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20살이 되었습니다.]
조카 [되었습니다.]
나 [20살이 된 기념으로 뭔가 하고 싶습니다만.]
조카 [술은 어떤가요?]
나 [못 마십니다.]
조카 [담배는요?]
나 [안합니다.]
조카 [그럼 파칭코는 어때요?]
나 [파칭코 말입니까?]
조카 [도박은 안좋지만 좋은 경험이 될 거에요.]
나 [알았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3
조카 [어땠습니까?]
나 [잘 모르겠습니다.]
조카 [얼마 썼습니까?]
나 [5천엔 입니다.]
조카 [역시 도박은 안되네요.]
나 [그렇습니다.]
조카 [무슨 파칭코 했나요?]
나 [파칭코 종류가 너무 많아서 우선 에반게리온을 했습니다.]
조카 [에반게리온은 뭔가요?]
나 [애니메이션입니다.]
조카 [삼촌이 좋아하는 거네요.]
나 [아...일단...]
조카 [재미있나요?]
나 [적당히.]
조카 [보고 싶어요.]
나 [아이가 볼만한 게 아닙니다.]
조카 [그럼 대신 볼만한 비디오 빌려와주세요.]
나 [뭘 보고 싶지요?]
조카 [우우우움.]
나 [같이 갈래요?]
조카 [응!]
7
조카 [킷자니아 도쿄는 뭐지요?]
나 [인터넷으로 조사해볼까요.]
조카 [재미있는 곳 같네요.]
나 [그러네요.]
조카 [어디에 있나요?]
나 [전철로 1시간 거리에 있군요.]
조카 [...가보고 싶진 않나요?]
나 [특별히 그러고 싶은 생각은...]
조카 [........]
나 [...갈까요?]
조카 [응!!]
역주
9
말투는 너도 조카랑 똑같잖아. wwwwwwwwww
10
조카 [삼촌은 왜 결혼 안하는 거죠?]
나 [나는 아직 20살입니다.]
조카 [우리 아빠는 20살에 결혼했어요.]
나 [잘 들으세요. 결혼하려면 상대가 있어야 한답니다.]
조카 [삼촌한테는 상대가 없군요.]
나 [없는 게 아니라 안만든 겁니다.]
조카 [....]
나 [...예, 거짓말입니다.]
조카 [그래도 삼촌은 집안일 잘하니까 결혼 안해도 될 거라 생각해요.]
나 [그건 위로인가요?]
조카 [예.]
11
왠지 따끈 따끈한데.
12
조카의 나이는?
16
>>12
11살이야.
나 [왜 영화 보려고 내가 사는 곳까지 오는 거지요?]
조카 [아버지가 안 보여주니까 그렇습니다.]
나 [형은 학생 시절 부터 TV 싫어했답니다.]
조카 [TV를 안보면 학교에서 대화를 따라갈 수 없어요.]
나 [그건 곤란하겠네요.]
조카 [....]
나 [다음에 내가 형한테 그 얘기 해두겠습니다.]
조카 [진짜로?! 아빠한테 꼭 말해줘!!]
나 [슬슬 영화 시작하네요.]
조카 [예~]
23
조카 [삼촌이 만든 요리, 맛있어요.]
나 [감사합니다.]
조카 [엄마가 만든 것보다 맛있습니다.]
나 [그렇습니까?]
조카 [내가 싫어하는 야채가 없어서 더 좋습니다.]
나 [그 스프는 아스파라거스 수프인데요?]
조카 [...이거 전에 만들었던 완두콩 스프 아니에요?]
나 [아스파라거스입니다.]
조카 [절 속였군요.]
나 [하지만 맛있게 먹었지요?]
조카 [예.]
나 [그럼 괜찮지 않습니까.]
조카 [...]
나 [사과하는 대신 오늘 TV보면서 과자 먹어도 좋습니다.]
조카 [그런 조건이라면 용서해드릴께요.]
나 [엄마한테는 비밀이에요.]
25
엄청나게 따끈 따끈. wwwwwwwww
27
조카 [아빠랑 삼촌은 안닮았네요.]
