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1장 -두 사람의 제멋대로인 주부
◇ 대립하는 두명의 세이코(聖子)
~ 스무살의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는 하나의 부조화적인 인격이다.
① 구속받고 싶어 - 결론은 스스로 낸다
저는 남자에 대해 예전부터 확실한 이상(理想)이 있는데, 어쨌든 남자답고, 저를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그리고 저는 그 사람에게 응석 부리고, 믿고, 무엇이든 의지하고 보호받으면서 살고 싶은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준다면, 저를 독점하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른 남자와 대화를 나눈다거나, 사이 좋게 지낸다거나 하면, 화를 내는 것을 잘 알 수 있어요.
저는 그것이 너무 기뻐요. 그야 독점욕이고, 애정이 강하다는 거겠죠?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구속받고 싶어요.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저는 결혼을 할 때는 일을 관둘거예요... (중략)
인터뷰하는 도중에
「세이코쨩은 어떤 성격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언제나
「당차고 지기 싫어하는데...」
라는 식으로 대답하고 있어요. (중략)
사실 저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예요.
일이든 뭐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굽히지 않아요. (중략)
쿠루메(久留米)에 살고있던 시절부터 저는 꽤 기가 센 걸요. 아버지가 제가 가수가 되는 것을 반대하셨을 때, 보통의 열일곱 여자애였다면 그렇게 강력하게 말씀하시면 부모님의 뜻에 따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그 무렵,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이해 받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중략)
앞으로도 분명 많이 망설이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될테죠. 하지만 망설이고 망설이다, 역시 저는 마지막에 가서는 스스로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한 점이, 스스로도 꽤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예요.
② 행복한 가정 - 이혼을 대비하며
제게는 한가지 예감이 있어요.
저도 언젠가 모모에 씨처럼 은퇴, 결혼이라는 길을 걷게 되겠죠. 그렇게 해서 제가 행복한 가정의 부인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저와 모모에 씨 사이에 공통된 부분이 여러가지로 생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서로의 아이를 안고서 수다를 떨 기회가 생길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그때는 분명, 연예계에서의 추억담이나 남편에 대한 이야기로 들뜨겠죠.
「(제 어머니는 - 인용자주) 네가 일해서 번 돈이니, 이 돈은 착실하게 저축해 두고 있어. 만약 장래에 이혼하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혼자서 살아갈 정도로 모아둔 뒤에 줄게」
라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③ 사랑스러움을 동경해며 - 지나치게 봉건적이라 이상하다
제가 사랑스러운 여성이라 생각해서 동경하는 분이 두 사람 있어요.
토아케 유키요(十朱幸代) 씨와 오오하라 레이코(大原麗子) 씨.
두 분 모두 TV 화면 속에서 밖에 만날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요. 행동이나 미소가 소녀 같다고 여겨지는가 하면, 또 두근거리게 할 정도로 여성스럽고...
저도 그런 여성이 되는 게 꿈이예요.
저고 분명 결혼을 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언제까지나 저런식으로 사랑스러울 수 있다면, 남편에게도 계속 사랑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제가 즐겨 읽는 건, 실용서적이라 불리우는 책들이예요. 여성이 살아가는 방식 같은... 이렇게 하면 좀 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 너무 좋아요.
특히나 좋다... 라고 여겨지는 게 쿠사야나기 다이조(草柳大?) 씨예요.
좋다... 라는 건, 공감되어서 "아아... 과연" 같은 의미가 아니라, 어찌됐든 이상하고 너무 이상해서 견딜 수 없다는 거예요. 저 분이 좋아하는 것은 키모노(着物)가 잘 어울리는 여성이라던가, 쿄토(京都) 요정의 주인이라던가... 그러한 여성일테죠. 유행을 따르는 멋진 여성이라던가 그러한 사람을 저 분은 매우 싫어하고 있겠죠.
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봉건적인 부분이 아무렇지 않게 쓰여져 있어요. 너무 이상하고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요.
④ 감사하는 마음 - 제멋대로에 대한 매력
제가 생각하는 소중한 것이라는 건, 배려심, 감사하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 이마나카(今中) 씨라는 여성 매니저가 어떤 곳이든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뭐든지 돌봐주고 계세요.
때문에, 스스로 하지 않아도, 그녀를 시작으로 하는 주변 분들 중 누군가가 해줄거라 생각해버리거나 하는 것도 사실이예요. 거울 앞에 앉아서, 「거기 브러시 좀 갖다 주세요」라는 식의 자신의 목소리에 때때로 소름끼치는 경우가 있어요. 보통이라면
「이마나카 씨, 거기 브러시 좀 부탁해요」
「그래, 세이코쨩~」
「고마워요」
라는 대화가 있어야하는데 말이죠. 더구나, 이마나카 씨는 저보다 한참 연상이니까요. 그것이, 점점 생략되어 간다는 게 당연한 것 같은 기분이 되어서, 「고마워요」라는 말도 하지 않게 되요. 나는 가수라서 이렇게 피곤한걸... 따위의 변명이 마음 속 어딘가에 있어서, 누군가가 가져다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기분이 분명 마음 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해요.
이건 정말로 무서운 일이라 생각해요. (중략)
자신은 의식하고 있지 않더라도, 마음 어딘가에서
「나는 스타니까」
라는 마음이 생겨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일을 하며 신세를 진 다양한 사람들... 가령 TV 방송국 식당의 웨이트리스라던가, 경비원들에게도 자연스레 「고맙습니다」라던가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여자아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은 제가 가진 힘이라기 보다, 어머니의 가르침이 가진 힘이예요.
뭐니뭐니 해도, 최근 가장 감동한 책은 아리요시 사와코(有吉佐和子) 씨의 『開幕ベルは華やかに(개막 종은 화려하게)』라는 책이예요. (중략)
추리소설로서도 꽤 멋진 책이긴 하지만, 제가 가장 흥미를 가졌던 부분은, 주인공인 여배우의 살아가는 방식이었어요. 연기 외길 인생을 살고 있고, 제멋대로라고 해야할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제멋대로거든요. 그래도 읽어가던 중에, 이 여배우라는 게 꽤 매력적으로 여겨졌어요. 어쨌든 대단한 생명력이랄까... 신념이 있어요. 이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면 피곤해서 녹초가 되어버리겠지만, 제겐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①에서 ④까지, 두명의 세이코가 두가지 항목으로 대립하고 있다.
① 구속받고 싶어 - 결론은 스스로 낸다
② 행복한 가정 - 이혼을 대비하며(저금)
③ 사랑스러움을 동경해며 - 지나치게 봉건적이라 이상하다
④ 감사하는 마음 - 제멋대로에 대한 매력
이제부터, 앞쪽의 세이코를 세이코 화이트, 뒷쪽의 세이코를 세이코 블랙이라 칭하도록 하겠다.
세이코는, 일단은 세이코 화이트를 연기하고 있다. 그런데, 세이코의 하얗게 칠해진 가면 아래에서, 하야시 마리코(林?理子)는 검은 반점을 찾아내버린 것이다. 그것을 하야시 마리코는, 제대로 적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