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거라!"
어두컴컴한 옥사의 문이 열리며 옥리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관리들과 싸워 만신창이가 된 풍현은 자신이 벌인 일이 있어 낙담하고 있었는데 불현듯 옥리가 자신을 풀어주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옥리가 사지에 쇄(鎖)를 달고 있던 풍현을 풀어주며 말하길...
"진(振)대인께서 네놈을 찾으신다!"
"진대인?"
옥리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은 풍현을 보며 옥리가 재차 말했다.
"청렴하기로 자자한 진(振)대인께서 네놈을 구명한 것이니 가서 감사의 예(禮)를 표(標)하도록!"
옥에서 풀려난 풍현은 곧장 옥리가 말한 진대인의 집을 찾아갔다.
"어서오게! 나의 이름은 진경(振敬) 자는 성한(成漢) 이라고 하네..."
"대인의 구명에 감사드립니다. 허나 어찌하여 미천한 소인을 이리 귀이 여기시는 겁니까?"
"시장에서 그대의 장대한 기골과 무위가 예사롭지 않아 그대를 청하게 되었네... 어떤가? 이대로 가다가는 어디를 가든 그대는 관과 앙숙이 될 수 밖에 없음이야... 그러니 나의 곁에 기거하며 그 능력을 키워보지 않겠는가?"
진경의 말에 고민하던 풍현은 결국 진경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 이름이 현(賢)이라고 했던가? 나이는 어떻게 되는가?"
"네 진대인 올해로 열다섯이옵니다."
열다섯이라는 풍현의 말에 진경은 크게 놀라워 했다. 풍현의 신장은 이미 8척(160cm:당시 기준 1척 20cm)은 넘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놀랍구나... 그래 올해로 열다섯이라면 아직 자(字)는 없겠구나... 내 앞으로 그대를 수장(壽長) 이라 부르겠다."
자신을 거두어주고 자(字)까지 내려주자 풍현은 진경에게 무릎꿇고 절하며 크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희평 7년(서기 178년)이 되었다.
풍현은 진경의 휘하에 기거하며 그에게 글과 상재를 배우게 되었다.
진경은 신력과 무예 외에도 글과 상재에도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풍현을 내심 자신의 딸 '진완(振婉)'과 짝 지워 주려 했다.
진경의 딸 진완도 남자다운 풍현을 그리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하동군 해현에 새로운 현리가 발령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