 시험감독...
몇가지 기억남는 일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죄송하지만 모자는 다들 벗어주세요~ 라고 했더니 끝까지 안벗는 놈 하나 있길래 가서 확인해보니...모자챙부분에 컨닝페이퍼 붙여놓은 새퀴 적발한 사연...
2. 앞에 서있는데 자꾸 눈이 마주치면서 너무 거동이 수상하길래 가서 손 좀 펴보라니까 손에 컨닝 페이퍼 나오길래 압수했더니 죄송하다고 싹싹 빌길래 그냥 용서해주기로 했으나...다시 거동이 수상하길래 가서 시험지 들어보라니까 바닥에서 반으로 접은 컨닝용 A4용지 나온 새퀴... (이 새퀴 이후로 부정행위자 절대 안봐줌)
3. 앞에서 보면 뻔히 보이는데 지들 딴에는 안보일꺼라고 종이를 작게 접어서 날린 새퀴...날아가는 것도 뻔히 보였고 그것도 잘못 날려서 다른놈 뒤통수에 맞아서 땅에 떨어짐...결국 적발
4. 왠지 근처에만 가면 고개 푹 숙인 자세에서 움찔거리는 사람이 있길래 몰래 슥 가보니 손에 말려진 컨닝페이퍼 정말 안봤다고...한 학기의 노력이 이걸로 물거품이 되는건 너무 억울하다고는 하지만...움찔움찔 댄 이유는 뭐냐 대체...
5. 지난번에도 포스팅했지만...한 여자분이 책상에 빼곡히 적어놨다 걸려서 짜증이란 짜증은 다 내고 나가놓고는 시험 끝나니 엄청 착해진 얼굴로 찾아와서는 몸 베베 꼬면서 말 뒤 늘이면서 ' 저~기요~오오오~ 한번만 봐주세~요오오오~~ '
야...너 아까 니 친구랑 같이 나한테 시파새키 라면서 나간거 다 봤고 다 들었거등?
6. 뭔가 막 적다기 지우다 하길래 뭐하는건가 싶어서 옆에서서 구경을 좀 하려고 했더니...그렇게 쳐다보면 긴장되서 못푼다고 징징댄 주제에 나중에 슥 보니 손바닥에 잔뜩 써놨던 새퀴 적발한 사연
7. 적발은 아니지만 학과 시험 감독 들어가기 전에 문틈으로 슬쩍보니 책상에 뭔가 적는 애들이 많은걸 봤는데...
내가 들어온 것을 보고 아자!! 라면서 좋아하길래 다른 시험감독 조교랑 말해서 강의실 체인지 한 사연...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나라가 망했을때 들려올 법한 탄성과 한숨들...봤냐? 뒤통수란 이런거다...)
8. 오픈북 테스트라고 선언하자마자 핸드폰으로 통화하려고 한 새퀴...
8.5. 학과 후배들 시험이었는데 하도 오픈북 하자는 성화에 못이겨 교수님께 전화해보니 오픈북, 오픈노트, 할 수 있으면 인터넷 찬스까지 알아서 하는 무제한 오픈 테스트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결국 애들 성적은 전년도와 별반 차이 없었던 사연...
9. 공대생이란 새퀴가 공학용 계산기 안가져왔다고 핸드폰 계산기 기능 쓰면 안되냐고 한 사연...
(그냥 인터넷 찬스 달라고 하지 그러냐...)
10. 폭설로 시험 시작 시간이 공식적으로 지연되었는데 5분만에 나가려고 하는 사람이 있길래...퇴실자가 발생하면 이 이후 폭설로 늦게 온 사람들은 시험 응시를 못하게 된다고 하니까 ' 그게 나랑 무슨 상관? ' 이라고 한 신입생 새퀴...(얌마 같이 듣는거 다 니네과 동기잖아...)
11. 시험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답 좀 슬쩍 알려주면 안되냐고 했던 왠 여자분...
(뭥미 대체?)
12. 이런거 올리면 결국은 ' 그 여자 이뻤나요? '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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