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편지 #06
제 1 과정을 수료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어요.
바로 직전에 무사히 수료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는데 다시 편지를 쓰는 이유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예요.
바로 어제 일이었어요. 제 1 과정을 수료한 동료들과 하코네로 소풍을 갔어요. 아직 추운 3월의 하코네로 간 것은 시즌 오프 기간이라 한산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또, 아버지와 친한 분께서 운영하시는 호텔이 있기도 했구요.
몇대의 자동차에 나눠 타고 우리들은 하코네에 있는 호텔로 갔어요.그날 밤에는 늦은 시간까지 떠들고 놀았어요. 다음날, 또 다시 자동차로 아시노코(芦ノ湖)나 후지고코(富士五湖: 야마나시 현 측의 후지산 기슭에 위치한 다섯 곳의 호수를 가르키는 총칭), 쥬카이(樹海) 등을 돌아다녔어요.
아무도 없는 호수라는 것도 좋더군요. 어딘지 모르게 서글퍼서요. 우리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그 목소리는 깊은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렸어요. 흔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지 않았어야 하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들이 가게에 들어서자 일순간 분위기가 바뀌었거든요. 즐거운 듯 떠들고 있던 가족들까지도 대화를 멈추고 차가운 눈길로 우리들을 보고 있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들은 무서웠어요. 모두의 시선이 군복을 향하고 있었어요.
여자는 가게에서 나가라고 했지만, 남자는 군의 체면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당당하게 자리를 내주었어요.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트리스는 물도 가져다 주지 않았고, 쌀쌀맞은 태도로 우리를 대했어요. 그래도 일단 주의를 주었어요.
그때부터였어요. 주문한 요리는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어요. 남자들은 멋지다면서 큰 소리로 떠들었지만, 어딘가 겉돌고 있는 대화였어요. 여자들은 계속 침묵했어요.
그러던 중에, 현지의 불량해 보이는 젊은이들이 짓궂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어이쿠, 미안!」하며 컵에 있던 물을 부었어요. 「실수야, 미안 미안」이라 말하면서도, 그들의 표정은 실실 웃고있었어요. 그외에도 자주 군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우리들은 참고있었어요. 여기서 싸움을 하게 되면 신문에 실리게 될테니까요. 그리고, 틀림 없이 그 논조는 그 불량한 젊은애들 편을 들었을테죠. 마치 가장 힘든 훈련을 견디듯이 우리들은 견디고 있었어요.
겨우 나온 요리를 우리들은 아무말 없이 먹었어요. 저는 일찍이 그렇게 맛없는 요리를 먹어본 적이 없어요. 분위기가 그렇기도 했지만 정말로 엉망이었어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처음 느낀 경험이었어요. 우리들 마을에서도 차가운 눈길을 보내는 사람은 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죠. 기지가 있는 마을이었기 때문이겠죠.
통합군의 제복이 기지 마을 이외에서는 얼마나 미움 받는 것인지, 우리들은 처음으로 알게되었어요. 소문으로 듣기는 했지만, 설마 이정도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 했어요.
마음이 착찹해졌어요.
그래도 제 2과정으로 진급할거예요. 여기서 물러선다면 전 패배자가 될테니까요.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저는 멋진 군인이 되어 보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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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우리들은 이 날을 기억해 두어야 할거야. 이 날, 드디어 우주 구축함 오베르트가 취역(就役)하면서 지구도 우주에서의 "전력(戦力)"을 갖게 되었으니까. 오베르트급 1번 함이기 때문에, 2번 함, 3번 함으로 하나 둘 늘어가겠지. 하지만,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것은 7월을 목표로 우주군이 정식으로 발족 된다는거야. 지금까지 통합군은 육해공 3군 체제라, 우주 부대는 그 일부 부대만으로 구성되어 있었어. 우리들의 상관은 대위나 공군의 중위, 해군의 소좌 정도의 계급에 있는 자들로 가득 해. 나 자신도 소속은 공군이고, 헨리는 해군이야. 그것이 오베르트의 취역으로 우주 부대는 우주군으로 승격 될 필요가 생겼어. 인류는 드디어 같은 인류에게 총을 겨누지 않는 군대를 갖게 되었어. 3월 29일. 아아... 이 기념해야 할 날.
구성원은 3군의 우주부대에서 선발되는 듯 해. 미사, 너도 우주군으로 입대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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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해요. 우리들에게는 우주군으로 입대할 자격이 균등하게 주어지는 듯 해요. 물론, 저는 우주군으로 입대하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지금부터 선발 시험을 위해 준비할 생각이예요.
양성소는 우주군 발족으로 들끓고 있어요. 역시 다들 젊은 탓인지, 많은 동료들이 우주군으로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이기적인 말 같지만, 저는 많은 동료들이 우주군을 지망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야, 그런 만큼 제가 우주군으로 입대할 기회가 줄어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