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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단조로운 하루네요. (1) 2017/07/05 PM 10:35
단조로운 하루네요. 늦게 오니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돌아와서 차림 대충 정리하고 씻고 앉으니 지금이거든요.

......

전화왔었어요. 직장이에요. 이거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퇴근 후에 직장 사람의 업무 전화라니. 마치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 같아요. 그런 정상인게 아니라.. 어디든 사는 누구든 요즘 생활에 불평 불만을 얘기하라고 하면 나올만한 얘기잖아요? 저도 그런 얘기가 있네요? 신기해요. 저처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이런 평범한 사람의 얘기를 하네요. 진짜 웃기다. 저는 여기에 아무런 관심도 생각도 마음도 없는데. 원래 몇개월만 하다 그만 사라질 자리였는데. 진짜....바보같아.

오늘은 잘 일어나지 못했어요. 새벽에 깼다가 알람에 깼다가 다시 잠들어버렸어요. 뭐라고 트위터에서 얘기하다가 그대로 다시 눈이 감겼다가 떠보니 여섯시 사십분 정도였어요. 많이 늦은거에요. 부랴부랴 준비하고 길을 나섰어요. 그런다고 전혀 늦지는 않아요. 도착하니 여덟시 십분 정도였는걸요? 십오분 정도였나요? 모르겠어요. 어쨋든 늦을 일은 없지만. 그냥 늦었어요. 평소 시간보다 얘기에요.

가는길에 강이 있는데 그 강이 이제 정말 꽤 맑아졌어요. 비가 계속 오고 물이 흐르니 이제는 바닥이 보여요. 이제는 떨어지면 바닥을 볼 수 있어요. 정말 그 강이 왜 그 다리 아래에 있는걸까요? 그 다리는 왜 항상 제가 지나는 길이고요. 정말 그곳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몰라요. 거기를 지날때면 항상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요. 정말 떨어지면, 머리부터 떨어지면 바닥에 부딪쳐서

아니 이런 얘기는 관둬요. 해서 뭐하겠어요?

아침에 트위터로 모르는 사람들과 두어마디 나눴어요. 계속 관심을 주는 분이 있어요. 계속 계속 힘들다는 얘기만 반복하는 사람은 지치고 지겹지 않나요? 짜증나잖아요. 왜 그럴까요. 대체 왜. 무엇 때문에. 무슨 마음으로. 모르는 사람의 호의는 반갑고 무섭고 이상하네요. 인터넷이라 그래요. 인터넷이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 호의를 보일리가 없죠. 가볍고 별 생각 없이 가벼운 호의. 네. 그래도 그건 나쁘지 않아요. 상대방이 저에 대해 알면서도 보내는 호의라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니 달갑지많은 않네요.

오늘 직장은 나쁘지 않았어요. 직장이라니 정말 웃기다. 알바비 정도만 받지만 그래도 직장이에요? 정말 웃겨. 제 상황이 웃겨요. 오늘도 점심은 나가서 먹었어요. 외부에서 온 분과 같이 다니기 위해 계속 도시락을 못싸네요. 사람과의 친밀도를 올리는거지만 이게 의미 있는 행위인가요? 돈만 나가잖아요. 도시락 싸는게 차라리 더 편한데. 번거롭다. 귀찮아.

점심때는 나가서 밖에서 가만히 있었어요. 책을 두어페이지 읽고 울먹거리기도 하고 그러다 돌아갔어요. 돌아가고 싶어요. 왜 이렇게 된걸까요? 대체 왜요. 2에게 묻고 싶네요. 뻔한 답이나 하겠죠? 그건 내 행동의 결과라고. 그러면 쿠로가 뭘 할 수 있냐고 그런 얘기나 하겠죠. 2가 싫다. 아니 싫은건 아닌데 2가 싫어요. 싫은건 아니에요. 정말 그런건 아닌데.. 2가 콕콕 찌르는 말이 싫어요.

오늘도 늦게 끝났어요. 돈은 나오지 않아요. 8월에 여름 휴가가 있대요. 그거를 어디에 쓸지 생각해보라는데 잘 모르겠어요. 휴가라니.. 그런게 있긴 있나요? 저는 그냥 돈만 주면 되는데. 많이 주면 돼요. 제발 그래야 얼른 정리할 수 있어요. 모으고 모아서 전부 불태워버릴거에요. 돈은 그다지 의미 있지 않아요. 다 태워버릴거야. 아.. 정말로 태운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걱정 하지 말아요. 의미 없어보이는곳에 전부 써버릴거라는 얘기에요. 그러면 5가 싫어하겠죠? 아니 5 얘기가 왜 나왔지? 하기 전에 5에게 물어볼까? 뭐라고 할까. 다른 사람이 싫어할 만한 일 하지 말라고 하겠지. 그런데 어쩌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다고요.

머리를 부수고 싶어요. 머리채를 붙잡고 벽에 부딪치도록 밀쳐버리고 싶어요. 계속 드는 충동이에요. 머리채를 손으로 쥐어 잡고 벽에 세게 부딪쳐서 산산조각 내버리는거에요. 그러면 머리가 작은 큐브 조각들로 나뉘어져 부서지는거에요. 그러지는 않겠지만, 그러길 바라요.

돌아 오는길은 정말 너무 울적했어요. 너무 울적해서 횡단보도를 계속 놓쳤어요. 울먹이며 쿵쿵거리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네요. 정말 머리를 깨버리고 싶다. 아..그래요 이런 얘기 계속 하는 사람에게 호의를 주는 사람이 정말 말도 안되네요. 저도 싫은걸요? 저도 싫다고요. 끔찍하게 싫어. 제발 그만뒀으면 좋겠다. 소름이 돋는다 정말.

내일은 빨리 가야 된다. 평소에도 빨리가지만 그것보다는 더 빨리 가야 돼요. 저는 8시간을 계약했는데 더 많은 시간을 일해줘야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일해줄 수 있어요. 내일은 아침부터 해야 할 일도 있고요. 끔찍하네요. 매일 매일 이렇게 여기에 온갖 시간 다 써주네요. 다녀와서 하루 끝나고 계속 그거만 반복. 자해하고 싶다. 칼로 피부에 상처를 내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온갖것에서.

아침에 4와 얘기했는데 별로 얘기도 못하고 그저 의미 없는 문답의 반복. 자야지. 자야죠. 그만 자야죠. 이제 오늘도 끝났어요. 내일이 되기 전에 머리가 부서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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