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술한잔 해본적은 없네요
그래서 다른집에서 아버지랑 술한잔 같이하고 그런거 있으면 좀 부럽긴함
한편으로, 아버지가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이 70이 다되시면서 50살에 IMF명퇴하시고 줄곧 24시간 맞교대 경비일하시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독하고 힘든일이 얼마나 많을지 이제야 상상이 되는데..
경비일하시다가 젊은 주민하나한테 이유없이 폭행당한일들도 막생각나고요. 괴롭네요
아버지는 70년대 당시 서울 소재 4년재 중경외시중 하나를 좋은 성적에 졸업하셨었습니다. 하지만 문과출신이시고 중견기업에서 퇴직후 그일을 하실수밖에 없었구요
오늘 삶이 좀 고단해 포장마차에서 한잔하다 문득 든 생각입니다.
저는 술을 마실수는 있습니다. 그걸로 스트레스를 풀고요.
아버지는 술을 전혀 못하시는데, 남들 다하는 술한잔 하며 풀생각도 못하고 무슨낙으로 사셨을까..
IMF이후로 버는돈 얼마 안되셔서 본인은 밖에서 술은 커녕 국밥 하나 사드실생각도 못했던분입니다.
제생각에는, 본인이 돈을 안쓰려고 삶과 생활패턴을 그렇게 만든거같아요.
덕분에 술로이어지는 우리나라에서 인맥관계가 넓거나 좋지도 않으셨고요. 그것과 더불어 업무특성상, 친구도 많지 않으시고..
그렇다고 집에서도 가족들이 아버지에게 따듯하게 말한마디 건네고 다정다감한적 없었던거 같습니다...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 바빴고 새삼스럽게 좋은 소리 하지도 못하시며 그런걸 겉으로 표출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저와 동생은 방에 처박히기 바빴구요.. 저도 뭐 그렇게 다정하게 말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아버지가 첫직장다니며 받은 급여로 용돈 챙겨주던 고모들이나 삼촌은 어떻게 좋은시기에 편하게 선생들이 되서 잘살지만 아버지를 은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사람이고 스트레스와 고독은 이루말한정도로 많았을텐데.
아버지, 밖에서 술도 못하시고 담배까지 끊고 본인 쓸돈도없이 칠순까지 일만하며 무슨낙으로 사시었소.....
물론 저도 못마시지만... 그래도 속얘기를 좀 털어놓고 싶고 아버지도 그럴떄가 있으실텐데...
가끔은 술에 취해 정신을 놓거나 속마음을 그대로 털어놓을수 있다는게 부러울때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