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문방구 앞을 서성거리면서 갖고싶은 욕망을 억누르던 그것은
내겐 너무 비쌌던 레고
어른이 되면 여기 보이는 레고보다 훨씬 많이 살거라고 다짐했는데
분명 그 문방구보다 몇 배는 많은 레고 박스가 내게 쌓여있지만
허전함은 메워지지 않는다
어느날 친척 어른께 받은 용돈 만원을 아빠에게 주지 않고 몰래 숨겨
친구집에 간다며 한달음에 레고에게로 달려갔던 그 때의 흥분은
집에 몰래 작은 레고박스를 숨겨 들어와 내방에서 몰래 만들던 그 긴장감은
지금 공화국 구축함을 사와도, 클론 터보탱크를 사도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없다
레고로 마을을 만들고싶다, 도시를 만들고싶다, 왕국을 만들고싶다, 전쟁도 하고싶다
피겨가 100 명이 넘어가도 책상 위에 마음껏 펼쳐 놀 수 없는 지금의 기분은...
모두가 내게 티셔츠 한장씩만 사 준다면 내 책상위에 레고가 놓일 공간이 생길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