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정보 게시판에서 R4의 20주년 기념 음반이 나온다길래 생각이 나서 유튜브에서 오랜만에 오프닝 영상을 찾아보는데, 갑자기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게 "이게 벌써 20년 전이구나..." 하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 게임이 발매되었을 무렵엔 한창 만화 그리겠다면서 모 작가님 작업실에서 거의 숙식을 해결하다시피 하며 만화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플스를 가져와서 쉬는 시간마다 작업실 식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하면서 1년 조금 넘는 시간을 보냈었다.
본인은 애당초 스포츠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고 레이싱 게임은 나와도 차에 관심 자체가 없어서 아무리 재미있다는 주변의 평가에도 관심도 안 가졌는데, MSX2시절에 플레이했던 로드파이터 이후로 정말 푹 빠져서 했던 레이싱 게임이 바로 이 R4였더랬다.
단순히 오프닝의 나가세 레이코가 예뻐서였는지, 아니면 음악이 좋아서였는지, 그저 게임 자체가 재미있어서 그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는데, 만화에 한창 미쳐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몇 안 되는 게임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 꽤 다양한 게임을 즐겼던 것 같은데도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이 게임 이외에는 생각나는 게 스파EX2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왜 90년은 옛날같은데 99년은 엊그제같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