나 [어떤 면에서?]
조카 [아버지는 성격이 급한 편인데, 삼촌이 화내는 건 못봤어요.]
나 [화낼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카 [가끔 삼촌이 아빠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합니다.]
나 [나같은 괴짜가 아빠라면 여러모로 고생할 거에요.]
조카 [난 삼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 [그렇습니다.]
조카 [삼촌은 오타쿠에 히키코모리 기질이 있지만 착실히 사니까요.]
나 [사람들은 그걸 괴짜라고 말합니다.]
조카 [그런가요...]
나 [이제 슬슬 집에 갈 시간이죠?]
조카 [예.]
나 [데려다 주겠습니다.]
30
조카 [삼촌은 친구 없나요?]
나 [부끄럽지만.]
조카 [외롭지 않아요?]
나 [익숙해졌습니다.]
조카 [....]
나 [...예, 거짓말입니다.]
조카 [어째서 친구 안만드는 거지요?]
나 [사람 사귀는 게 서투르기 때문입니다.]
조카 [그럼 연습합시다.]
32
조카 [이런 건 첫인상이 중요해요.]
나 [아...]
조카 [우선 자기 소개 부터, 취미는?]
나 [음...PC 사용하는 거?]
조카 [특기는?]
나 [음...점토 세공입니다.]
조카 [평소에는 뭘하며 보내나요?]
나 [아...음...PC입니다.]
조카 [....]
33
조카 [친구를 못사귀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
나 [그렇습니까.]
조카 [우선 음침한 점을 고칩시다.]
나 [아...]
조카 [취미는 좀 더 상쾌한 게 좋아요.]
나 [상쾌한 거라.]
조카 [뭔가 다른 취미 없나요?]
나 [없습니다.]
조카 [테니스 같은 건.]
나 [테니스는 해본 적도 없습니다.]
조카 [다른 스포츠는?]
나 [저는 몸치입니다.]
조카 [....]
나 [....]
조카 [무리하게 취미를 만들 필요는 없겠지요.]
나 [그러네요.]
38
왠지 재미있다. 계속 써줘.
42
눈팅 중인데, 이 스레 맘에 든다.
45
조카 [지금 읽는 거 뭔가요?]
나 [죠죠의 기묘한 모험입니다.]
조카 [재미있습니까?]
나 [예.]
조카 [한권 빌려 주세요.]
나 [예.]
조카 [....]
나 [....]
조카 [이거...]
나 [예?]
조카 [이 가면, 왜 피가 묻으면 침이 튀어나오죠?]
나 [그건...만화니까...]
조카 [피가 묻는 걸로 된다면, 물을 묻혀도 되지 않을까요?]
나 [....]
조카 [그리고 흡혈귀가 됐다고 불사신이 되는 것도 납득이 안되요.]
나 [아...그게...]
조카 [다음편은 어디있지요?]
나 [재미있었습니까?]
조카 [예.]
역주
46
이런 조카가 있으면 엄청 재미있을 거 같은데.
50
조카 [이건 뭔가요?]
나 [오키나와 명물, 하부 장난감입니다.]
조카 [어떻게 가지고 노는 거죠?]
나 [손가락을 여기에 넣는 겁니다.]
조카 [...손가락이 안 빠져요.]
나 [그건 매일 거짓말만 해서 그런 겁니다.]
조카 [....]
나 [예, 거짓말입니다.]
조카 [이거 어떻게 빼요?]
나 [여기를 이렇게 하는 겁니다.]
조카 [다음은 삼촌이.]
나 [응?! 아, 잠깐만! 아야!]
조카 [미안하지요?]
나 [아! 미안, 미안.]
조카 [좋아요.]
역주
53
나 [오늘은 뭘 먹고 싶은가요?]
조카 [뭐 만들 수 있는데요?]
나 [파스타가 가능합니다만.]
조카 [무슨 파스타요?]
나 [바지락이나 토마토입니다.]
조카 [바지락으로 해주세요.]
