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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대우 조선 간부의 현실 고백 (4) 2016/03/29 PM 08:02
다음은 대우조선해양 어느 간부가 보내온 이메일을 간추린 것임. 이메일에는 훨씬 더 리얼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지만, 너무 구체적이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사항들이라 여기에는 옮기지 않았음. 이 간부의 위치와 입장에서 실제 상황을 잘 모르거나, 잘 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음. 그러나 어쨌든 회사를 생각하는 이런 간부들이 현장직원들과 그리고 경영진이 한마음으로 뭉쳐 세계적인 대우조선해양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며 이 글을 여기에 싣는 것임.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거의 모든 조선소들이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 무섭고 엄연한 현실임.
해당기업과 그 임직원들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과 사회와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천주욱 사장님, 저는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하는 김성수(가명)라고 합니다. 매주 사장님께서 블로그에 올리는 기업경영 공기업경영 국가경영 등 경영에 관한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한 관점을 배울 수 있어 고마운 마음입니다.

대우조선해양에 재직하면서 본 우리 회사 경영방식은 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언론에서는 노조가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합니다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경영진의 도덕성과 능력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저희 옥포조선소 노동조합 옆 벽면에는 '노동자가 회사의 주인이 되는 세상'이라는 초대형 대자보가 걸려 있습니다. 회사 주인은 주주이기 때문에 이 대자보는 잘 못 된 것입니다. '노동자 권리가 보호받는 세상'이라는 구호가 더 적절할 것입니다. 매일 아침 그 앞을 지날 때면 노조가 한심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한심하고 답답해 보이는 것은 회사 경영진들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우리 회사의 엄청난 부실규모에 대한 실망보다, 위기극복을 위해서 경영진들이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볼수록 더 크게 실망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투입되는 국민세금이 정말 가치 있게 쓰여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언론을 통해서 드러난 작년 저희 회사 부실규모는 주주 채권단 임직원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5조 6천억원의 손실, 4조 2천억원의 채권단 지원 그리고 분식회계 의혹 등의 배경에는 알려진 것 이상의 방만한 경영, 부도덕한 경영진, 무능력한 관리감독을 한 산업은행 관리체계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언론에도 알려졌지만, 탄식이 나오는 부실사례들이 참 많습니다.

A프로젝트 손실 5,000억원, F프로젝트 손실 3,600억원과 수주단계에서 브로커에게 주었다는 소문이 있는 브로커비용 1,500억원, 더 이상의 부실을 숨길 수 없게 만든 S프로젝트 손실 최소 1조원, 그리고 현재 건조 중인 I프로젝트는 이미 7,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그 정도로 해결되면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현재 공사 중인 M프로젝트는 최소 5,000억원 최대 1조원의 손실 우려도 예상된다고 하며, 또 다른 M사 프로젝트도 최소 3,000억원의 부실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실보다 더 큰 문제는 엄청난 부실사태를 만들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다른 회사였다면, 이런 사태를 만든 임원들은 수년 전 벌써 교체되었을 텐데, 놀랍게도 저희 임원들은 끄떡없습니다. 언론에는 책임자들을 내보냈다고 하지만, 이미 일선에서 물러난 고문들, 자회사 사장들 및 극히 일부 임원들만 퇴사했을 뿐, 이런 부실을 만든 임원들은 거의 그대로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을 회계감사했던 안진회계법인의 이사와 상무는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이후 해고됐습니다. 그러나 저희 회사 임원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교체하면 분식회계를 인정하는 모양이어서 유지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으로 회사는 5.6조원의 적자를 냈으며, 4조원 규모의 귀중한 국민세금이 투입되는데, 부실을 만든 임원들은 고작 '퇴사'라는 책임조차 지지 않는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임원이 책임지고 수주한 공사가 5,000억이 적자 나고, 본인이 공사를 담당한 공사가 수천억 적자가 나도 보직만 변경될 뿐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그들은 임원입니다.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업무지시를 합니다.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이 경영관리단에서 지적하는 방안에 의존해서 개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최근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부실에 책임이 큰 작년에 퇴사한 극소수의 임원들이 하나 둘씩 복귀를 하고 있습니다. 경영실적을 왜곡한 것으로 의심받는 임원들이 다시 복귀하는 모습을 보니 사회에 대한 책임감은 어디 있는지, 경영진 집단의 이권 이외에는 다른 가치는 없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임원의 책임경영이 실종되니 일반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책임의식도 성립되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는 결국 회사 전체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방만한 관리로 낭비되는 자재비용, 능력과는 관계없이 청탁으로 입사한 직원들, 출장 중 회사경비를 함부로 쓰는 직원들, 이런 심각한 부실상태에서 경비절감을 강조하면서도 퇴직한 직원들을 계약직으로 불러들여 고액연봉을 안겨주며 해외파견을 내보내는 사례들.(해외에 가서도 일을 안 하는 분들이니 더 기가 찹니다.)

