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3장 -말(言葉)에 관한 거짓과 진실
◎ 역케사(逆袈裟)라는 것은 위에서 아래로 베는 것인가, 아래에서 위로 베는 것인가?
~ 시대 소설에서 가장 많은 표기 오류는「역케사(逆袈裟)」의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우선, 일본도(日本刀)의 베는 방식은「米」이라는 문자를 그리듯이 베는 것이라 가르침을 받는다.
一. 상단에서 정면으로 베기
二. 우상(右上)에서 좌하(左下)로 사선 내려 베기
三. 좌상(左上)에서 우하(右下)로 사선 내려 베기
四.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횡베기
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횡베기
六. 좌하에서 우상으로 사선 올려 베기
七. 우하에서 좌상으로 사선 올려 베기
八. 아래에서 바로 위로 올려 베기
九. 찌르기
이 아홉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게 마주봤을 때에 우상에서 좌하로 사선 내려 베기인데, 이는 특별히「역케사기리(逆袈裟斬り)」라 불리운다.
어원(語源)는, 승려가 가사(袈裟)를 걸칠 때에 항상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춤을 향해 사선으로 걸치는 것에서 유래한다. 이는 종파(宗派)를 막론하고 다 같다.
그런데, 검술에 있어서 역케사기리는 이를 본따서 상대의 왼쪽 어깨(마주봤을 때에 우상 방향)와 목 사이를 베고 들어가, 심장 근처를 통과해서 오른쪽 옆구리의 간장(肝臓) 방향으로 내려 베는 방식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와 정반대의 움직임... 즉, 간장 부근에서 심장 방향으로 올려 베는 방식을「역케사기리」라 부르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역케사와는 가사를 매는 것과는「반대(逆)」쪽인 오른쪽 어깨(마주봤을 때는 좌상)에서 사선으로 내려 베는 방식을 의미한다.
아래에서 위를 향해 베는 경우는 올려 베기, (오른쪽) 사선 올려 베기, (왼쪽) 사선 올려 베기라는 식으로 부른다.
하지만 유파(流派)에 따라서는 좌하 방향에서 우상 방향으로 올려 베는 것을「가사를 맨 역방향으로 베니까 역케사」라 부르게 되면서 정착하기도 했다. 즉, 도법(刀法)을 부르는 방식은 유파에 따라 차이가 있어, 통일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중층적으로 무술 전체의 구조로 편입되어 있어, 가령 카마에(構え: 자세)를 예로 들어 보면, 검도에서 중단이라 불리우는 카마에가 정안(正眼), 청안(清眼), 청안(青岸) (셋 다 "せいがん"으로 발음한다 / 역자주)이라는 식으로, 유파에 따라 명칭이 달라진다. 실로 까탈스럽다.
이것은, 의도적이며, 일부러 까다롭게 해서 타류파 사람에게 기술을 도둑맞지 않게 궁리한 탓이다.
도법도 표면상의 방식과, 신뢰할 수 있는 후계자나 소수의 제자에게만 문서로 남기지 않고 쿠덴(口伝)으로 가르치는 실전 지향의 우라다치(裏太刀: 라 하기도 한다)가 존재한다.
물론, 비전(秘伝)이기 때문에 부외자에게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비전을 공개한다」는 명목으로 아무렇지 않게 거짓을 가르쳐준다거나 하기 때문에, 절대로 믿어서는 않는 게 상책이다.
비전에 대해서 말하자면, 가령 어느 유파의 표면적인 형태는 위에서 아래로 밖에 베지 않는다. 그런데, 실전 지향인 우라다치는 아래에서 올려 베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외한을 속이기 위해 가짜 형태를 연무(演武)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멘쿄카이덴(免許皆伝) 전수자에게 조차 가르쳐 주지 않으며, 후계자인 단 한 사람에게만 비전으로 전한다.
후계자만이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도록 연구하여, 유의(流儀)가 누군가에 의해 짓밟혀 사라지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한 주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