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3장 -말(言葉)에 관한 거짓과 진실
◎ 쵸슈(長州) 사람이 들여온「지분(自分)」과 「보쿠(僕)」
~ 메이지 유신(明治維新)의 보신 전쟁(戊辰戦争)에서 삿쵸(薩長) 등의 관군(官軍)의 병사가 대거 에도(江戸)로 몰려왔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칸토지방(関東地方)에서도 사용되었으나, 에도시대(江戸時代)까지는 사용하지 않았던 말(言葉)이 다수 있다.
예를 들자면「ど真ん中(한복판, 한가운데)」가 그러하다.「ど」라는 강조어는 칸사이(関西) 사투리다. 에도시대의 에도 사투리 중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에도가 무대인 시대극에서 이 말이 나오면 안 된다. 에도 사투리라면「真ん真ん中」라 써야한다.
「ど」를 강조어로 사용한 말 중에는 이 이외에「ど素人(생초보)」가 있다. 이것은 에도 사투리로 말하자면「ズズの素人」라 한다.
에도 출신인 이는「ネタ」→「タネ」처럼 앞뒤를 뒤집는 것을 운치있다고 생각해서「素人」라는 말의 경우 앞뒤를 뒤집어서 메이지시대에「とうしろう(원래라면 しろうと라 읽어야 한다)」라고 말하게 되었다.「ど素人」라는 용법은 훨씬 나중이 되어서야 사용하게 된다.
칸사이와 칸토에서 다르게 사용되는 말 중에는 이 이외에 阿呆(칸사이)와 馬鹿(칸토) 등이 있다(둘 다 "바보"라는 의미 / 역자주). 이것은 현재의 아이치 현(愛知県)과 시즈오카 현(静岡県)의 현 경계 부근이 대략 분기점이 된다. 칸사이 사람은 바보라 놀리거나 할 때「阿呆(아호)」라 말하고, 칸토 사람은「馬鹿(바카)」라 말한다.
욕설로는 이 이외에「おたんこなす(보통은 얼간이라는 의미로 쓴다 / 역자주)」가 있는데, 이는 한자표기(漢字表記)로 하면「御短小茄子」로, 남자의 성기(性器)가 미처 자라지 못 한 가지(小茄子)처럼 왜소(短小)하다... 라는 욕설인데(우리 말로 치면 "좆만한 XX" 정도의 욕이다 / 역자주), 쇼와시대(昭和時代)가 되면서 생긴 조어(造語)이기 때문에 시대극에서는 사용해선 안 된다.
시대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욕설 중에는「이카(烏賊: 오징어)」와「타코(蛸: 문어)」가 있다. 원래는 윗사람(하타모토 이상)이 아랫사람(고케닌 등)에게「この烏賊野郎が(이 오징어 같은 놈이!)」라고 말하면, 이 말에 화가 난 쪽이「何だ、この蛸(뭐야, 이 문어대가리는?)」하는 식으로 맞받아 치는 말장난이 출처이다.
현재에는 후자만이 욕설로서 남겨져 있긴 하지만...
칸사이와 칸토에서 쓰는 다른 말로 이야기를 되돌려 보자면, 경찰관이나 자위관(自衛官)이 정중하게 말할 경우의 일인칭인「지분(自分)」으로, 그 영향으로 체육회 계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지칭할 때「自分」이라 말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이 일인칭은 원래 보신 전쟁에서 관군으로 종군한 쵸슈(長州) 사람이 칸토로 들여온 말이다.
전후에 쵸슈 출신 병사가 경시청의 경찰관으로서 다수 채용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경찰관이나 자위관이 자신을 가르켜「自分」이라고 말하는 풍조가 생겨났는데, 따라서 메이지시대 이전의... 에도가 무대인 시대극에는 사용해선 안 된다.
그 외에 쵸슈 사람이 들여온 일인칭 단어로는「보쿠(僕)」가 있다. 이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원래는 단순한 일인칭 단어가 아니라「텐노(天皇)의 하인(下僕)」을 의미한다.
따라서「존황 사상(尊皇思想)」으로 독한 기운을 내뿜고 있던 사이고쿠(西国)의 여러 다이묘(大名)의 존황도막파(尊皇倒幕派)인 가신이나 로시(浪士)들이「사상을 어필하는 일인칭」으로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그러한 사상을 가지지 않은 사람에게 일인칭으로서「僕」라 말하게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僕」라 쓰는 일인칭 자체는 꽤 옛부터 존재하긴 했지만, 옛날에는「ぼく(보쿠)」가 아니라「やつがれ(야츠가레: "소인", "소생"처럼 자기 자신을 낮추는 말 / 역자주)」라 읽게 했다.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