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의점 주말 야간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주말 야간알바를 하고 있는 입장으로써, 이만큼 이야기거리가 되는 일은
흔치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그런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많은 가십거리가 생깁니다. 웃긴 일도, 재밌는 일도 있지만 화나고, 짜증나는 일이 태반인데요.
그에 반에, 감동적인 일이 적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저를 슬프게 합니다.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새 볔 1시 쯤인가? 양아치가 사람이 못되고 늙으면 딱 이렇게 늙었겠다싶은 어떤 중년의 양아치같이 생긴 사람이 들어옵니다.
물론 사람을 외견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되겠죠. 어쨋든 이 양반은 정장차림을 했으며, 한쪽 손은 주머니에 집어넣은 채로 똥씹은 표정으로 들어옵니다.
아... 문을 안닫고 들어옵니다. 개새끼.
추워 죽겠는데, 꼭 이런 새끼는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꼭 이런 새끼들이 나갈 때 도 활짝 문 열고 나갑니다. (개새끼)
어쨋든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로 제 앞으로 다가옵니다. 당연히 담배를 사러 온거겠죠.
역시나 예상대로 담배를 주문합니다. 하지만 질문이 가관인게..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야 담배 줘봐"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대뜸 이렇게 말을 합니다. 이 인간은 편의점알바생은 독심술이라도
부리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당연하게 똥 씹은 표정으로 반말까지 찍찍 싸댑니다.
오늘 처음 본 인간인데,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개인적으로 편의점 알바한테 반말하지 맙시다. 수천번을 들어도 적응이 안될 뿐더러 기분 나쁩니다. 서로 예를 갖춥시다!!!!!!!!!!!)
그래도 전 노련한 알바생이라고 자부하는 만큼, 영업용 스마일과 함께,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예~ 무슨 담배를 드릴까요?"
사실, 이런 유형의 손님은 발에 치일만큼 많고, 반말로 말하는 사람은 진짜 엄청 많습니다.
특히 담배손님인 경우가 많죠. 전 당연스레 이렇게 말한 거구요. 전 이 인간이 무슨담배를
원하는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이 인간이, 여전히 똥 씹은 표정으로 (표정이 풀어지지가 않더군요. 뭔일이 있었는지
진짜 굉장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마일드세븐 각 내놓으라고"
이제는 누가 편의점주인인지 모를 사태까지 오는 것 같습니다.
'아이고 골이야...' 전 이 정체불명의 기분나쁜 인간에게 빨리 담배를 팔고 보내자는 생각에
이릅니다. 그래서 마일드세븐 각의 바코드를 찍으려 하는데 갑자기 이 샛퀴가 하는 말이
"아 그거말고 옆에 있는거!!"
라고 대뜸 말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시팔 지구상에 마일드세븐 각이 또 어디있다고
이 샛퀴가 이렇게 씨부리는 건지, 화가 나는 겁니다. 생긴대로 논다더니, 뭐 이런 새키가 있냐면서 화가 납니다. 그래서 바로 왼쪽칸에 있는 담배를 가르켜서 이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양반이 하는 말이
"아 그거말고 옆에 있는거!"
라고 합디다.. 허허. 편의점알바하면서 지가 무슨담배를 피는지도 모른채 화까지 내는 사람은
정말 처음입니다. 난 지가 말하는거 찾아 준건데 지랄하네? 아니 이놈이..
어쨋든 옆에 옆에를 4번 정도 더 외친뒤에야 찾을 수 있었는데, 그 담배는 최근 새로 나온
'마일드세븐 오리지널'이라는 제품입니다. 색깔도 더 진하고, 무엇보다, 담배진열칸 아래에
바로 보입니다. 장님이거나 시력이 매우 안좋은 사람이 아닌이상, 카운터에 서면, 담배이름이
밑에 써져 있다구요. 근데도 이렇게 '옆에 옆에'를 4번이나 외친거 보면, 이 인간이
무슨 생각으로 외쳤는지 의아해지더군요.
어쨋든 계산을 했습니다. 담배도 찾았고, 이 자식이랑 상대하지도 않아도 되니 말이죠.
그래서 거스름돈 줬습니다. 거스름돈 받으면서 하는 말이,
"넌 뭐하는 놈인데 말귀를 못알아듣냐?"
라고 말을 하더군요.(헐)
이렇게 말을 하니 당연히 기분이 좋을리가 없죠. 그래서 이렇게 말을 했답니다.
"그럼 옆에 옆에 그러는데 제가 어떻게 알아 듣습니까? 담배 이름 말하면 쉽잖아요?"
담배칸 아래에 담배이름이 써져있는데도 불구하고, 옆에라고 외친건 이 인간입니다..
그랬더니, 양아치 단골대사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가" 라고 말하면서 담배를
저에게 던지더니..
"야 돈 바꿔"
아오 시팔. 뭐 이딴 새끼가 다 있나요? 이젠 저도 빡쳐서, 반품 했습니다.
그런데, 반품하면 반품영수증 나오는거 아실랑가 모르겠습니다. 보통 알바가 대충 끄적이고
끝내거든요. 하지만 전 반품영수증 내밀고 서명하라고 그랬습니다.
서명하고 나서 돈 드린다니까, 정확히 "돈내놔" 세번 외치고 욕하면서 나가더군요.
당연히 문은 활짝 열고 우왕 굳...
은 개뿔 이런 개새끼! 아니 시팔 뭐 이딴 새끼가 다있나요?
긴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야간알바생 넋두리 였습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