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주의 잉여잉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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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1-2주 전에 인터넷 안될때 심심해서 메모장에 싸질렀던 글 (0) 2016/01/30 AM 12:42
누군가 그의 모습을 보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잃어버린 물건이라도 있나?" "일행과 떨어져버렸나요?" "화장실이 급하신 건가요?"
당황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그를 보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를 급하게 만드는 건 그들의 생각과는 조금 다를 것이다.

진광 일레트로닉스 기업의 이사인 철광이는 휴가를 내자마자 한국을 떴다. 지금까지의 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던지라 낭만적으로 보내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컸지만, 자신이 어릴 적부터 갈고 닦아온 영어 실력을 외국인들 앞에서 자랑 해보고 싶다는 유치한 생각(...)도 그를 해외여행으로 이끄는데 한 몫 했다.

"I arrive at the Federal Republic, Mother fucking friends!"

공항을 나서자마자 자신의 훌륭한 영어실력(?)으로 힘차게 외치며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이 나라는 영어를 쓰는 나라가 아니었다.

철광이의 여행지는 태평양 한복판 커다란 섬나라 연방공화국. 아쉽게도 이 나라의 공용어는 영어가 아니었던 것이다. 대충 '외국인 많은 동네니까 영어 쓰겠지'하고 사전조사 없이 떠난 게 잘못이었다. 이 나라 양반들은 대체 뭐라 씨불이는 것인가. 그러던 찰나...

"Where are you from?"
"Ah, I from Korea..."
"아, 그 쪽도 한국에서 오셨습니까?"

아아... 드디어 말이 통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녀는 갈 길 잃은 양에게 내려온 천사... 아니, 여신인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기쁨에 감격에 찬 눈엔 눈물이 흘러 넘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는 최정인입니다. 저보다 먼저 돌아가시는 것 같은데, 그때까지 제가 이곳저곳 안내해드릴까요?"
"여유 꽤 있으신가봅니다."
"혼자 놀러다니다보니 꽤나 심심하거든요. 참, 머무를 데 아직 못 잡았으면 한동안 같이 지내는 게 어때요?"

이 무슨 소리인가? 안내 해주는 걸로 모자라 머루를 곳도 마련해준다니. 게다가 이런 미인과 함께 라니, 이런 수랏상을 직접 먹는 것도 아니고 금수저로 떠서 먹여주는데 안받아먹으면 남자, 아니, 인간으로서의 예의가 부족한 것이리라. 철광이는 정인이를 따라 도심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 그래, 공화국을 위해 계속 수고하도록."

전화를 끊은 나시 차림의 그는 소파에 몸을 던지듯 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전화가 많아 일에 조금 지친 상태였다.

"전룡 대위, 지친건가?"
"아, 아닙니다. 소좌님."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지친듯해 보이는 전룡에게 들려온 중후한 목소리. 최정철 소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 정보원. 강인한 분위기의 얼굴과 훈련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몸에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들어가 있는 티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은 꽤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물론 입고 싶어서 입은 건 아니라 해도.

"최정인 소위가 임철광 진광 일레트로닉스 이사와 접촉했음을 보고했습니다.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그에게서 정보를 뽑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이사정도면 뭔가 쓸 만한 정보가 나오겠지."
"꽤나 중요한 정보가 나올 겁니다."

진광 일레트로닉스. 대한민국의 재벌 기업들 중 하나. 차량과 조선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을 보이며 신흥 재벌기업으로 도약한 회사. 자동차와 배로 유명하지만 군용차량과 함선을 제작해 국군에 납품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회사의 이사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빼내 상부에 보고한다면 승진은 물론, 자신의 큰 형도 동생 덕분에(이 부분이 중요) 당 내에서 주목받아 출세를 하게 될 것이리라.

"그럼 계속 진행하면서 상황을 보고해주게나."
"알겠습니다... 참, 소좌님. 생각난 김에 말씀드립니다."
"뭐지?"

주방으로 향하던 최정철 소좌에게 전룡 대위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슬슬 남조선 간나들에게 쌀 뜯어먹을 때 되지 않았습니까?"



내폴더에 짤들 정리하러 들어갔다가 눈에 띄어서 싸지르는데...
흠... 재미없어. 전에 꾼 꿈 각색해서 쓰는게 더 재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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