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인간☆ MYPI

☆잉여인간☆
접속 : 3613   Lv. 40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157 명
  • 전체 : 2430227 명
  • Mypi Ver. 0.3.1 β
[번역] [번역] 시대극의 오류 찾기 #21 (0) 2017/07/23 PM 04:57

제 02장 -사물에 관한 거짓과 진실

 

 

◎ 미네우치(峰打ち: 칼등치기)를 했다가는 검이 쉽사리 부러진다

~ 먼저 일본도(日本刀)는「부러지지 않고, 휘지 않으며 잘 베어진다」라 일컬어지고 있지만, 반면에 하수가 사용하게 되면「부러지고 휘기 쉽상이다」라는 기본 상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다만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숙지하기만 한다면, 잘 못 만든 불량품이 아닌 한 어지간해서는 부러지지 않는다. 주물(鋳物)이라면 맨손으로도 부러뜨릴 수 있지만, 일본도는 강철로 만든 막대기이기 때문에 간단히 부러지지는 않는다.

 CS 방송에서 유럽 최강이라 일컷는 롱 소드(long sword)와 일본도의 대결을 방영한 적이 있는데, 얼음덩어리, 가죽 갑옷, 금속 갑옷 모두 롱 소드는 베지 못 했으며, 일본도는 베어내고 있다. 즉, 세계 제일의 도검으로 증명되었는데, 현대 도검조차, 중기관총의 50구경 탄환을 일곱발까지 일도양단해버리고나서야 겨우 부러졌다. 이러한 사실을 봐도, 세계 제일의 도검이라는 것은 확실하지 않을까? 

 일본도가 이정도로 강하고 우수한 이유는, 카타나(刀)의 제작 과정에 최대의 요인이 있다. 

 일본의 제철 기술은 메이지시대(明治時代) 이후에 철광석을 코크스(Koks)로 연소시키는 서양식 용광로가 건조될 때까지 산사철(山砂鉄)을 목탄으로 천천히 녹이는 타타라 제철법(鑪製鉄法)이 주류였다.

 사철을 비교적 저온의 화로에서 천천히 녹여, 현대 야금 공학에서도 만들 수 없는 고순도의 철을 추출하는 타타라 제철법으로 만들어진 화강(和鋼)을 원료로 하여 유연한 철을 선별하여 벌겋게 달궈, 때려서 펼치고는 다시 겹겹이 접어 가기를 반복하는 단련작업을 거쳐, 카타나의 형태로 성형시킨다.

 즉, 형틀에 부어 넣어 만드는 게 아니라, 일본도는 하나 하나가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제작되는 것이다. 당연히 개체차가 심하다. 

 따라서, 도장(刀匠)의 기량이나 재질에 따라서 품질의 차이가 확 난다. 모든 카타나가 같지 않으며, 검에 따라서는 부러지기 쉽고, 휘어지기 쉬운 불량품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TV나 영화의 시대극에서, 검술의 명인이 참죽이나 타타미를 멋지게 절단하는 장면을 보여주곤 하지만, 그야말로 어느정도 상당한 숙련자로, 타메시기리(試し斬り)에 맞춘 카타나(베는 대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도신의 폭이 넓고, 철이 질이 좋아 단단하게 만든 카타나)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까운 기술이다.

 타메시기리에도 수많은 요령이 있어서, 어중간한 실력으로 도전하면 부러지거나 휘거나 해서 카타나를 두번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되거나 해버린다.

 카타나의 제작 과정을 통해 생각하면 있을 수 없을텐데, 시대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터무니 없는 장면을 소개해 보도록 하자.

 시대극에서, 실력은 대단하지만 살인을 좋아하지 않는 검객이, 다수의 적을 상대로 돌아다니며 미네우치(峰打ち: 칼등치기)로 쓰러트리는 장면은 하나의 단골 씬이지만, 실제로 저렇게 카타나를 사용하다가는 카타나가 휘어지거나, 자칫 했다가는 부러져버린다.

 왜냐하면, 칼등 부분에는 담금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철이 유연해서, 강하게 내려치면 쉽게 늘어난다.

