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강박적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들을 하다보면 자주 생각하게 되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게이머인 내가 손을 잃게 된다면? 결과는 하나 같이 끔직한 이야기들이었다.
특히나 즐겨하는 fps 게임을 거의 할 수 없지 않을까?
어렸을 땐 3,4초에 30발 탄창을 손크로로 털었는데 노쇠와는 상관없이 영영 불가능해질 것은 당연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내게 닥친다면 나는 삶의 큰 의미를 하나 잃고말겠구나' 정도??
길을 걷다가 '아 손조심해야하는데'라는 생각도 종종하게 됐다.
그러다 어느 날은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팔이 없어서 발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큰 문제 같지 않게 느껴진 것이다.
'아냐 생각해보니 손은 큰 문제가 아니었어. 눈을 잃는다면 어찌 되겠어. 아예 앞을 볼 수 없는데!'
그 때부터는 예전보다 침침해지고 자주 피로해지는 눈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치 방송을 보다 역시 손이 없는건 큰 문제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인물을 만났다.
theREALhandi
양손이 없는 카스글옵 스트리머였는데 그냥 게임하는 것만 보면 전혀 몸이 불편한걸 느낄 수가 없었다.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스나이핑도 하고.. 계급도 꽤 높았고. 대신 캐릭이동을 wasd가 아닌 화살표로 했다.
그를 보면서 어쨌거나 혹시 내가 손을 잃더라도 어떡해서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은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눈을 잃는다면? 모르겠지만 뭐 누군가 옆에서 화면을 읽어주게 되지 않을까?
이야기가 많이 샜는데 인간과 불굴에 경의를!
멋진 연주를 들려준 러시아 친구에게도 행운이 함께 하길.
그분들도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울수 있다면 더 나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겠죠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나은것보다 부족한 걸 먼저 보기 마련이니까요
저도 그렇지만 모든분들이 만족한 삶을 가지기 위해선 그냥 지금 자신을 만족하는거지만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으니 문제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