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夏曰, 賢賢易色, 事父母能竭氣力, 事君能致其身,
자하왈, 현현역색, 사부모능갈기력, 사군능치기신,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여붕우교, 언이유신, 수왈미학, 오필위지학의.
자하가 말하였다.
"현인을 현인으로 대우함을 마치 여색을 좋아하는 것처럼 하고,
부모를 섬김에 있어 그 기력을 다하며,
임금을 섬기되 그 몸을 바치고,
벗을 사귐에 말한 것을 지킨다.
이와 같은 사람이 '아직 저는 배우지 못했습니다' 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나는 그 사람을 제대로 배운 사람이라고 반드시 말할 것이다."
자하의 성은 복(卜)씨이고, 이름은 상(商)이다. 위(衛)나라 사람으로 공자보다 44세 연하인데, 공자의 제자 중 글재주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2장의 유약을 공자의 대타로 세우려 했던 사람도 이 사람인데, 감정이 격해지는 일이 많았던 사람인지, 자식을 잃었을 때, 너무 울어서 시력을 잃었다는 말이(흠좀무) 전해진다.
이 학이편은 어떻게 보면 학문에 뜻을 둔 사람이 가져야 할 생활태도에 대한 편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한 설명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학문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됨이 지식을 담을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몇줄의 글이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賢賢易色(현현역색)에 대한 해석이 학자들 사이에서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易자를 '같다'는 뜻으로 보는 쪽과 '바꾼다'는 뜻으로 보는 쪽으로 나뉘어 있다. '바꾼다'로 본다면 '현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여색을 생각하는 마음과 바꾼다' 정도로 볼 수 있을 테지만, 나는 따르지 않기로 한다.
어질고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기를 마치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듯 한다 - 알기 쉽고 멋진 표현이다. 여자를 좋아하는 것만큼 스승을 사랑하는 남자가 있던가?
그 뒤의 말들, 효도, 충성, 신의... 앞의 장에서도 강조되었던 것들이다. 고금을 통하여 사람이라면 지켜야하는 덕목이라 할 것이다. 얼핏, 삼강오륜의 원형이 비쳐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 같은 속인들은 사실 알면서도 지키기 힘든데,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지켜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구태여 주절주절 경전 글귀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그 학문의 요체, 즉 인간으로서 해야 할 바를 다하고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