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손님이 있다.
많이 쳐줘봤자 나이는 20대 초반에서 중반 정도로 보이는 커플에 후배로 보이는 남자 하나... 거의 이렇게 셋이 다니는데, 커플 중 여자쪽은 외모만 보면 얼핏 십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말투를 보아하니 그래도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있다고 해야하나.
백화점 명품관에서 가끔 쇼핑도 하는 것 같고, 부모님 도움 없이는 그 나이대에 살기엔 세가 살짝 비싼감이 없잖아 있는 오피스텔에서 사는 걸 보면 집이 좀 산다거나 아니면 돈을 그만큼 번다는 뜻일텐데 오늘에서야 어느정도 그 의문이 풀렸다.
오늘은 커플 중 남자와 처음 보는(아마도 친구사이인 듯 하다) 남자 둘이 가게에 와서 얼음 커피를 한잔 씩 사가지고 가게 테라스에 앉아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는데, 아마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대화인 듯 했다.
남자는 "금마는 내랑 세 시간 일하고 하루 7만원 벌어가는데, 솔직히 세 시간에 7만원이면 개꿀 아이가?" 라고 말했고, 그 이야기를 듣던 친구 중 하나는 "그라모 니는 세 시간에 얼마 버는데?"라고 물었다.
"내야 세 시간에 50만원 벌지..." 이러는데,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저렇게 버니까 씀씀이가 그 나이대 아이들 치고는 컸던거구만..."하고 납득해버렸다.
손님들이 돌아가고 가게 문을 잠깐 잠그고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흥업에 종사하는 애들도 아닌 것 같은데, 세 시간에 50만원을 벌 수 있는 일이 대체 뭐가 있지?
설령 그런 일이 있다친들, 나는 왜 그런 돈벌이가 있는지... 나이 40 먹도록 모르고 살았는가... 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보다 돈 잘 버는 사람은 수두룩하게 만나왔지만, 뭐랄까...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나를 비교해가면서 자괴감이 들거나 한 적은 없었다.
백수로 지내던 시간을 제외하면 딱히 돈 욕심 크게 안 부리고 그냥 내가 벌 수 있는 한도 안에서 내 나름대로 즐길 거 즐겨가면서 잘 살아왔으니까.
딱히 그 커플이 하는 일을 나도 해서 그렇게 벌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그냥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도, 잘도 저렇게 버는 친구들이 있구나... 해서다. 그것도 한참 어려 보이는 친구들이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대체 세 시간에 50만원 벌 수 있는 직업이 뭐일 것 같냐능.
그것도 가끔 그런 게 아니라, 그 남자가 말하는 뉘앙스가 매일 그렇게 버는 것 같은 느낌이던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