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주 정도 전에 가게에서 일이 좀 생겨서 잠깐 패닉상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어찌어찌 일을 해결하고 난 뒤에 긴장한 게 풀렸는지 그때부터 머리 왼쪽에 견디기 힘들 정도의 두통이 오더군요. 약국에서 진통제 사서 먹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병원에 찾아갔더니 긴장성 두통? 뭐 그런거랍디다.
궁디에 주사 두방 맞고 돌아오는 길에 받아온 처방전으로 일주일치 약을 받아서 꼬박꼬박 먹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고 이틀째까지는 약을 먹은 뒤엔 항상 2~30분씩 딸국질이 나오더니 삼일째부턴 괜찮아졌어요. 두통도 사라지기 시작했고 말입니다.
그런데 하루치 약을 남겨둔날 또 다시 두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엔 편두통뿐만 아니라 뒤통수에서 목 아래까지 찌릿찌릿거리면서 아프기 시작하는데, 이 때부턴 가게 일을 하기 괴로울 정도더군요.
어머니와 삼촌, 이모와 함께 진해 쪽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삼촌이 잘 보는 병원있다고 소개해줘서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이번엔 의사 선생님께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했고, 역시나 스트레스 때문일거라는 이야길 해주시며 덧붙이시길,
"지난번에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랑 다른걸로 처방해줄건데요. 일주일칩니다. 만약에 이 약을 다 먹고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그건 정신적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머리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는거니, 그때 정밀검사를 한번 해보도록 합시다."
약을 타오고 집이 있는 창원까지 혼자 운전하면서 겨우겨우 왔고, 그날부터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이 딱 5일째네요.
어제까지는 별탈 없이 두통도 진정되고 살만했습니다만,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이번엔 약을 먹어도 통증이 가라 앉을 생각을 안 하는겁니다.
닷새 전에 병원에 다녀온 뒤부터는 되도록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해 잡념도 떨치고, 그 좋아하는 게임도 당분간 끊고 하면서 뭐 그런대로 잘 치료가 되고 있구나 싶었는데, 지금까지 두통이 점점 심해지면 심해졌지 가라앉지 않는걸 보니, 갑자기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이 떠오르네요. "머리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는거니..."
이틀치 약이 남았는데, 정말로 이 약을 다 먹을 때까지 낫지 않는 게 아닐까 싶어 지금 속으로 바짝 쫄아있습니다.
이틀치 약 다 먹고 안 나아서 병원에 다시 가게 되면, 그때 무슨 소릴 듣게 될지 겁도 나고 그러네요. ㅠㅠ
으아아아아앙...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사십대가 되기도 전에 이런 일로 고민하게 될줄 몰랐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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