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편 -일본 진기(神祇)의 계보
三. 일본 신들과 사사(社寺)
03. 사사(社寺)와 관련된 기본 지식 #3
E. 토리이(鳥居)
a) 토리이(鳥居)의 어원설(語源説)
- 토리이(鳥居)는 진쟈(神社)의 신역(神域)을 나타내는 것으로, 진쟈의 문(門)으로서 건립된다. 먼저, 토리이(鳥居)라는 한자(漢字)로 표기하는 방식말인데, 실로 다양하다. 『神道提要(신토테이요)』나 『神道名目類聚抄(신토묘모쿠루이쥬쇼)』에는 天門・神門・花(華)表・額木・鶏栖・助木・華門・鶏居・衛門・華極・鳥居 등등... 다양하게 표기되어 있다.
다음으로 토리이(トリイ)라는 말의 어원, 기원에 대해서도 다양한 설이 있다.
① 고대 인도의 울타리 문(垣門)을 토라나(Torana: 塔門)라 불렀다. 그 소리와 형태가 비슷한 것을 기원으로 보는 설이 있다.
② 중국의 화표(華表)... 즉, 문주(門柱)라 보는 것이 있다. 일본에서는 華表라 쓰고 토리이(とりい)라 읽는 성(姓)도 있다. 또, 중국설로는 패루(牌楼), 패방(牌坊), 선문(旋門)이 기원이라고도 한다. 베이징 시(北京市)가 발행한 안내문에는 패루를 토리이의 기원이라 쓰여져 있다.
③ 한반도의 홍살문(紅箭門: 홍문이라고도 한다. 왕릉이나 묘, 마을 입구에 세워둔 붉은색 문 : 역자주)을 기원으로 보는 설도 있다.
④ 태국의 솜쁘랏(高門)을 원류(源流)로 보는 설도 있다.
⑤ 토리이가 일본의 독자적인 건조물이라 보는 설도 많다. 원시시대에 몸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를 둘러치고 입구에 두개의 기둥을 세운 것이 시작이라 보는 설도 있다. 두개의 기둥을 횡목으로 보강하면, 자연스럽게 토리이 모양이 된다(혈거생활시대, 동굴의 붕괴를 막기 위해 지금의 토리이 형태로 나무를 조립해 세운 것이 원형이라 보는 설도 있다).
⑥ 엔랴쿠(延暦) 23년(804)의 『皇大神宮儀式帳(코다이진구우기시키쵸)』에 기록된, 「於不葺御門(우에후카자루고몬)」(지붕 없는 문이라는 뜻)이 토리이의 기원이라 보는 설도 있다.
⑦ 진쟈(神社)에 참배를 할 때, 반드시 토리리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그 「通り入る(들어선다: 원음은 "토오리이루")」를 약칭하여 「토리이(とりゐ)」가 되었다고 보는 설이나, 진쟈에 신민(臣民)이 참배할 때, 토리이를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문을 「토미이리(臣入)」라 칭하였고, 그 글자의 뜻과 소리를 통해 「토리이(とりい)」라 부르게 되었다고 보는 설도 있다.
⑧ 주거(住居)의 중인방(長押) 아래의 횡목을 카모이(鴨居)라 했으며, 토리이도 횡목을 가졌기 때문에 카모이와 토리이는 같은 의미라 보는 설도 있다.
⑨ 일본 신화에서,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天照大神)가 아마노이와토(天岩戸)에 숨어버렸을 때, 야오요로즈(八百万)의 신들이 오오카미가 나오기를 기도하자 나가나키도리(長鳴鳥: 닭)를 횡목에 머물게해 울게했다고 하는 이야기에서 鶏栖(토리이), 鶏棲木(토리스기)가 되었다고 하는 설도 있다. 『倭訓栞(와쿤노시오리)』나 『和名抄(와묘쇼)』에 「鶏栖라 읽고, 鳥居를 뜻하는 바, 진쟈에 반드시 토리이가 있는 것은 카미요키(神代記)의 나가나키도리에 관한 고사에서 따왔다」고 나와있다.
⑩ 상대(上代)에서는, 신분이 낮은 사람을 「토리(鳥)」라 불렀으며, 이러한 서민들이나 부하는 주인과 함께 토리이 앞까지 가고도 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허락받지 못하여 「토리(鳥)는 이곳에서 머물러라(居)」라는 고사에서 토리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보는 설도 있다(『類聚名物考』).