나 [조개 싫어했잖아요?]
조카 [저번에 삼촌이 만들어준 스프같은 거라면 먹을 수 있어요.]
나 [알겠습니다.]
56
조카 [삼촌은 왜 매일 츄리닝만 입는 거죠?]
나 [편하니까요.]
조카 [하지만 계속 고등학교 츄리닝만 입는 것도 이상해요.]
나 [중학교입니다. 나는 고등학교 안 갔으니까.]
조카 [어느쪽이나 같아요.]
나 [하지만 바깥에 나갈 일은 별로 없으니까 괜찮아요.]
조카 [그건 그러네요.]
나 [....]
조카 [....]
조카 [하지만 머리카락은 좀 다듬는 게 좋아요.]
나 [알겠습니다.]
57
어째서일까... 이렇게 따끈 따끈한 이야기인데도 나는 야한 망상이 자꾸 생각나!! 대체 왜 이러는 거지!!
59
>>57
우리들은 신사니까.
62
조카 [삼촌은 맨날 책만 읽고 있네요.]
나 [예.]
조카 [안 질려요?]
나 [안 질립니다.]
조카 [가끔은 바깥에 나가보는 게 어때요?]
나 [밖에 나가서 뭘 하란 겁니까?]
조카 [뭘하는 것보다 밖에 나가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어요.]
나 [그렇군요. 어디 가보고 싶은 곳이라도 있습니까?]
조카 [난쟈 타운.]
나 [매번 돈이 많이 들 것 같은 곳만 가고 싶어하는 군요.]
역주
65
내 머릿속에선 조카가 쓰르라미의 리카님 목소리로 말하고 있어!!
67
조카 [삼촌은 왜 술을 못마시는 거죠?]
나 [왜냐고 물어도...]
조카 [아빠랑 할아버지는 술 엄청 많이 마시는데.]
나 [하지만 꼭 마셔야 된다는 건 아니니까요.]
조카 [그러니까 삼촌은 아이 같은 거군요.]
나 [나는 아이같은가요?]
조카 [예.]
나 [몇살 정도로 보입니까?]
조카 [가끔 동급생이랑 말하는 것 같아요.]
나 [어째서일까요.]
조카 [아마 고등학교나 대학에 안가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나 [....]
조카 [미안해요. 울지 마세요.]
69
조카 [제 말이 지나쳤어요.]
조카 [삼촌은 분명 어른이니까.]
나 [왠지 더 슬퍼지네요.]
조카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요?]
나 [그냥 평소처럼 대해주세요.]
조카 [예.]
나 [....]
조카 [....]
조카 [...저기.]
나 [예.]
조카 [평소 어떻게 지냈는지 잘 모르겠어요.]
나 [하아...]
조카 [어쩌면 좋을까요.]
나 [우선 밥이라도 먹읍시다.]
조카 [....]
나 [밥먹는 사이 분명 이 일은 잊어버릴테니까요.]
조카 [그거 절 바보 취급하는 거지요?]
나 [예.]
70
재미있어. wwwwwwwww
71
은근히 재미있는데, 이거.
73
조카 [무슨 게임인가요?]
나 [사이렌입니다.]
조카 [뭐하는 게임이죠?]
나 [보고 있으면 압니다.]
조카 [....]
나 [....]
조카 [....]
나 [무섭나요?]
조카 [무섭지 않습니다.]
나 [그럼 오늘은 혼자 집에 갈 수 있겠네요.]
조카 [....]
나 [...데려다 줄께요.]
76
조카 [내일은 아버지랑 놀러갈 거에요.]
나 [드문 일이네요.]
조카 [그러니까 내일은 안옵니다.]
나 [알겠습니다.]
다음날
나 [흠, 한가하네.]
77
매일 방문한 거냐. www
80
조카 [여기에서 좀 떨어진 곳에 스케이트장이 있데요.]
나 [스케이트장이라.]
조카 [갑시다!!]
나 [스케이트 탈 줄 압니까?]
조카 [몸치인 삼촌과 달리 그 정도는 할 줄 알아요.]
