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03장 -말(言葉)에 관한 거짓과 진실
◎ 멘츠(面子)는 쓰면 안 되지만, 멘코(面子)는 쓸 수 있다
~ 근년에 들어 조어(造語)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끊임 없이 이어지는 상황(絶え間なく続く状況)」을 표현하는「のべつ幕なし(쉴 새 없이)」라는 말.
「のべつ幕なし」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은 메이지시대(明治時代)에 들어서면서 부터로, 에도시대(江戸時代)에는 그저 간단하게「のべつ」 뿐이었다.
「のべつ」는, 한자(漢字) 표기로 하면「延べつ」로,「끊임 없다」는 의미인데, 시대가 변함에 따라 본래의 의미가 희박해져 갔기 때문에, 여기서 다시 비슷한 의미를 가진「幕なし」를 붙여서 쓰게 되었다.
「月命日(츠키메이니치)」라는 말도 시대극에서는 사용해선 안 된다.
고인(故人)이 사망한 날짜와 월일까지 일치하는 날을 쇼츠키메이니치(祥月命日)라 부르고, 날짜만 일치하는(즉, 1년에 11회, 윤달이 있는 해에는 1년에 12회) 날을 「메이니치(命日: 기일)」라 부르는 게 시대극에서는 올바른 용법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쇼츠키메이니치를 생략해서 간단하게「메이니치」라 부르게 되었기 때문에, 매월 있는 기일을 부르는「츠키메이니치」라는 말이 근년에 들어서 탄생했다.
따라서 시대극에서「츠키메이니치」를 사용하는 것은 잘 못 된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종종 이런 용법이 발견된다.
마작(麻雀)이 유행하게 되면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된 잘 못 된 용어도 있다.
예를 들면「面子を潰される(체면을 구겼다)」 같은 용법의「面子」는 쇼와시대(昭和時代)에 들어서면서 부터 쓰게 된 말이기 때문에, 시대극에서 사용하려면「멘모쿠(面目)」라던가「타이멘(体面)」라던가「세켄테이(世間体)」로 쓰지 않으면 안 된다(셋 다 "체면"이라는 의미).
그런데 에도시대에도「面子」라는 말 자체는 존재했다. 시대극에서「面子」라 쓰게 된다면「멘코(めんこ)」라 읽는데, 이는 즉, 아이들 놀이인 멘코(メンコ: 딱지치기)를 가르키는 것으로, 제 8대 쇼군(将軍)인 요시무네(吉宗) 시대에 시작되었다.
다만, 에도시대는 종이가 귀하고 비쌌기 때문에, 점토흙을 살짝 구운 게 사용되었다.
마작에서 정면에 있는 상대를「토이멘(対面)」이라 부르는데,「対面」을 시대극에서 사용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물론 마작용어이기 때문에 이는 부적절하다.「쇼멘(正面)」이라던가「무카이(向かい)」라 쓰지 않으면 안 된다.
「対面」을 사용하는 것은「대면한다(対面する)」「첫대면(初対面)」같은 용법의 경우로 쓰지 않으면 안 된다.
「素敵(스테키)」도 쓰면 안 된다.「すてき」는 에도시대 후기에 발생한 유행어로, 어디가 기원인지는 여러설이 분분해 판단할 수 없지만, 여기에 충당되는 한자가 에도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메이지시대가 되면서「素的」라는 문자가 쓰이게 되었고, 타이쇼시대(大正時代)에 들어서면서 지금과 같은「素敵」라는 표기도 보이게 되었는데, 이 무렵에만 해도 여전히「素的」라 표기하는 게 다수파였다.
「素敵」가 다수파가 된 것은 쇼와시대(昭和時代)에 들어선 이후이기 때문에, 시대극에서는 에도시대 후기로 한정해서... 게다가 히라가나로 표기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한자로 표기하고 있는 작품을 꽤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