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살아오면서 본 영화 중 최고로 꼽는 영화가 뭔가요?
저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유작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늘 꼽곤한답니다.
이 영화를 알게 된게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때 쯔음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비디오를 빌려오셔서 가게에서 보시던걸 곁눈질로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러고난 뒤 이 영화를 처음으로 완전하게 본건 열여덟~열아홉살 때 무렵이었을 거예요.
그무렵 이 영화를 볼려고 마음 먹었던 이유가, 극중 뚱보네 가게 창고에서 데보라가 무용연습을 하던 모습을 훔쳐보던 누들스와 아편을 빨고 있던 누들스, 그리고 이웃집 소녀 페기와 거사를 치뤄보기 위해 어린 펫시가 있는 돈 탈탈 털어 크림 케익을 사왔다가 페기를 기다리던 중에 그만 그 케익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던 장면이 오랜동안 기억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열아홉살 때는, 단골 비디오 가게 이모를 설득해 비디오 테입을 복사해놓고 몇번이고 돌려봤더랬죠. 그땐 정품 비디오 테입을 산다고 하는 인식조차 없었던 때라서 그저 복사해놓은 비디오를 늘어져서 더 이상 재생이 안 될 때까지 보곤했더랬습니다.
그리고 DVD가 보급되고 일명 무삭제버전이라는 게 나왔을 때는 내심 쾌재를 불렀습니다. DVD를 구입하고 또 다시 여러번... 생각날 때마다 보곤했죠.
[수록곡 중 하나인 Cockeye's song.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하면 이 음악을 떠올릴 분이 가장 많으시겠죠?]
그러던 어느날, 이 무삭제버전으로 나온 DVD 조차 완전판이 아니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 완전판을 어떻게 해야 볼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봤으나 어쩔 수 없는게 완전판은 외국에서도 작년이 되어서야 복원되었다고 하니 어찌 구해볼 도리가 없었던거죠.
그러다가 작년에 드디어 삭제된 필름 원본을 복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완전판이 다시 DVD랑 블루레이로 출시되었다는걸 얼마전에야 알게되었죠.
그리고 다시 완전판 블루레이를 구입해 감상해봤습니다. 삭제되었던 부분을 복원한 영화의 총 상영시간은 251분. 무려 4시간 11분 짜리... 밤을 새워가면서 봐야했네요.
보통 극장상영분과 2차 판권물로 출시될 때 종종 나오곤 하는 무작제판을 보게될 경우 그 영화가 어지간히 인상깊게 봤던 게 아니라면 저의 경우는 어느 부분의 뭐가 달라졌는지 잘 구분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극장 상영버전과 무삭제판을 동시에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죠).
[제가 정말 좋아하는 Deborah's Theme입니다]
이번에 출시된 완전판의 경우 삭제된 부분의 손실이 꽤 심했는지 복원된 부분과 엄청나게 해상도가 좋아진 기존 영상과의 괴리가 심해 한눈에 봐도 알아볼 수 있어 좀 편하긴 했습니다.
몇몇 부분에선 추가된 장면덕분에 그동안 이해가 가지 않던 장면이 이해가 가기도 했고, 여러모로 좋아하던 영화의 또 다른 면을 알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기존 DVD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가영상이 꽤 볼만한 타이틀입니다. 극중 누들스의 연인인 이브 역을 맡았던 달란 플루겔의 외모도 블루레이판에선 훨씬 예뻐 보였고, 어린 제니퍼 코넬리의 미모는 여전히 제 가슴을 뛰게 해주었습니다.
이 영화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갱스터 영화 중 하나인『좋은 친구들』도 이번에 25주년 기념판이 블루레이로 출시되었던데 다음번엔 고녀석도 구해서 한번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