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편돌이 하면서 여러 손님들을 봐왔는데, 가게 개업할 무렵부터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이주에 한 번꼴로 꾸준히 오시는 70대의 근처 수산물 도매상 사장님이 계신다.
이분이 올해 초부터인가 자꾸 자기가 죽으면 가게를 물려 받아 계속 영업해줄 사람이 없다시면서 내게 자기 밑에서 일 배워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처음에는 그날 술도 거나하게 되셨고 해서 그냥 우스개 소린줄 알았는데, 최근 한 두어달 동안은 오실 때마다 자기 밑에 와서 일 하라면서 자꾸 쿡쿡 찔러 대신다.
조금 전에도 오셔서 가게에 있는 우유란 우유는 다 싹쓸이 해가시면서 "내 밑에서 일 좀 하지..." 이러시는데, 대체 이 비루한 몸뚱이의 어딜 보고 그렇게 마음에 들어하신건지 모르겠다.
"벌이도 꽤 된다고 들어서 저도 하고는 싶은데,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라서 힘 쓰는 일은 못 합니더. 저한테 좋은 인상을 가지신 거 같은데, 괜히 사람 썼다가 제가 싫어질꺼라예"
라고 말씀 드렸더니,
"내 인자부터 매일 올끼다잉."
이 말이 매일 와서 나를 꼬시겠다는 소리인가... 싶었다.
한 번 와서 팔아주면 정말 거하게 쓰시고 가는 손님이라서 우량 고객 놓치기는 싫고, 한 번 도전해 볼까 싶기도 하지만, 정말로 힘쓰는 일은 못 하는지라 눈앞이 깜깜하다능.
이분 헤드헌팅 하신다는데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