 하지만, 반대측인 날 부분에는 당연하게도 담금질이 들어가 단단해져 있다. 단단하기 때문에 늘어나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다면, 한쪽은 잘 늘어나고, 한쪽은 그렇지 못 하다. 게다가 칼등 쪽에는 소리(反り: 휘어짐)가 있다. 이 부분이 늘어나거나 하면 날 쪽에 커다란 부담이 걸린다. 

 결과적으로 경화되어 있는 날 부분에 금이 가게 되며, 간단하게 뚝 하고 부러져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는 데에는, 처음부터 미네우치를 상정하여 칼등 쪽에도 담금질을 한 특수한 카타나를 주문 제작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애당초 카타나는「베는(斬る)」목적으로 제작되는 것이지「때리는(殴る)」목적으로 제작되는 게 아니다. 의외라 생각하는 분도 많겠지만, 때리는 사용법을 상정하여 제작된 무기는 야리(槍: 창)이다.

 카타나는 미묘하게 휘어져 있기 때문에, 몇사람이나 벤 카타나는 납도(納刀)하기 힘들다. 칼집(鞘)에 스윽 하고 부드럽게 수납되지 않는다.

 미네우치를 하든 참살을 하든간에 비슷한 수의 적을 쓰러트린다면, 휘어짐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까지는 매달고 다니거나 어깨에 짊어지고 운반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카타나는 일종의 "형상기억합금"이라, 인성(靭性: 파괴에 대한 저항력)이 있다. 어째서 그런지는 아직까지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다. 어느정도 극단적인 휘어지는 방식으로 쓰지만 않는다면 점점 원래의 모양대로 되돌아 가다가 칼집에 수납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아간다.

 역설(逆説)하자면, 일단 한계 이상으로 휘어지면 아무리 수복된다 해도 또 비슷한 정도로 사용하면 휘어짐이 생겨버린다.

 일찍이 신센구미(新選組)가 벌인 이케다야 사변(池田屋事変)을 다룬 시대극에서, 로시(浪士)들을 닥치는대로 벤 대원들이 카타나를 매달거나 어깨에 짊어진 상태로 피곤에 찌든 꼴로 쿄(京)의 거리를 행군하며 둔소(屯所)로 돌아가는 장면을 보여주곤 하는데, 시대고증적으로 정확함을 기대하고자 한다면 아무래도 그렇게 된다. 격렬한 전투를 거친 뒤에는, 곧 바로 칼집에 수납하지 않는 게 도리인 것이다.

 또, 시대극에서는 몇명인가 벤 뒤에 스윽하고 카이시(懐紙: 품에 넣고다니는 종이)로 닦아서 납도한다던가, 그게 아니면, 휙 하고 기세 좋게 휘둘려 날에 묻은 피를 날리는 것 만으로 납도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보이곤 한다.

 카타나는 스테인레스로 만든 식칼이 아니다. 상당히 녹슬기 쉽다. 자연계에는 산화철(酸化鉄) 밖에 없다. 철제품은 방치해 두면 녹슬어버리는 것이다.

 시대극 드라마처럼 조잡한 납도를 한다면, 가령 부드럽게 납도할 수 있긴 해도 다음날에면 시뻘건 녹 투성이가 되며, 섯불리 다루다가는 녹이 내부에서 풀(糊)처럼 굳어져버려서 칼집에서 뽑을 수 없게 된다.

 사람을 베거나 곰이나 멧돼지 등의 야수를 벤 피나 지방이 묻은 카타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취한 다음에 칼집에 수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은 카이시로 날에 묻은 피나 지방을 닦아내고, 살며시 칼집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서 다시 카타나를 꺼낸다.

 메쿠기(目釘: 날이 손잡이에서 빠지지 않게 박아두는 못)를 뽑아 카타나를 분해하여 도신(刀身)을 온수로 천천히 씻어, 눈에 보이지 않는 피나 지방을 씻어내린 다음에 부드러운 소재의 마른 천으로 수분을 닦아내고 이가 빠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다.

 다시 부드러운 카이시로 닦으면서 녹방지용 정향유(丁子油)를 얇게 도신 전체에 발라 가능하다면 재질이 부드러운 오동나무제 야스메사야(休め鞘: 칼을 일정기간 쓰지 않을 때 사용하는 칼집)에 납도해 두는 게 최고의 보관 방법이다.

 만약에 날에 이가 나갔다거나, 도신에 상처가 생겼다면 전문 연마사에게 맡겨야 한다. 

 

신고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