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우드[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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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짜투리소설 - 면접 - (1) 2011/08/09 AM 02:15
면접 보러 들어온 남자는 그녀의 입장에서는 이른바 꽝이었다.
깔끔하지만 유행이 지나 촌스런 감이 있는 슈트 차림이며 살이 붙은 얼굴에 뿔테 안경은 패션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엇보다 최악은 나름 단정하게 커트 했지만, 쓸데없는 파마까지 더해서 어정쩡하기만 한 헤어스타일. 생각같아서는 고개를 내젓고 싶을 정도였다.
외모가 이렇다면 스펙이라도 좋아야 할 텐데 그마저도 아니었다.
이름조차 모를 지방 전문대 졸업에 특이 경력이라든지 관련 직장 업무 경력 따위는 없었다. 하물며 그 흔한 자격증조차 하나도 없는 것이며 토익 점수까지 없는 것은 준비라고는 전혀 안 한 모양이다.

‘전문적인 건 물어봤자겠군.’

대답을 제대로 못 해 우물쭈물하는 걸 보는 건 생각보다 짜증나는 일이다. 이런 사람이 면접 보러 안 오는 게 최고지만, 그렇다고 아무 말 없이 쫓아낼수도 없는 노릇.
잠시 생각한 그녀는 속으로 비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항영씨.”

“네.”

“애인은 있나요?”

분명히 없을 것이다. 있다면 골 빈년일 테야. 같은 상상을 음미하며 남자의 대답을 기다린 그녀는 이 상황을 살짝 즐길 기분이 들었다.

“없습니다.”

“나이가 서른이 넘는데도 없다는 건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요?”

“애인이 없는 만큼 애인에게 투자할 시간까지 회사를 위해 쓰겠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따분한 대답. 그녀는 속으로 투덜 거리며 재차 물었다.

“애인이 생긴다면요?”

“애인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을 하겠지요.”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승진을 하겠지요.”

“승진을 한 다음에는요?”

“결혼을 하겠지요.”

“결혼을 한 다음에는요?”

“아이가 태어나겠지요.”

“그 다음도 있나요?”

슬슬 재미없다고 생각이 든 그녀는 끝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물었고, 남자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나직이 입을 열었다.

“지금 그 자리와 같은 곳에 제가 앉아 있겠죠.”

조금 의외라는 생각에 그녀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물었다.

“앉아서 뭘 하죠?”

“저와 같은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겠죠.”

“뭐라고 할 건가요?”

“당신은 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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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신은 불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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