나 [나도 그냥 타는 정도라면 할 줄 압니다.]
조카 [의외네요.]
조카 [손 놓지 마세요.] 조카 [먼저 가지 마세요.] 조카 [스케이트 신발이 벗겨지질 않아요.]
나 [이래서야 스케이트는 무리네요.]
86
나 [오늘은 형이 꽤 늦을 거 같다네요.]
조카 [그럼 오늘은 오랜만에 자고 갈 수 있겠네요.]
나 [집에 가서 갈아 입을 옷 가져올테니, 목욕 먼저 해두세요.]
조카 [예~]
나 [오늘은 마루에서 자야 겠네.]
87
아...나도 조카가 보고 싶다. 좀 컸으려나.
90
나 [최근 돈낭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오늘은 놀러 못갑니다.]
조카 [예.]
나 [그래서 오늘은 자택 영화제를 엽니다.]
조카 [그건 뭐지요?]
나 [보고 싶은 영화를 빌려다 교대로 보는 겁니다.]
조카 [좋아요.]
나 [그럼 비디오 가게에 갈까요.]
조카 [잠깐만요.]
나 [뭐지요?]
조카 [저번처럼 3연속 공포 영화 같은 건 안되요.]
나 [눈치챘군요.]
조카 [당연히.]
나 [그럼 하나로 끝내겠습니다.]
조카 [에에!]
93
나도 이런 조카가 있으면 좋을텐데. wwwwwwwwwww
98
조금 부럽다. 난 사촌도 없어 놔서...
98
나 [모레에는 일이 생겨서 잠시 나가야 됩니다.]
조카 [그럼 나는 어쩌라구요?]
니 [그걸 지금 형이랑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나 [집 지키기랑 나 따라오는 거, 어느 쪽이 좋습니까?]
조카 [따라가도 되나요?]
나 [사무적인 일이지만...그렇게 팍팍한 자리는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조카 [귀찮지 않을까요?]
나 [괜찮습니다.]
조카 [...역시 집 지키기 할께요.]
나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은데.]
조카 [아니, 역시 그런 곳에 따라가면 귀찮을 테니까요.]
나 [집 지키기하는 중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형한테 할 말이 없습니다. 그쪽이 더 귀찮아요.]
조카 [그렇다면 따라가겠습니다.]
나 [예.]
101
조카 [게임이 갖고 싶어요.]
나 [무슨 게임 말인가요.]
조카 [닌텐드 DS입니다]
나 [소프트가 아니라 본체말인가요?]
조카 [예.]
나 [무리입니다.]
조카 [어째서요.]
나 [비싸니까요. 거기다 오늘은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니잖아요?]
조카 [....]
나 [이것만은 어떻게 해도 별 수 없습니다.]
조카 [반 애들도 다 가지고 있어요.]
나 [안갖고 있는 애들도 있을 겁니다.] 조카 [거기다 생일 선물, 책 줬잖아요.]
나 [기뻐했던 건 같은데.]
조카 [하지만...이래서야 암만 기다려도 DS 받을 수 없으니까.]
나 [잘 들으세요. 세상에는 아무리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게 많습니다.]
조카 [삼촌도 그런가요?]
나 [예.]
조카 [예를 들어서?]
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뿐이네요. 친구라던가, 명석한 머리라던가.]
조카 [....]
나 [....]
조카 [그거 무슨 책에서 읽은 대사죠?]
나 [들켰네요.]
102
나 [세이브 데이터 지웠죠?]
조카 [안지웠습니다.]
나 [어제 봤어요, 내 메모리 카드에서 데이터 삭제하는 거.]
조카 [....]
나 [지웠죠?]
조카 [...예.]
나 [그럼 벌로써 오늘 쇼핑 당번을 명합니다.]
조카 [예.]
나 [뭡니까, 이거.]
조카 [닭날개에요.]
나 [그건 보면 압니다. 닭날개는 심부름 목록에 없을텐데요.]
조카 [싫어하는 음식 극복할 때도 됐잖아요.]
