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궁핍한지라 월세 벌이 삼아서 주말 야간에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만 둘 예정이었고요.
으쨌거나 지난 주 토요일에 아침 일찍 점장이 왔기에 중간 정산 금액을 직접 건네줬습니다.
총 3개를 줘야 하는데 한 개는 금액이 좀 많았는데 만원 짜리가 모자라서 다음 타임 사람이 만원 짜리 더 만들어서
넣는 걸로 얘길 했고 나머지 두 개를 직접 건네줬습니다.
어차피 최종적으로 점장이 그 돈 은행에 쑤셔넣으니까 그 행동이 문제 있는 것도 아니기에 저도 금방 잊어먹었습니다.
근데 오늘 전화가 오더니 그 두 개만큼의 돈(약 26만원)이 모자르다고 하더구먼유.
내가 그 때 중간 정산 금액을 어찌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금고에 넣었던가, 아니었덩가- 긴가민가였고 점장이
말하는 걸 들어보니 아무래도 내가 가져갔다고 확정을 짓는 것 같아 기분이 거지같아서 공부하다가 집어치고
바로 편의점으로 가서 CCTV를 확인했습니다.
CCTV에서 확실히 제가 중간 정산 금액을 넣은 봉투를 점장에게 건네주는 것이 찍혔는데 자긴 안 받았다네요.
자기가 기억이 안 난다고 안 받았다고 우기다가 나중엔 '금액이 20만원이 넘어가는데 CCTV 상에선 왜 그리 얇은가?'
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더니 자긴 하나 밖에 안 받았다고 하는 둥 횡설수설 시작...
하나만 받은 것에 대해서는 2개 분량의 돈이 비기 때문에 오류 검증이 되었고 봉투가 얇아 뵈는 건 CCTV 화질이
구리기에 확실하게 확인이 안 되기에 뭐라 말하기 뭐하고...
그나마 좀 의심스럽게 보이는 장면이라면 제가 평소에 임시로 정산 금액을 보관하는 곳에 배송 기사 분이 주신
음료수를 하나 넣어뒀었는데 그 때 점장에겐 안 주고 나만 줬기에 점장이 삐질까봐 음료수를 CCTV에 잘 안 찍히게
바지 주머니에 슬쩍 넣고 금고 바로 앞에 있는 제 가방에 쑤셔넣는 장면인데 처음엔 제 설명에 수긍하는 듯 하더니
경찰이 오니까 바로 태도 바꿔서 '이거 봐요, 이거!' ...이러고 있음--;
영상만 봐선 은색의 뚜껑과 빛에 반사되서 빛나고 있기에 돈 봉투랑 헷갈릴 일은 별로 없긴 허지만...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음 기냥 들고 갈 걸, 쓸데없이 점장 배려하느라 의심의 소지가 하나 생겨버렸네유.
으쨌건 경찰 불러서 그 자리에서 결판 내려고 했는데 점장이 '난 안 받았다' or '한 개만 받았다' 라고 계속 주장하니
대책이 나질 않아서 점장 부인이 와서 대충 자리 수습을 해서 일단 집에 돌아오긴 했습니다.
철없던 초딩 시절에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잘못을 몇 번 저지르긴 했지만 그 부분은 반성과 변상까지 다 했고
그 뒤론 진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쓸데없는데 얽혀서 고생하고 있네요.
도둑놈 의심 받는게 얼마나 억울한지 온 몸으로 체감을 했습니다요.
아오, 진짜 26만원으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내가 그런 미친 짓을 하겠냐...-_-;
지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건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하고..
진짜 기분 좆같아지죠. 어차피 그만둘거 개같은 꼴 보여주세요.
돈 건내줬을 때 확인을 잘 했어야지 그것도 안하고서 뭔 개지랄인지..
제가 다 짜증나네요. 비슷한 경우가 있었던 적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