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자기 회사에 소개팅할 여성 분이 계신데 만나볼 생각이 없냐고 해서 그 분을 지난 토요일에 만났습니다.
처음 카페에서 이야기할 때는 서로 이야기가 끊어지곤 해서, 아닌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제가 제 취미로 보드게임 하는걸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저녁 시간도 애매한데, 근처에 보드카페 가지 않겠냐고 먼저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사실 보드게이머가 보드카페를 마다할리가 있겠습니까만은...
그래서 명동에 있는 모나코 보드카페에 갔습니다. 2인 자리가 한 군데 남아있어서 얼른 앉았죠.
옆자리 커플 분들이 루미큐브를 하고 계시기에, 보드게임 카달로그를 읽으면서 저건 어떻겠냐고 여성분께 물어봤더니 고등학교 때 해본 적 있다고 그러시기에 얼른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적극적인 '간신히 져주기' 능력을 발동했습니다. 사실 루미큐브를 잘하는 편은 아닙니디만...
2번 정도 플레이하니 다른 게임이 어떻겠냐고 그래서, 이번에는 모든 보드게임 유저들의 입문작으로 추천하는 스플렌더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스플렌더는 적당히 귀족타일 안 가져갈만한 보석만 슬쩍 슬쩍 주워오다보면 질 수 있기 때문에 루미큐브보다는 좀 더 지기 쉬운 기분이 듭니다. 서로 보석 카드가 오픈되어있다보니 어떤 것을 가져가겠구나... 파악이 되니까요.
몰타르의 문이 스플렌더의 카드 버전이라는데 더 재밌다고도 합니다.
제가 10점 정도 내면서 먼저 15점 채우게끔 하니 모르더군요. 아니, 속아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끝나고 저녁 먹으면서 일부러 져준거 아니냐고 묻길래, 그럴리가 있냐고 손사래쳤네요 ㅎㅎ
오랜만에 영업용 패배를 하니 즐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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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보드게임 커뮤니티에 적었던 내용이고,
이후 그저께(월요일)에 약속 잡아서 또 만났습니다.
이번엔 잠실 롯데월드몰 이었는데, 카페에서 음료 테이크아웃해서 주토피아 보고, 점심 먹고 석촌 호수에 벚꽃 핀 거 걸으면서 구경하고 같이 사진 찍고 헤어졌네요.
확실히 썸이라도 타니까 마음이 좀 너그러워집니다. 웃는 일도 많아지고요.
이번에는 잘 되어야 할텐데.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