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라오어2를 이제야 엔딩봤네요
중고가가 떡락해서 싸게 샀는데 그정도 가격으로 샀다면 그래도 돈값 이상은 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우선 라오어1는 정말 재미있게 하신분들이 많으실태고 그래서 2가 궁금한데 평이 너무 안좋아서 살지 말지 고민이신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스포일러 없이 한줄평을 써보자면,
* 장점
1.전투부분 퀄리티가 압도적으로 좋아졌음
전작도 전투의 퀄리티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tps 총싸움이 되면서도 제한적인 물자로 인해서 오는 다양한 제작무기의 활용,
인간과 감염자 사이의 전투 템포의 차이, 총알 떨어진 소리를 듣고 비웃으면서 달려오는 뛰어난 적ai 등 ps3게임시절에는 상상도 못할정도로
다채롭고 엄청난 수준의 전투를 보여줬죠. 그리고 그것들을 한층 더 잘 다듬은게 이번 라오어2인것 같습니다.
암살과 개싸움 둘다 가능하도록 디자인이 잘 되어있으며 제작장비, 무기별 밸런싱도 괜찮고 전작은 후반으로 갈수록 감염자보다 인간이 까다로웠는데
이번엔 감염자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둘다 다른 전투성향이 있어서 까다로워졌습니다
2.그래픽, 세계관 구현
기존 라오어1는 플삼겜이라고 믿기엔 엄청난 퀄리티였지만 이번엔 다른 게임들이 워낙 수준이 많이 올라와서 그런지
확실히 그래픽적 향상이 눈에 띄긴 하지만 플포 끝물인 지금수준에는 딱 적당하다는 느낌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세계관 구현은 정말 볼수록 흥미롭고 그래픽팀의 상상력에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단점
1.스토리
이부분은 말하자면 바로 스포일러가 되서 아래서 다시 언급하도록하고 확실히 불쾌한 부분이 많습니다
호불호의 영역이라고 보기엔 그냥 불쾌함. 다만 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 수준은 전작이 워낙 뛰어나서 그렇지 여타게임들 평타수준정도는 됩니다
2.잦은 전투
앞에선 전투를 칭찬했는데 그동안의 너티독 모든 겜은 탐험-전투가 번갈아서 반복되는 식이였기 때문에 라오어1도 나름 공포겜?이라고 해도
심리적으로 휴식구간도 있었지만 이번엔 그게 좀 애매하게 되어있어서 마음을 놓기가 힘들게 해놨습니다
그만큼 전투가 탐험파트에서도 갑툭튀하고 전투횟수 자체가 전작의 2~3배는 많아진듯해서 좀 지칠수 있습니다
다행이건 전투자체는 재미가 있게 해놓은 점이네요
(여담이지만 언챠4부터 너티독이 부분적으로 오픈월드식 구성을 해놓던걸 이번엔 꽤 본격적으로 해놨던데 이거 왜하는건지 이해가 안됨
본인들이 잘하는건 일자형식 같지 않게 잘만든 일자형 진행인데 굳이 잘하지도 못해서 떨어지는 수준의 오픈월드 구성을 왜 취하는건지?)
한줄평 - 라오어1에 많이 몰입한 유저일수록 2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것.
다만 지금의 분위기처럼 애초에 큰 기대를 안하고 하면 나쁘진 않음
아래는 스포일러가 섞여있는 이야기를 할태니 해보실 유저분들은 뒤로가기
위에서 얼추 하고픈 평은 다 한것 같은데 역시 제일 문제가 되는건 스토리겠네요
라오어1은 사실 엔딩을 볼때만해도 얼떨떨했던거 같습니다
그도그럴께 그때 당시인 7년전만해도 이런 매운맛의 '게임답지 않은' 엔딩은 잘 없었고 지나치게 현실적인 엔딩이라 얼떨떨했던것 같습니다
내용자체도 가상의 영웅이 되어 무언가를 성취하고 그런것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과 현실적인 엔딩을 보고선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만 회차를 거듭해서 플레이하고 내용을 곱씹어볼수록 조엘이라는 딸을 잃은 캐릭터와 엘리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여행과정에 좀 더
플레이어 나 자신을 넣고 진행할수록 이해가 되는 엔딩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플레이 해보다보니 보이는 디테일들이 정말 훌륭했고요
(초반엔 조엘이 엘리에 대해 딸의 죽음에 대한 거부감으로 차갑고 툴툴거리는 반면 엘리는 어린나이로 험한 세상을 살다보니 말에 가시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잘 적응하는 모습, 그리고 처음 엘리에게 총을 건내준 중반의 둘 관계 변화, 병원이 가까워질수록 불안함에 수다스러워지는 조엘과
심정이 복잡하지만 운명을 받아들이는 엘리 그리고 결국은 한명의 아이구나 싶었던 기린 장면까지..)
반면 이번작의 주제는 너무 단순하네요. 복수혈전 진짜 그게 다인게 좀 안타깝습니다
너무나도 많이 다뤄진 주제이고 그래서 그걸 통쾌하게 다 복수하는것도 성인군자 같이 깨달음을 얻어 용서하는것도 아닌
그냥 모호한 복수입니다. 어찌보면 라오어다운 매운맛버전 엔딩이라서 이해는 되긴합니다
엔딩 자체엔 그래서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그 과정이 암만봐도 1절만하고 끝내도 될껄 (첫번째 jj랑 농장씬)
2절을 하고 (다시 캘리포이나 내륙으로 가는 신) 거기에 뇌절까지 (엘리vs애비 주먹다짐) 하니깐 좀 저열하게 느꼊집니다
조엘이 죽는것은 스포를 안봤음에도 초반 분위기를 봤을때 너무 예상가능했기 때문에 이해는 됩니다
다만 그정도의 캐릭터를 소비하고 새로 나온 애비라는 캐릭터성은 너무 수준이 떨어지는게 문제네요
라오어1을 플레이한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애비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강한 반발심을 갖고 있을탠데
애비를 게임의 50%나 진행해야된다는건 너무 심한 뇌절이였고 그렇다고 애비를 플레이하면서 무언가 깨달은바가 있는 서사가 있느냐? 그것도 없죠
애비가 어릴적 아버지를 잃은것을 겪고 복수만을 위해 살다가 막상 조엘을 죽이고 이후에 뭔가 깨달았기에 토미와 엘리를 살려준것도 아니고
그냥 살려줬는데~엘리 넌 나한테 어트케 이럴수가 있서~ 이런식의 1차원적 캐릭터성도 이해가 안되고
야라,레브 캐릭터를 추가해서 무언가 소중한것을 얻고 그에 따른 깨달음 이런걸 주기 위해 넣은 캐릭터라기엔
앞서서 소중한 친구들이 죄다 뒈져나가는데에 그에 대한 가치는 너무 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