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전태일 열사의 기일인 13일에 개봉했습니다
6년전의 이랜드 홈에버 측의 대량해고 사건을 다루고 있죠
응원하는 마음으로 감상했습니다
영화적인 측면과 전달력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그나마 영화를 잘 살려준 것 같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
당시 부당해고자 셨던 분의 인터뷰 내용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영화를 안 보고 싶어 했어요.
염정아씨(선희 역) 아들로 나오는 엑소(EXO) 멤버 경수(태영 역)때문에라도
보려고는 하는데 그다지 영화에 대한 흥미는 없는 것 같아요.
엄마가 영화에 엑스트라 출연을 한다고 했을 때도 별로 보고 싶지 않다고 그랬어요.
내용적인 면은 아직 학생이다 보니까 실감 못 하는 것 같아요.”
방금 심야시간대를 보고 왔는데 핸드폰을 계속 만지작 거리는 무리가 있었거든요 ;;
크레딧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니 아니나 다를까 그 무리들은 여학생이었습니다 ㅎ
이 이후 사업을 인수한 홈플러스도 숨 끊어지기 직전인 걸 보면 한국에서 유통업이 최저가로 승부를 보려는 건 한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량 소비시대에 유통업이 없이는 각 가정에 생필품 전달 자체가 안 되니 좋든싫든 필수사업인데 최저가로 승부를 하다 보니 사업에 유통업에서 가장 비용적인 부분이 큰 인건비를 깎기위해 후진적 노동관리행태를 보이고...
대기업 유통과 대안유통 양 쪽에서 일해 본 입장으로는 해결책이 하나밖에 없더군요.
최저가 정책을 포기하는 것.
실제로 유통업에 대해 비판적인 대안유통 쪽의 물품가는 기존 유통쪽에 비해 제법 높습니다.
운영쪽에 들어보니 그러지 않고는 사업이 성립하질 않는다는군요.
대안유통쪽의 직장내 관계나 업무량이 인간적인것도 사실이고...
근데 소비자 입장에선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내가 니네들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돈을 더 써야 하냐고.
그런 생각이 법적 기준과 도덕적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유통업의 출현 자체를 막고 있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마트의 노동환경이야 어쨌건 난 싼데서 물건을 산다. 내가 거기까지 신경써줘야할 이유가 뭐냐?
이러면 종업원과 납품업자들을 쥐어짜서 만들어놓은 저가격체제를 승인해주는 격인데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시민의식은 이런 도덕적 과실을 저지르는 사업자에 대한 불매운동같은거까진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 몇 명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집어들며 그 저가격체제에 대해 피해를 받고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줄까 싶네요. 최종적으로 그 피해자는 물건을 사는 사람 자신일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직도 이런식의 사업들이 지속될 수 있는 거지요.
송곳에 나왔던 것처럼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