⑪ 「토리이는 음양 교감(陰陽交感)의 표식이 된다」라고 해서, 좌우의 기둥은 남주(男柱: 왼쪽), 여주(女柱: 오른쪽)이며, 토리이 그 자체는 여음(女陰)을 나타낸다(『神道名目類聚抄』)고 보는 설도 있다.
⑫ 토리이는 카도스에(門居)가 변한 것이라 보는 설도 있다. 이러한 설의 근거는 문을 토(ト = 戸)라 하며, 또 문을 카도(カド)라 말했던 것이 스에(居)라는 접미어(接尾語)가 첨가되어 카도스에라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카도스에는 토스에(トスエ)라고도 읽으며, 門居(토스에)가 鳥居(토스에)가 되었고, 이윽고 토리이라 읽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다양한 설이 있는데, 모두 정설이 되기에는 약간 부족하다. 어원이 불명확하다는 것은, 오히려 토리이 그 자체가 먼 옛날부터 존재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b) 토리이(鳥居)의 종류
- 토리이(鳥居)는 두개의 가로 기둥과 횡목(横木: 카사기, 시마기, 누키)로 이뤄져 있으며, 간략한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많은 종류가 있다고는 여겨지지 않겠지만, 재질이나 구조, 크기, 각부분의 비율, 재료의 처리법, 장식 등에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다 보면 그 종류가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두개의 기둥이 수직으로 된 것, 기울어진 것(뿌리 부분이 넓다), 누키(貫: 하부의 횡목)가 두개의 기둥안에 박혀있는 것, 누키가 기둥 밖에 나와있는 것, 카사기(笠木: 최상부에 있는 횡목)에 밀착시켜 시마기(島木)가 있는 것, 시마기가 수평으로 된 것, 시마기가 곡선을 가진 것, 누키와 시마기의 중앙(토리이 상부)에 가쿠즈카(額束)가 있는 것(가쿠즈카에도 다양한 형태나 장식이 있다), 대석(台石) 위의 기둥을 마키기(巻木)로 감싼 것(와라자라 부른다) 등... 토리이의 기본이 되는 부분만을 보더라도 위와 같은 차이가 있다.
형식적으로 크게 구분하면 ① 진묘계(神明系)와 ② 묘진계(明神系)로 구별할 수 있다.
① 진묘계(神明系)는, 기둥, 카사기, 누키에 의해 건립되며, 기둥에는 기울어짐이 없고, 종주(縦柱), 횡목도 직선적이다. 다음으로 진묘계 토리이를 열거하면,
<쿠로키 토리이(黒木鳥居)>: 진묘계 토리이 중에서 가장 원시적인 토리이로, 통나무를 나무껍질을 그대로 둔 채 사용한다(쿄토 시에 있는 노노미야 진쟈가 대표적).
<시로마루타 토리이(白丸太鳥居)>: 나무껍질을 벗겨내어 나무 표면이 하얗게 보인다. 역대 텐노릉(天皇陵)에 많아 고료 토리이(御陵鳥居: 혹은 미사사기 토리이)라고도 불리운다.
<야스쿠니 토리이(靖国鳥居)>: 누키의 단면이 장방형인 것(토쿄 도 치요다 구에 있는 야스쿠니 진쟈).
<이세 토리이(伊勢鳥居)>: 카사기를 오각형으로 만들어 누키와 기둥 사이에 쐐기를 박아 고정하고 있다(미에 현 이세 시에 있는 이세 진구우. 아이치 현 나고야 시에 있는 아츠타 진구우).
<카시마 토리이(鹿島鳥居)>: 기둥과 카사기가 통나무로 만들어져 있으며, 누키가 각재(角材)로 기둥 양쪽 끝단으로 관통되어 있다(이바라키 현 카시마 쵸에 있는 카시마 진구우. 치바 현 사와라 시에 있는 카토리 진구우).
<무네타다 토리이(宗忠鳥居)>: 카시마 토리이의 형식에 가쿠즈카를 더한 것. 쿠로즈미 무네타다(黒住宗忠)를 제신(祭神)으로 삼고있는 무네타다 진쟈(宗忠神社: 쿄토 시)에 있었지만, 현존하지 않는다.
② 묘진계(明神系) 토리이는 불교건축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곡선적이다. 카사기 아래에 시마기가 있는 것이 특징으로, 시마기 토리이(島木鳥居)라고도 부른다. 다음으로 묘진계 토리이를 열거해보면,
<카스가 토리이(春日鳥居)>: 카사기의 단면이 오각형이며 누키는 사각형을 하고 있고, 모두 양쪽 끝단이 수직으로 잘려있다. 기둥은 원형이며 쐐기를 박아두었다. 다른 명칭으로는 미코 토리이(皇子鳥居)라 한다(나라 시에 있는 카스가 타이샤).
