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우드[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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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무명씨의 스쿨라이프(가제) (1) 2010/06/16 PM 03:15


눈을 뜨고 바라본 천장은 익숙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형광등이었을텐데, 움푹 파여진 구멍 속에 조명장치가 있다? 그것보다는 누워있는 것부터가 푹신한 침대다. 딱딱한 바닥에 요 한 장 펴고 자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 매트릭스의 감각은 좀 더 자고 싶을 정도다.

“하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제법 방이 크다. 이상해. 어디 납치라도 당했다기엔 대우가 너무 좋은걸? 침대 바로 옆의 슬리퍼를 신고 거울 쪽으로 가봤다.

“……넌 누구냐”

거울 속에 있는 이 남자 누구에요?

귀티가 나네요. 뭣보다 키가 180이 넘는 위너입니다?

“이게 나라고?”

물어봤자 대답은 없지만 알 수 있었다. 이게 나라는 것을. 다만 어제의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이런 경우 빙의라고 해야 하는 것이던가?”

이상하게도 적응이 빠르다.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그냥 이대로 잘 살자’ 라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낙천적인 모양이다.

그래, 낙천적인 사고. 그것은 정말 훌륭하고 좋은 것이지. 잘 가라 180이 안되던 과거의 루저인 나. 키스는커녕 여자의 손목도 잡지 못했던 솔로부대원이여! 이제 탈영하는 거다. 커플 제국에 귀화해 주겠어! 청춘, 로맨스라는 것을 즐겨주겠다!



……라고 들떴는데.



[XX 남자 고등학교]

이 현판 뭡니까? 뭐냐고 이 더러운 현실이! 잘 나가다가 여기서 운명의 신이 딴지를 거는 것이냐고오오오!

“제길 절망했다. 절망 할 수밖에! 절망이라고!”

그렇게 좌절을 하는데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아, 너로군? 오늘 온다는 전학생이.”

눈을 들어 보니 콧수염이 멋진 선생님이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샌가 교실에 와있었다. 뭐랄까 지금까지의 느낌이 게임으로 치자면 프롤로그 진행중? 그런 느낌이 들었다.

“……잘 부탁합니다.”

대충 형식적인 인사를 끝내고 지정받은 자리에 가 앉았다.

“안녕. 난 준이라고 해. 잘 부탁해.”

바로 오른편에 있으니 짝이라고 해야 할까? 근데 말이지……이 자식 남자 주제에 왜 얼굴에 홍조를 띄우는 건데! 거기다가 왜 남자 주제에 귀여운 얼굴이냐고? 그리고 왜 내가 한 순간 두근거리는 건데?

설마? 설마? 설마? 설마? 설마?

이 세계가 BL게임이고 그 세계의 주인공이라는 건가?

그런 것 싫어!

절대로 싫다!

그 어떤 플래그도!

이벤트도 전심전력으로 거부를 외친다. 이것이 운명이라면 그 운명을 부정해주겠어. 이 따위 역겨운 세계에 녹아드는 ‘무명씨’ 라는 전개 따위 될까 보 냣!

……근데, 한 순간이지만 남자 놈에게 두근거렸다는 점에서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그래, 공부. 공부를 하자. 그리고 여자를 찾아보는 거다. 설마, 이 큰 학교에 여자 한 명 없을까? 어떻게든 여자를 찾아서 정상적인 운명으로 바꾸겠어!

……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이 빌어먹을 학교는 양호선생을 비롯한 교직원 전부! only! すべて!가 남자, Man, 男입니다. 어떻게 안 거냐고?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 뒤져봤거든?

“하아.”

죽어버릴까?

아니, 잠깐. 그래 낙관적,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거야. 꿈은 이뤄지는 것, 전학을 가자. 그러면 아무 문제없는 거야!

“안 되는데?”

“에? 어째서 안 되는데요?”

“오늘 전학 온 녀석이 바로 전학 가겠다는 게 말이 되냐? 아직 전 학교의 행정 처리도 덜 끝났어.”

