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뒤엎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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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스포) 곡성에 대한 견해 -퍼옴 (3) 2016/05/15 PM 11:41
'절대 현혹되지 마라'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곡성에 대한 호평과 혹평이 나뉘어지고, 호평하는 쪽에서는 혹평하는 쪽을 영알못이라고 비하하지만, 그건 사람의 취향차이니까요. 누가 옳고 그르고, 잘나고 못나고는 없을 겁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생략하고, 이야기에 들어가겠습니다.

곡성의 주제 혹은 메세지를 묻는다면, 저는 '믿음과 의심' 이 두 가지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곡성의 첫화면에 시작되는 누가복음에서부터, 극 중에서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의심하고, 혹은 믿습니다. 예컨데 일본인이 귀신이다, 여자를 믿지 마라 등등 말이죠.

곡성에서의 피해자들은 모두 일본인과 관련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일본인을 안다고 하여 모두 피해자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누가 피해자가 될까? 바로 일본인을 '귀신'이라고 정말 믿고 접근했던 사람들이 피해자가 됩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빨간 눈의 괴물'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일본인의 정체, 즉 악마이죠.

극 중에서 황정민은 '낚시'에 비유하여 말합니다. 미끼에 현혹되어 미끼를 물면, 바로 그 놈이 낚시질의 대상이 된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낚시는 황정민의 말마따나 특정 물고기를 노리는게 아닙니다. 그냥 던져놓을 뿐.

그리고 그 미끼에 현혹되어 정말 '먹이'로 믿는 물고기들이 낚이는 것이지요.

성당의 신부는 주인공 형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정말 일본인이 귀신이오? 여러 소문이 있지만, 다 소문일뿐 아니오? 당신이 직접 보았소?'

극에서 일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차피 내가 무엇을 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을'
'내 정체가 무엇이라고 밝힌들, 네가 이미 나를 악마라 단정짓고 왔는데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이미 니가 말하지 않았느냐, 내 정체가 악마라고'

그리고 천우희도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귀신이고 인간이고,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

이 작품을 크게 꿰뚫는 이야기는 바로 '믿음' 입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무엇으로 규정짓는다는 것은, 바로 그렇게 믿는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믿음을 받아버린 쪽에선, 자신의 본질은 상관없습니다. 그저 그렇게 행동하면 될 뿐. 악마로 믿는다면, 악마로서.


일본인은 미끼를 던졌을 뿐.

그것에 현혹되어 비참한 말로를 맞이한 곡성의 주민들은, 마치 낚시바늘에 달린 미끼를 자신 맘대로 '먹이'라고 믿어버리고, 그것에 현혹되어 물었던 것이지오. 그들의 믿음이, 그들을 파멸로 이끌어 간 것입니다.

일본인이 귀신이라고 믿었기에, 그렇기에 일본인은 악마로 변하였고, 황정민은 그 악마를 이용하여 굿을 통해 돈을 벌었겠지요.

어떻게 보면, 감독은 악마=신 이라는 상당히 도전적인 메세지를 던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처음 누가복음에 나오는 것은 '예수' 이고, 그런 예수를 의심한 것은 바로 사람들이니까요. 일본인 악마와 비슷하지 않나요?

혹은, 사람이 인지하기에 비로소 존재한다. 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것이 신이든, 악마이든.

결국, 마지막에 주인공(종구)가 선택했던 믿음, 즉 천우희가 귀신이고 자신을 파멸시키려 하고 있으며, 지금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그 믿음은 결국 그 믿음 그대로 종구의 가족을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이런 내용과는 별개로, 이 영화는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특히 연출이 그렇죠.

효진 방의 그림들은 무엇인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특히 그림등이 기괴하죠. 그 외에도 연출 등이 B급 호러인 듯하면서도, 부조화스러운 색감이나 표현 등이 더욱 사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아이'를 폭력행위의 주체로 등장시키고, 결국 근친살해까지 저지르는 그 모습은 '아이는 보호되어야 한다' 라는 금기를 깨부숨으로써, 더더욱 보는 이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공포영화처럼 깜짝 놀라는 장면도 없고, 고어영화처럼 잔인한 장면이 직접 묘사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악몽에 시달린다는 것은 이런 불편한 요소들 때문일 겁니다.


또한, 이 영화는 매우 복선이 잘 깔려있습니다.

중간중간 황정민이 범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굿판을 했던 곳의 사람들이 죽는다던가), 그리고 제일 처음 주인공(종구)가 사건현장에서 말라 비틀어진 꽃을 만지는 등, 복선이 잘 깔려있는 편이지요.

그리고 알게모르게 피해자들이 일본인과 접촉했다는 점, 공통점들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일본인이 처음 낚시를 하는 그 장면은, 사실상 이 영화의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지요.


다만, 영화 자체가 감독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해석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라는 느낌이 강하여 많은 분들이 더 불편했을 겁니다.
상업영화로서는 그다지 좋지 않지요. 명쾌하지도 않고, 직관적이지도 않으며, 심지어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영화 곡성. 믿음에 의해 현혹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출처* - DC 영화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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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노토라    친구신청

전 열어본 상자에서 일본탈같은거 나올때 진짜 깜짝 놀랐었는데 ㅋㅋ
종교적인 내용은 항상 거북해서 위에 내용에 더불어 참 불쾌한 영화였습니다.

김피자    친구신청

그장면에서 영화관에서 사람들 다놀래서 소리 다지름 ㅋㅋㅋ

모벨    친구신청

해석은 너희들이 해라인데 정작 감독 인터뷰에서 답을 거진 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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