반면에 작년에는 희망퇴직으로 300명 이상의 부장들을 내보냈는데, 이 분들 중 상당수는 회사를 위해 헌신하고 때로는 초인적으로 앙골라 같은 오지에서 사생활을 포기하며 너무나 고되고 어려운 일들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들 강제로 쫓겨났습니다.

저는 경영진의 회사 경영의 목적이 무엇인지, 경영철학은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다만, 부실이 표면화된 후 채권단의 원칙을 벗어난 과도한 요구로 2015년 하반기 무분규서약을 요구했고 노조는 동의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노동개혁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경제활성화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노조의 노동쟁위가 회사에 주는 악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영진들의 이런 행태와는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부가 이렇게 낭비되고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현실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수만명 직원들이 피땀흘려 만든 경쟁력이 소수 경영진들의 판단으로 녹아내리는 현실이 몹시 답답합니다.


천주욱 사장님, 저희 대우조선해양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는 저희 한 회사에서만 국한되지 않은 것 같아 더욱 암담합니다. 최근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두산그룹 한진그룹 같은 회사를 보면 오너경영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한국기업 경영의 수준이 이 정도가 아닌가 하며, 이런 경영으로 이 정도까지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저 한 사람이 잘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우리 기업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한국기업의 경영 수준은 과연 이건희 회장께서 4류라고 평가했던 '정치'보다 낫기는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운영되는 그룹사는 극소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경제가 도약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패러다임, 사회의 가치체계, 사회가 지향하는 목적, 방향 등이 모두 재정립 되어야 할텐데 정부의 해법을 보면 문제의 본질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께서 우리 기업과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블로그에 올리는 여러 글에 감명 받아 이렇게 이메일을 드립니다. 부담 없이 읽어 주시고 언젠가 사장님 글에 조금이나마 반영되어 독자로서 읽어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월이라 아직 날씨가 춥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 드립니다.



요약
노조가 띨띨한건 사실이지만 조선업 위기의 진짜 이유는 부실 경영 때문 노조는 무분규 서약까지하고 순순히 따르고 있음
지난 세월동안 임원진과 이사진에 온통 정권의 낙하산이 꽂히고 저가수주와 관리,감사부실로 나락으로 떨어진 경영능력을 과시했는데 처벌도 없음
프로젝트 관리 부실로 적자가 조단위가 났는데 어떻게 대가리를 굴리면 이게 일선에서 일하는 노조책임이 될수있음?
엔진은 죽도록 굴러가는데 핸들을 가드레일로 쳐박고 있는데 어떻게 사고가 엔진책임으로 뒤집어씌울수있음?

결론
박그네 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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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처럼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윗대가리들 다 때려죽이지 않는 이상은 안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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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본 프로젝트선 2군데 다 일하면서 느낀건
대우는 적자보는거 무지 좋아하는갑다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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