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기회가 되서 어제랑 그제 무주에 다녀왔습니다.
여차저차 넘어지지는 않게 되서 재밌게 타고 왔습니다.
그런데 몸치 + 연구실 죽돌이 + 게으름 덕분에 전역 후에 몸은 불대로 불어버리고
체력은 저질체력에다가 아무런 사전 지식도 준비도 없이 그냥 갔다가
(사실 이때까지는 별로 타고 싶지 않았었기 때문에)
첫날은 꼬리뼈 작살나는 줄 알았습니다.
넘어지는 요령도 전혀 몰라서 첫날 그냥 일어서자마자 자빠지기를 반복...
그 결과 등뼈에 무게가 실리게되면(일어나거나 앉거나 몸을 숙이거나) 꼬리뼈부터 좀 더 위까지 찌릿하고 아프군요;
뭐 어찌되었건...이런식으로 삽질을 반복하면서 초급자 슬로프를 겨우 다 내려오고나서 일행들과 합류...
그러자 바로 빨리 배우려면 상급자 올라가서 자빠지든 걸어서 내려오든 해야한다면서 사람 한적할때 상급자 코스에서 떠밀린 이후로 어찌어찌 요령이 붙어서 어서 재미가 붙기 시작하고 더 타보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황인데
오후 시간 종료...
야간에 나가려고 했으나 꼬리뼈쪽이 너무 아파서 다음날 오후까지 쉬다가...
결국 다음날 야간에 이대로 있기엔 너무 아까우니 다칠꺼면 그냥 크게 다쳐서 병원가지 뭐 라는 생각으로 나갔는데 다행히 안넘어지고 재밌게 쭉 탔는데...
이것만 타고 들어가서 쉬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쭉 타고 내려오는데...
왜 넘어진건지 모르겠는데 거의 다 와서 정말 넘어지기 전 상황은 기억이 하나도 안나고 정신차려보니
어? 하면서 눈앞이 까매지더니 뭔가 번쩍...그리고 뒤통수는 바닥에 빠악...
조금만 더 쌔게 부딪혔으면 정신줄 놨겠구나 싶을 정도로 자빠졌습니다.
아픈건 둘째치고 뒤에 오는 사람들한테 부딪히면 안되니까 라면서 상황을 파악하던 찰라에 근처에서 리프트 타고 올라가던 여자아이의 말이 들려왔습니다.
(다친거 아냐? 라는 듯한 말투로) " 아빠 저 사람 봐 "
그러자 이어서 들려오는 그 아이의 아버지의 말씀
(설득하는 말투로) " 저러니까 아빠가 헬멧이랑 다 쓰고 타라고 한거야 알았어? "
아...
그렇습니다.
저의 장렬한 자빠짐은 한 아이의 안전경각심 고취에 좋은 교육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나중에 같이 갔던 일행이 말해주길 자신들도 리프트에서 자빠지는걸 봤는데 위에서 봐도 머리 찧는게 보였다고...)
뭐 아무튼 다행히 다치진 않았고 자빠진거에 비해서는 완전 멀쩡한 상태라 양손으로 뒤통수만 좀 비벼대다가 마저 내려왔습니다...
(사람의 머리란게 생각보다 단단한가봅니다 -_-;)
근데 탈꺼 다 타고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까...
정작 초반에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했던 초급자 코스에서 10번 자빠지는 시간이나 강제로 끌려 올라가서 ' 디스 이스 스파르타 (발로 뻥) ' 당했던 중/상급자 코스에서 한번 거하게 자빠지는거랑 시간으로 따져봐도 비슷했는데 대체 왜 첫날에 거기서 계속 자빠지는걸 고집했을까 싶기도하고...
너무 안일하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갔구나 싶기도 하고...
여러모로 돌이켜보니 정말 재밌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아쉬웠던 이틀이었습니다.
다음에 갈 기회가 되면 안전장구랑 다 마련해서 이것저것 더 해보고 이리저리 더 자빠져봐야겠습니다 ㅋㅋ;
빠져 들게 되죠..
저는 보드 미친듯이 넘어지고 결국 GG치고
스키로 넘어왔는데 신세계... 오오
스키보단 보드라곤 하지만
스키도 상당히 재밋어요.
보드보단 그나마 안전하고 초보자가 접근하기도 쉬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