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을 보통 냉면의 파생 음식 정도로 생각하는게 대부분인데 내 견해로는 밀면과 냉면은 국수와 칼국수 정도로 굉장히 차이가 큰 음식이라 생각함
냉면은 보통 담백한 국물과 심하게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데 담백함이 지나쳐서 밍밍한 국물맛이라 이걸 대체 왜 먹냐고 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의외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음
보통 소고기가 잠시 샤워한 물에 동치미 국물을 쓰까서 만드는 모양인데 정통 냉면집을 직접 가본곳은 열곳도 안되서 명확히 판단은 못하지만 대충 내 경험상으론 그러함
맛이 굉장히 미적지근한 느낌이라 내 입에는 맞지않았음
부산 밀면은 국물이 완전히 다름
거의 모든 집에 돼지육수나 소육수에 감칠맛을 위한 닭발육수를 쓰까서 만드는데 포인트로 약재가 들어감
약재가 특유의 향을 만들어주고 고기의 잡내를 잡아주는데 이게 밀면의 큰 특징이라고 봄
유명한 집은 대부분 국물을 직접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가보면 맛이 조금씩 다 다름
직접 우린 살얼음낀 육수에 매콤한 맛을 위한 빨간양념다대기에 밀가루로 만들어진 면이 나옴
그냥 글로 설명만 봐도 냉면과 굉장히 다른 음식인 것을 알수있음
나는 보통 밀면집을 가면 나온 그대로 다대기랑 섞지않고 투명한 국물맛을 마셔봄
기본 국물을 마셔보면 이집이 잘하는지 아닌지 그냥 답이 딱 나옴
다대기 양념장으로 아무리 커버를 해도 기본 국물이 퀄리티가 낮으면 맛이 음슴
그 후 열심히 쳐묵쳐묵을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로 가장 중요한 점은 절대절대로 겨자와 식초를 치지않는다는 것임
간이 약한 냉면은 겨자와 식초가 필요하겠지만 밀면은 기본적으로 간이 잘되어있고 국물이 진한 편이라 겨자와 식초가 들어가는 순간 조리사가 의도한 국물맛이 싸그리 죽고 그냥 겨자맛과 식초맛만 남음-_-;;;;
부산 밀면 먹어봤자 거기서 거기란 말은 아마 겨자와 식초를 뿌려먹어서 나온 경험이라고 생각함
겨자 식초 매니아가 아닌 이상 밀면은 그냥 나온 그대로 먹어도 충분하니 최소한 반은 그대로 먹고 겨자 식초를 쳐서 바뀐맛을 즐기도록 권함
겨자 식초치면 사실 어느집가도 맛이 다 비슷해져버림 ㅠ
그리고 비빔밀면을 먹을때 냉육수를 달라고 하면 물밀면에 들어가는 국물을 따로 줌
안주면 뭐... 다음엔 안가야지-_-;
비빔을 적당히 먹고 육수을 부어서 물비빔으로 먹는것도 별미임
아예 물비빔이라고 이런 식으로 따로 개발해서 내놓는 집도 있음
부산이 좀 못사는 동네라 그런가 밀면은 냉면보다 저렴해서 칼국수와 함께 서민음식의 대표라고 할수있음
원래 부산에서 유명한 밀면집을 꼽으라면 대충 서너개를 꼽았는데
항상 첫째로는 가야밀면을 꼽았음
할매가 식당신고도 안하고 대충 자기 집에서 장사하다 노상에 테이블 몇개 더 갖다놓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었는데 공무원이 무허가 식당인거 알고도 맛난다고 눈감아주고 먹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부산 밀면계의 전설적인 집임
후에 할매는 옆에 큰집을 사다 크게 판을 키우고 가야밀면의 유명세가 시작됨
안타깝게도 이 집은 지금은 이미 최소 두번은 팔렸고 전성기 폼에 비하면 반도 안나오는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밀면집이 되었음
하지만 잘 모르는 외지인들이 소문듣고와서 장사는 잘됨
진짜진짜 여긴 비추함
그리고 옆동네에 개금밀면이 유명했는데
이 집도 시장구석에서 가정집을 개조해 시작했는데
국물맛이 특이하게 양념치킨 느낌이 살짝나는 그런 집이었음
10여년전쯤엔 괜찮았는데 점점 폼이 떨어지더니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셀프서비스로 바뀜
1년전에 가봤는데 실망 그 자체라 다시는 안감
폼 다죽고 아예 맛도 없어짐
셀프도 이해안가는데 가격은 더 오름ㅋㅋㅋㅋㅋㅋ
서면 영광도서 뒤쪽 춘하추동이 그 다음이었는데
앞 둘이 폭망해서 이젠 이 집이 원톱이라 생각함
이 집의 특징은 한약재 향이 굉장히 강하지만 밸런스가 적당하게 잘 잡혀있음
다만 사람이 미어터져서 음식 퀄리티가 기복이 좀 있는데다 일하는 사람들이 진짜 불친절함
내가 어지간해서는 식당가서 친절은 신경안쓰는 편인데 이 집은 거슬릴 정도
이 집은 해운대 해수욕장에 직영점도 있는데 가본 결과 서면점과 큰 차이가 없었던거 같음
이외 국제밀면도 유명한데 이 집은 특이하게 진주냉면스타일의 해물맛이 살짝 들어간것이 특징이라 호불호가 좀 갈림
그리고 남포동 할매밀면도 유명한데
이 집은 대체 왜 유명한건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평타도 못치는 노맛임
국물도 별로고 면발은 힘도 없고 안망하는게 신기할 정도
사실 밀면집은 너무나 많고 내가 미처못가본 숨은 내공의 맛집들도 많은 편이라 단정을 할수가 없음
저 위 집들은 유명한 집들이고 숨은 맛집도 몇개는 아는데 이 집들은 호불호가 좀 갈려서 소개하긴 애매함
한가지 확실한건 간이 센편이고 시원한 국물로 여름은 물론이고 뭔가 좀 답답하거나 스트레스 받을때, 해장할때도 찾게 되는 음식임
아 밀면 먹고 싶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