<하치만 토리이(八幡鳥居)>: 카스가 토리이 형식으로, 카사기와 시마기의 단면을 사선으로 잘라놓은 것(쿄토 부 하치만 시에 있는 이와시미즈 하치만구우).
<스미요시 토리이(住吉鳥居)>: 기둥을 사각으로 깎아놓은 것(오오사카 시에 있는 스미요시 타이샤).
<다이와 토리이(台輪鳥居)>: 기둥과 시마기의 접점에 한장의 자(座: 다이와)를 끼워놓은 것(쿄토 시에 있는 후시미이나리 타이샤의 이치노토리이).
<료부 토리이(両部鳥居)>: 다이와 토리이 형식에 양쪽 기둥에 치고바시라(稚児柱)가 설치되어 있으며, 하부에 일종의 거북이배(亀腹)가 있다. 카사기, 시마기에는 곡면이 있으며, 카사기 위에는 비막이 지붕(雨覆屋根)이 달려있다. 다른 명칭으로는 요츠아시 토리이(四脚鳥居), 곤겐 토리이(権現鳥居)라 한다(히로시마 현 사에키 군 미야지마 쵸에 있는 이츠쿠시마 진쟈).
<누네 토리이(奴禰鳥居)>: 다이와 토리이의 가쿠즈카에 합장장(合掌状)의 하후사스(破風杈首)를 끼운 것(쿄토 시에 있는 니시키 텐만구우 안의 히노이데이나리 다이묘진).
<네마키 토리이(根巻鳥居)>: 기둥 뿌리 부분에 다른 「판자(板)」, 또는 「대나무(竹)」를 말아둔 것(시마네 현 히카와 군에 있는 이즈모 타이샤).
<산노 토리이(山王鳥居)>: 카사기 위에 합장장의 사스가 붙어있다. 다른 이름으로는 갓쇼 토리이(合掌鳥居)(시가 현 오오츠 시에 있는 히에 타이샤).
<나카야마 토리이(中山鳥居)>: 누키가 양쪽 기둥에서 돌출되어 있지 않다(오카야마 현 츠야마 시에 있는 나카야마 진쟈).
<미와 토리이(三輪鳥居)>: 묘진 토리이(明神鳥居) 좌우에 와키 토리이(脇鳥居)를 단 것. 기둥이 네개이며 입구는 세곳이 있고, 각각에 문을 달고 있다(나라 현 사쿠라이 시에 있는 오오미와 진쟈. 또, 오오미와 진쟈의 셋샤인 히하라 진쟈).
<카라하후 토리이(唐破風鳥居)>: 카사기 중앙부가 치솟은 형태의 토리이(쿄토 시에 있는 이츠쿠시먀 진쟈).
<미하시라 토리이(三柱鳥居)>: 기둥이 세개로 삼각형으로 세워져 있다(쿄토 시에 있는 코노시마니마스아마테루미무스비 진쟈).
<히젠 토리이(肥前鳥居)>: 기둥이 다른 토리이에 비해 특히나 더 굵으며, 2~3개를 연결시켰다. 카사기와 시마기는 얇으며, 키바나(木鼻: 들보 따위의 끝이 기둥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 역자주)가 유선형(流線形)이다. 히젠노쿠니(肥前国)에서 많이 보인다(후쿠오카 시에 있는 하코자키구우. 사가 시에 있는 사가 하치만구우).
(川口謙二・池田孝・池田政弘供著 『鳥居・百説百話』 東京美術刊을 참조)
이 이외에 시메나와 토리이(注連縄鳥居)도 특수한 것으로, 두개의기둥에 시메나와를 걸쳐놓은 것인데, 카사기, 시마기, 누키 등 모든 게 없다. 오오미와 진쟈(大神神社)의 배전(拝殿)에서 발견된다.
덧붙여, 사원(寺院)에도 토리이가 있다. 오오사카 부(大阪府) 야오 시(八尾市)에 있는 이코마쇼텐(生駒聖天: 호잔지), 나라 현(奈良県)에 있는 시기 산(信貴山) 쵸고손시지(朝護孫子寺), 쿄토 시(京都市) 쿠라마지(鞍馬寺) 경내에 있는 미로쿠당(弥勒堂), 토쿄 도(東京都)에는 시나가와 구(品川区)에 있는 토후쿠지(東福寺) 코보다이시당(弘法大師堂)에, 카라하후와 산노 토리이가 뒤섞인 토리이가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