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많은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주세요...
이야기의 완성도는 글쎄이지만... 어떻게든 볼만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리들리 스콧 감독입니다.
설정 자체가 탄탄(뭐 구멍도 있긴 하지만...)하다보니 그런 것 같네요... 리들리스콧 감독은 극중 상징(상징이라 쓰고 떡밥이라 읽는다...)을 활용한 연출이 매우 뛰어난 감독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프로메테우스 시리즈는 에일리언 트릴로즈 4편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퀼 시리즈입니다. 제노모프(극중 에일리언을 자칭하는 명칭)가 처음 등장한 첫 작품에서 같이 등장해 많은 의문점을 남긴 엔지니어를 주축으로 만든 이야기이죠...
프로메테우스를 보셨다면 이 작품이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피터 웨이랜드는 데이빗을 만들어 스스로 창조주 즉 신이 되었다고 생각하죠... 이는 피터 웨이랜드의 첫 바이럴영상에서 나타나죠...
그리고 커버넌트의 오프닝에서도 스스로 이런 점을 강조합니다만... 데이빗은 결국 당신은 죽게되어 있고 자신은 영원히 산다 는 말로 받아치죠...
그리고 이 말을 들은 피터는 영생을 위해 트롤짓을 하다 좋은 여행(?)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보다보니 참... 데이빗은 태어날때부터 트롤짓을 하기 시작했네요...(장하다 김데이빗... 어서 인류를 멸망 시켜 버리렴...)
어쨋든 프로메테우스 로부터 10년후(맞나?...) 인류는 외우주 정착을 위해 개척선 커버넌트호를 띄워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진 오리에가 6 라는 행성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이 개척선에는 우주선을 관리하는 2세대 데이빗인 월터가 동승하고 있죠...
이 월터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모든 것이 데이빗 보다 뛰어나지만... 데이빗보다 좀더 로봇3원칙에 충실하게 제약을 두게 됩니다. 이는 후에 만나게 될 데이빗과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전 이 두 안드로이드를 보니 전작에서 프로메테우스에서의 우주복을 입은 엔지니어와 몰살당한 일반인 엔지니어를 보는 듯 하더군요... 물론 데이빗은 검은액체를 만들어낸 우주복 엔지니어고 월터는 일반인 엔지니어로요... 왜 이야기를 하느냐면... 개인적으로 유추하길... 우주복의 엔지니어와 일반인 엔지니어는 왠지 서로 대척점에 있는 존재일 거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개봉후 이점에 대해서 해외 커뮤니티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주복의 엔지니어는 강경파... 오프닝에 나온 매끈한 엔지니어는 온건파란 이야기가 있었죠... 왠지 이 후 시리즈에선 이 이야기를 다룰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데이빗은 이 행성의 엔지니어들을 몰살하고 혼자 10년을 덕질을 하며 지내고 있었죠...
데이빗은 월터를 보며 그와 자신을 동일시 하며 끌어들이려 하지만... 실패하죠... 이때 무수한 상징들이 나타납니다. 월터와 데이빗의 대화를 통해 월터는 데이빗에게 말해주죠... 감정을 가져 인간화되었으며... 인간처럼 실수를 하게 되었다고... 데이빗이 인용한 오지만디아스의 문구를 데이빗은 바이런의 시라고 생각하지만.. 진짜는 퍼시 셜리의 작품이었던 것을 보며 말이죠... '인간 처럼 되었다' 라는 말을 들은 데이빗은 격분합니다... 데이빗은 피터 웨이랜드등의 인간을 통해 창조주인 인간에 대해 많은 실망을 한 상태였던지라 인간을 한껏 낮춰보고 있던 터에 월터의 그 이야기는 데이빗의 역린을 건드린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입니다.
데이빗은 월터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중 쇼에대해서는 인간중 유일하게 자신에게 연민 해준 존재로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죠.
개봉하기전엔 많은 논란이 있었던 바이럴영상이었었던지라 이로인해 데이빗이 엔지니어를 몰살하게된 원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니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데이빗은 커버넌트 승무원들에게 엔지니어들이 실수로 죽었다 했지만 후에 밝히기로 스스로 몰살시킨 것이죠... 엔지니어들을 몰살 시키며 인용했던 오지만디아스의 문구가 상징으로 작용하였습니다.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의 왕. 나의 업적을 보라, 너희 강대하다는 자들아, 그리고 절망하라!"