나 [...이거 한방 먹었네요.]
조카 [이거 안 먹으면 용서 안해요.]
나 [....]
107
조카 [삼촌은 남자답질 않아서 안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 [일단 부정하는 게 전제입니까.]
조카 [그러니까 남자다워지도록 노력합시다!]
나 [남자답게.]
조카 [그래요.]
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카 [음...우선 여자 같은 점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나 [아이 같다고 했으면서 이번엔 여자 같다라...]
조카 [그러니까 바꾸자구요. 우선 가슴을 펴보세요.]
나 [예.]
조카 [....]
나 [왠지 더 궁상맞아 보이는 느낌인데.]
조카 [으으으음...그럼 집안일 그만 두는 건?]
나 [그러면 당신 식사를 만드는 것도 그만둬야 하는데요?] 조카 [그럼 남자다워지는 거 관둬요.]
나 [그러지요.]
108
귀여워. wwwwwww
110
나 [올해 몇학년이죠?]
조카 [5학년입니다.]
나 [3학년 정도로 보이는데.]
조카 [키순서로 제일 앞줄 이에요.]
나 [나도 그랬습니다.]
조카 [키가 커지려면 어떻게 해야 되죠?]
나 [말도 안돼. 작은 쪽이 좋아요.]
조카 [어째서요?]
나 [어른이 되면 알 겁니다. 아마.]
조카 [그런가요.]
111
로리콘 wwwwwwwwwwwwwwwwwwwww
112
로리콘 wwwwwwwww
114
나 [내일은 친구가 옵니다.]
조카 [친구가 있었어요?!]
나 [실례되는 반응이네요.]
조카 [저번에 없다고 했잖아요.]
나 [한명 정도는 있어요.]
조카 [그래도 한명이네요.]
나 [아무튼 그러니까 내일은 안와도 됩니다.]
조카 [예.]
117
조카 [내일은 수업 참관일인데...]
나 [형이랑 형수님은 바빠서 못갈 거 같다고 했죠.]
조카 [그럼 누가 오는 거죠?]
나 [나 입니다. 일단 누군가는 가야 되니까요.]
조카 [츄리닝 차림은...]
나 [안되는 겁니까?]
조카 [당연하잖아요.]
나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양복 입고 가겠습니다.]
조카 [양복 가지고 있어요? 처음 듣는데.]
나 [나도 양복 정도는 입습니다.
조카 [전혀 안어울리네요.]
나 [그래요?]
조카 [절대 안어울려요.]
118
일기를 더듬어 가면서 생각해내고 있지만... 이제 슬슬 자고 싶어.
120
힘내라!!! 난 이미 바지를 벗고 대기중이란 말이다!!
124
그런데 너 일은 안해?
125
일은 하고 있어.
127
무슨 일인데?
132
어딘지 까발려 지는 건 싫으니까 상세하게 적을 순 없지만... 일단 맞춤 옷 가게를 하나 하고 있어.
138
조카 [가끔은 외식이라도 해요.]
나 [어디에서?]
조카 [패밀리 레스토랑은 어때요?]
나 [이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은 로열 호스트나 사이제리야밖에 없는데.]
조카 [싫어요?]
나 [싫은 건 아닌데, 패밀리 레스토랑은 좀 거북해요.]
조카 [분명 그렇게 말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그러면 묻지 말아요.]
조카 [가끔씩은 근사한 레스토랑같은 곳도 가보고 해야죠.]
나 [딱히 불편은 못 느끼니까.]
조카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외토리인거에요.]
나 [그거랑 이건 관계없는 거 같은데.]
조카 [관계있어요.]
나 [그려면 어디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볼까요.]
조카 [예.]
나 [헌데 근사한 레스토랑이란 건 어디 있는 걸까요.]
조카 [....도쿄?]
나 [지금은 도쿄에 갈만한 시간이 아니지요.]
조카 [그렇죠.]
나 [그럼 밥이나 먹을까요.]
조카 [예.]
