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들어온 거 정리하고 있다가 중간에 쉰다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니 풍체 좋은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다.
뭔가 이것저것 많이 사시길래 바구니 드리면서 "이거 쓰세요" 하니까 고개를 꾸벅 숙이시는데... 사실 이 때까지는 외국사람일 꺼라고 생각을 못 함.
빙그레에서 나온 단지 우유(요즘은 이런 말 안 쓰나?)를 종류별로 가져오셨길래 '아, 이걸 좋아하시는 분인가 보다' 했는데, 계산 다 끝내고 봉투에 담아드리고나니 나를 보고 "레싯토, 레싯토" 이러는 거다.
영수증을 뽑아드리면서 "일본서 오셨어요(멍청하게 한국어로 물어 봤다능...)?" 하고 물으니 한국어로 "네"라고 하신다.
그리고 한국어로 "감사합니다"하고 가셨다.
언젠가 해외 채팅 어플 같은 데서 본 기억이, 일본 여자들 중에 프로필 사진에 빙그레 바나나 우유를 올려놓은 이들이 꽤 많았었는데, 이게 어느덧 일본인이 한국에 놀러오면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가 되었나?? 싶어서 뭔가 기분이 묘했는데, 오늘 그 현장을 목격해버렸다.
마산에서 태어나서 스물한살 때까지 살다가 부산으로 이사를 갔고 재작년 연말에 부산서 다시 마산으로 17년만에 이사를 왔는데, 예전에 살았던 때에 비해 외국인들이 참 많이 보여서 놀라고 있는 요즘이다.
공장지대가 있어서 동남아나 중국 쪽에서 온 사람들이야 예전에도 있었지만, 요즘 보이는 사람들은 꽤나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다.
몇일전에는 한국말 아주 잘 하는 벽안의 금발 여성도 봤는데 참 귀여웠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