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시카고에서 열린 게이 퍼레이드에 온 동성애 지지자 기독교인들이 교회가 동성애를 차별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트위터에서 퍼옴)
좀 길게 적고 싶은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동성을 색정의 대상으로 삼거나 사랑하는 마음은 세상에 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발현되있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마이피를 돌아다니다 어떤 분이 ‘동성애란 본능적인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고 언급해봅니다).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 문화에 대해서 얘기가 많이 나오던데, 그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 시기에 쓰인 문학 『일리아스』에서의 아킬레스와 파트로클로스의 관계나, 플라톤의 『향연 Symposium』에서 논의되는 것도 남녀의 사랑이 아니라 남자들의 동성애에 대한 찬미라고 볼 수 있죠(알키비아데스와 소크라테스의 관계). 그 당시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위나 비난적인 시각(이는 고대의 신화에서 여성의 존재는 부정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남성중심주의가 사회에 팽배했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과의 관계를 단순한 사랑으로 보기엔 어렵습니다(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예를 들어 폭력적인 강간이 판을 치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풍만의 남자와 결여의 여자가 성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순전히 남자의 성적 욕망의 충족을 위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공적인 공간을 이용하는 것은 남자 시민의 특권이었고, 여자가 부재한 공간에서 남자들이 부대끼고 그러다 보니 우정, 경쟁, 협력, 유대, 결속, 선후배 관계, 후원과 같은 감정이 성적 욕망으로 발전하는 점은 계급적이며 구조적인 성격을 띄게 되는 것입니다(Eve Sedgwick, 『Between Men: English Literature and Male Homosocial Disire』, 저는 『김종갑의 성과 인간에 관한 책』에서 인용했습니다).
결국 ‘동성애란 본능적으로 발현되는 것’만은 아니며, ‘사회적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 그러나 쟁점은 이것이 아니라, 현재의 동성애 문화의 인식이 대중적으로 변모를 꾀한다해도 절대 전염되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여기는 고대 그리스가 아니니까요. 여자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남자와 여자가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관계가 가능하며, 동성애 문화는 어디까지나 바닥에 있던 것을 보통의 수준으로 인식을 끌어오르는 것뿐이기 때문이니까요. 만약 동성애 기질이 전염되는 것이 질병처럼 가능하다면 진즉에 루리웹은 진짜 게이천국이 되어야 했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