139
조카 [삼촌은 맨날 양식만 만드네요.]
나 [보통 가정식을 만들어도 싫어하는 게 많아서 안 먹잖아요?]
조카 [가끔은 보통 가정식도 좋아요.]
나 [알겠습니다.]
조카 [맛이 수수하네요.]
나 [재료 맛을 살렸으니까요.]
조카 [전체적으로 갈색이에요.]
나 [기본 양념이 간장, 된장이니까.]
조카 [....]
나 [양식이 좋은 가요?]
조카 [예.]
나 [그럼 내일부터 다시 원래대로.]
143
조카 [그러고 보니.]
나 [예.]
조카 [삼촌은 피부가 굉장히 하얗네요.]
나 [기본적으로 바깥에 잘 나가질 않으니까요.]
조카 [내 피부가 더 까무잡잡하네요.]
나 [괜찮아요. 건강해보이니까.]
조카 [삼촌은 여자 마음을 몰라요.]
나 [하아.]
조카 [여자들은 하얀 걸 좋아해요.]
나 [난 적당히 까만 게 좋습니다.]
조카 [어째서요?]
나 [그건....노 코멘트로.]
146
조카 [삼촌은 외국에 나가본 적 있나요?]
나 [2번 정도 있습니다.]
조카 [어디에요?]
나 [대만과 싱가폴입니다.]
조카 [왠지 평범하네요.]
나 [그래요? 둘 다 좋은 곳이었습니다만.]
조카 [나는 이탈리아에 가보고 싶어요.]
나 [어째서?]
조카 [본고장의 파스타나 이탈리아 요리 먹고 싶으니까요.]
나 [먹는 거 외에 다른 목적은 없습니까?]
조카 [이탈리아에 다른 게 뭐 있나요?]
나 [가본 적은 없지만 오래된 도시나 성당이 있어요.]
조카 [그렇게 재미있을 거 같지 않은데...]
나 [그래요? 나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조카 [우, 할아버지 같애.]
나 [아이 취급, 여자 취급에 이젠 할아버지입니까.]
147
조카 [삼촌 첫사랑은 언제였어요?]
나 [초등학교 때입니다.]
조카 [고백했어요?]
나 [했을 거 같습니까?]
조카 [아니요.]
나 [고백받은 적도 없습니다.]
조카 [한심하네요. 그럼 초등학교때 별명은?]
나 [꼬맹이였습니다.]
조카 [지금은 큰데요.]
나 [그러네요.]
조카 [어떻게 그렇게 큰 거죠?]
나 [성장기가 늦게 왔거든요.]
조카 [나도 언제가는 커질까요?]
나 [나로써는 145정도로 멈추는 게 좋습니다만.]
조카 [어째서?]
나 [그쪽이 더 어울리고, 귀여우니까요.]
조카 [그런가요.]
나 [그렇습니다.]
149
나 [학교 생활은 즐거운가요?]
조카 [즐거워요.]
나 [공부는 어때요.]
조카 [별로...]
나 [형이 학원에 다니게 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하던데.]
조카 [어째서요?]
나 [일부러 우리 집에 맡길 필요도 없고, 일석이조라 생각하는 거겠죠.]
조카 [가고 싶지 않아요.]
나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나 [그럼 대신 여기에서 매일 1시간씩 공부하도록 합시다.]
조카 [단호히 거절합니다.]
나 [안 그러면 학원입니다.]
조카 [...별 수 없네요. 알았어요.]
151
아직 처음 몇줄밖에 안 읽었는데... 조카가 매우 귀엽습니다...
152
네 조카, 나한테 줘. wwwwwwwwwwwwwwwwwww
153
3년 뒤가 기대된다. wwwwwwwwwwwwwwwwwwwww
154
진짜 오랜만에 좋은 스레를 보는 거 같은데.
155
조카 [핸드폰 갖고 싶어요.]
나 [아직 일러요.]
조카 [안 그래요. 요즘은 애라도 핸드폰이 필요한 시대에요.]
나 [어디다 쓰려구요?]