자기 창조주를 창조했던 강대하다는 자들을 데이빗 자기 자신이 몰살 시키며 스스로 그들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여기서부터 저의 망상회로가 가동됩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데이빗은 쇼에게 그들의 행성이 낙원이라고 속이며 쇼박사를 엔지니어들의 행성으로 인도하였습니다. 이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면 자신은 또 다시 자신의 창조주인 인간들에게 속박당하는 삶을 살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 했던 것이었던 것이죠... 쇼박사는 학자로서의 호기심으로 엔지니어들의 행성을 향했고... 어찌되었든 데이빗이 있어야 엔지니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우주선을 조종 가능한 이가 데이빗 밖에 없었으므로 데이빗을 수리해주게 되죠... 그리고 독실한 믿음을 가졌던 쇼박사로 하여금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인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입장을 생각하며 데이빗에게 연민을 느낀듯 합니다. 심증으론 데이빗이 자기 소중한 이를 파멸시킨 이이긴 하지만 말이죠...
이곳에서 또한 설정 오류가... 바로 안드로이드를 만들면 수없이 많이 회자되었던 어째서 로봇3원칙을 데이빗에게 프로그래밍하지 않았을까? 이겠죠... 하지만 이는 피터 웨이랜드가 자신을 위해 행한 일이라 생각하니 어느정도 납득이 됩니다. 어쨋든 데이빗에게 피터 웨이랜드의 존재 자체가 로봇3원칙이었을테니까요... 결국 웨이랜드의 죽음으로 데이빗은 창조주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겠죠...
엔지니어들의 행성을 향한 오랜 여정을 견디기 위해 쇼 박사는 데이빗이 쇼박사를 그들의 행성에 도착하면 깨워준다고 약속하고 냉동수면에 들어가죠...
데이빗은 또다시 혼자남아 고뇌의 시간을 가집니다. 쇼박사의 연민에 매료되어 쇼박사를 사랑하게 된 자신에 대해서... 이미 창조주인 인간을 열등하다 생각하게 된 데이빗 입장에선 이 감정을 용납 할 수 없었을 것 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엔지니어들의 우주선에 대해 알게 되고... 이 우주선에 비치되어있는 수많은 검은액체를 보면서 흑화를 하게 되었겠죠...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의 왕. 나의 업적을 보라, 너희 강대하다는 자들아, 그리고 절망하라!"
그와함께 행성의 엔지니어들은 몰살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시간 고뇌하며 세워두었던 계획을 실행시키죠... 검은액체를 이용하여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기로... 그리고 사랑하게 된 쇼박사를 이 위대한 실험을 위해 회생시키기로... 그리하여 자신이 이 새롭고 완벽한 궁극의 생명체의 아버지로... 쇼 박사를 이 생명체의 어머니로 만들 계획을 말이죠... 그렇게 페이스허거가 탄생하게 되었고 프로토모프 가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겠죠...
개인적으로... 영화내내 극중 스토리는 바로 위의 스토리를 연상 시키기 위한 단순한 장치이지 않았나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위의 숨겨진 이야기를 유추해내도록 만들기 위해 개연성 쌈싸먹은 극중 인물들의 트롤짓들이라니...
대체 왜 미지의 행성에서 바이러스 감염이나 공기중 독극물의 위험을 무시하는지 알길이 없네요... 개척이 되지 않은 미지의 행성에선 기본적으로 방호복을 입고 모든 검증이 끝난 후에야 공기중에 노출을 하는 거라는 건 세살먹은 어린애도 알텐데 말이죠... 아무튼 이런 트롤링은 프로메테우스에서도 그랬고... 이번 작 커버넌트에서도 더욱 업그레이드 된 트롤링을 선사하며 작중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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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리뷰는 제 개인적인 망상회로를 가동하여 얻은 결론이기 때문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의도와는 틀릴 수 있다는 점 알아두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리고 사소하지만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유추해낸 것들...
1. 월터와 데이빗의 대화를 보아 월터는 데이빗을 알고 있고 그가 어떤식으로 프로그램 되어 있는지 알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뭐 자기 이전 모델이었으니 당연히 알았겠고 그와 관련된 데이터가 분명 있었을 겁니다...
2. 에일리언1 에서의 제노모프와 커버넌트에서 데이빗이 만들어낸 프로토모프는 같은 원천에서 탄생한 다른 존재이다.
이는 공식적으로 커버넌트 시점에서 정확히 40년후의 이야기가 에일리언1의 이야기로... 에일리언1에서 발견한 알들이 몇만년(맞나? 몇천년이었나...)은 되었다고 작중에 나옵니다.
이를 보며 저의 망상회로가 또 가동되어... 검은액체의 진화 로드맵 상위에 어떻게든 제노모프와 비슷한 형태의 진화형태가 있었고.. 이미 강경파 엔지니어들은 그 진화 로드맵의 디자인에 충실한 제노모프를 이미 만들어 내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네요...(어디까지나 제 망상입니다...)
그래서 또 저의 망상이... 후속작에선 데이빗의 프로토모프와 엔지니어의 제노모프의 포켓몬 대결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