선생님 말에 일단 낙담하면서도 수긍을

“뭣 보다 너는 공부를 더 잘하겠다고 ‘일부러’ 남녀공학인 전 학교에서 우리 학교로 온 거니까 후회도 없을 것 아니냐?”

아니요!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뭣보다 그런 기억 따위 없다고요! 있다면 지금 당장 혀 깨물고 죽어버릴 겁니다. 자진해서 지옥에 몸을 던지는 그딴 미친 짓을 내가 했다는 말입니까아아앗!

힘없이 교실로 돌아가던 중 계단에서 발이 삐끗했다. 아니, 멀쩡하게 잘 걷다가 갑자기 왜 삐끗거리는 건데? 바닥에 엉망진창으로 깨질거라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어?

아프지 않다?

뭔가 조금 딱딱하기는 하지만 바닥에 비해서는 푹신한 감촉이 느껴졌다. 눈을 뜨고는

-굳어버렸다!

“야, 괜찮냐?”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간단하게 말해 안겨 있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계단 위쪽에서 균형을 잃고 바닥에 곤두박질치려는 찰나, 누군가가 밑쪽에서 튀어나와 자기 몸으로 나를 받아낸 것이다.

“아, 고마워.”

좀 얼떨떨하지만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내게 녀석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근데 너 언제까지 안겨 있을 거냐?”

“에?”

그러고 보니 나 안겨 있었지? 그런데 뭐지? 남자의 품속인데도 아늑하고 따뜻해. 계속 안기고 싶은 기분

……가 아니라 이거 플래그냐? 플래그냐고! 이 자식아 내 얼굴을 보더니 넌 또 왜 얼굴이 붉어지는데! 아악, 미치겠네 정말

운명이라는 건 시련을 처음부터 팍팍 던져주는 법인가보다. 매점에서 녀석에게 음료수를 쏘는 걸로 간단하게 답례를 했는데

“이 자식. 주장에게 꼬리치지 말란 말이야.”

“주장이 잘해준다고 기고만장 하지 말라고.”

“주장은 우리 축구부의 보물. 탐내지 마!”

그러니까 그런 적 없다니까! 팬인지 신도인지 축구부 놈들이 작은 소리로 저런 협박을 해댔다. 여차하면 ‘밤길 조심해’라며 배때지에 칼이라도 박을 기세였다.

하아, 피곤하다. 벌써부터 이러면 곤란하다고. 바라지도 않은 플래그가 세워진 것도 모자라 이대로라면 데드 엔딩 루트까지 되는 거란 말이야.

“난 이만 가봐야겠어.”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픈 기분에 급하게 출입구로 향했다.

“어이, 조심…….”

조심하라는 말이 귓가에 스쳤지만, 항상 그런 말은 일이 벌어진 후에나 들리는 법이다. 뭔가를 들고 매점으로 들어오던 녀석과 그대로 부딪히고 말았다. 보아하니 유도부인 것 같았는데, 손에 음료수 같은 걸 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제길 엎지르고 말았군. 야, 미안하다.”

덩치도 덩치지만 인상도 험악한 놈이 사과를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녀석은 나와 자신의 옷이 얼마만큼 더러워졌는지 꼼꼼하게 확인을 하곤

“어?”

내 손을 잡았다.

“유도부에서 샤워라도 해라. 체육복은 내가 빌려주지.”

왠지, 어째서인지, 아마도 불길하면서도 음습한 기분이 들었다. 이것도 플래그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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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고 야밤에 테러(?) 용으로 끄적였던 글
뭐, 안 적은 뒷 부분은 저 샤워하러 가서 당연히 '비누'가 나오고
여차저차 또 다른 남학생+교생에다

전설의 나무까지(..)

넣을 생각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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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 아딜    친구신청

헐ㅋ 일본소설 삘 나네영ㅋ 근데 BL이 주요 주제라니..

얼른 야설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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