조카 [친구랑 전화하거나, 메일 하거나.]
나 [전화라면 집전화 쓰면 되잖아요.]
조카 [그렇지만...]
나 [내가 들으면 안되는 이야기라도 하는 건가요?]
조카 [....]
나 [방법이 없네요. 내 핸드폰이라도 빌려주겠습니다.]
조카 [괜찮아요?]
나 [어차피 자주 안쓰는걸요.]
조카 [감사합니다.]
나 [....]
조카 [이상해요. 전파가 안잡히는데요.]
나 [당연히 그렇죠. 그거 계약 끊긴 폰이니까.]
조카 [저를 놀린 거네요?]
나 [예.]
156
이제 됐어!! 네 조카는 내가 데려간다!!
157
아아...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어...
158
조카 [죠죠랑 DIO는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 거죠?]
나 [허세입니다.]
조카 [허세로 하늘을 날 수 있는 건가요?]
나 [날 수 있습니다.]
조카 [삼촌은 허세를 못부리니까 하늘을 못나는 거네요.]
나 [그렇습니다.]
160
조카 [매일 생각하는 건데요.]
나 [예.]
조카 [삼촌은 언제 자요?]
나 [기분 내키면 잡니다.]
조카 [그러니까 이렇게 허약한 거군요.]
나 [아...]
조카 [그러니까 오늘은 나랑 같이 자요.]
나 [알았습니다.]
조카 [음음.]
나 [오늘 밤에 하는 영화가 호러영화라서 그런거죠?]
조카 [예.]
163
이거 진심으로 소설화도 가능할 거 같은데.
164
조카 [샤프펜 갖고 싶어요.]
나 [갖고 있잖아요.]
조카 [난 이렇게 로고 들어간 게 싫어요.]
나 [그럼 이거 줄께요.]
조카 [근사한 펜이네요.]
나 [받은 건데...제도용으로 쓰는 비싼 펜입니다.]
조카 [얼마인데요?]
나 [4, 5만 정도 할걸요.]
조카 [와아...이렇게 비싼 건 나한테 안어울려요.]
나 [그럼 내일 귀여운 펜 사러갈까요.]
조카 [예.]
168
조카 [삼촌은 언제나 무표정하네요.]
나 [그래요? 나름 감정 표현을 하고 있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조카 [웃는 건지, 화내는 건지, 슬픈 건지 잘 모르겠어요.]
나 [예에.]
조카 [웃어보세요.]
나 [....]
조카 [....]
조카 [그만 두는 게 좋겠네요.]
나 [그렇군요.]
171
이 이야기 굉장히 좋은데.
172
조카 [삼촌은 왜 맨날 목욕물을 뜨겁게 해놓는 거죠?]
나 [안되나요?]
조카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나 [하지만 미지근한 목욕물도 그렇잖아요.]
조카 [너무 뜨거우면 피부가 상해요.]
나 [그런가요.]
조카 [저건 목욕물이 아니라 사람을 삶으려는 거에요.]
나 [그렇게 심한가요.]
조카 [다음부턴 뜨겁게 하지 마세요.]
나 [그럼 나보다 먼저 들어가면 되잖아요.]
조카 [아빠가 말하길, 여자는 남자 다음 들어가는 거래요.]
나 [나는 그런 거 신경 안써요.]
조카 [그래요?]
나 [예.]
173
조카 [바퀴벌레 나왔어요.]
나 [그건...곤란하네요. 나는 바퀴벌레한테 접근하기도 싫습니다.]
조카 [신문지 주세요.]
나 [힘내세요.]
조카 [예.]
조카 [잡았습니다~]
나 [나한테 보이러 오지 마세요.]
180
오랜만에 즐거운 스레인데.
184
아...깜박 졸았어...
186
이제 그만할래, 난 자러 갈께.
187
수고했어!! 조카는 내가 데려갈 테지만.
193
만화화 결정!!!
201
이렇게 좋은 스레는 정말 오랜만이다. 다음에도 또 조카 이야기 쓰러 와줘. 기대하고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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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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