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이 가까워져 가던 때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외투가 없으면 외출하기 힘든 시기가 되었을 즈음이다.
친구놈 하나가 술자리에서 "꼭 너같은놈 있다"면서 명함을 한장 건넨다.
허경영 명함이었다.
그중에 눈에띄는 항목이 있었다.
[320조 예산을 160조로 절약]
군단사령부에서 한해 2000억원씩 내 담당으로 집행하고 결산했던 경험을 통해 과장은 있지만 실현가능한 수치라고 단박에 느낌이 왔다. 내 머리속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예산을 줄일것인지 그림이 그려졌다.
320조 중에서 지방세를 제외하면 약 200조 정도
200조 중에 국방비 관련 약 40조가 지출된다
그러면 중앙예산 160조가 되는데, 공무원 인건비가 약 20~25조 수준이 된다. 이건 안줄수가 없지
135조... 이 막대한 돈은 어디에 쓰일거같은가?
이중에 적어도 80~90조 이상은 토목건설에 쓰인다.
이렇게 쓰이는 90조의 인프라건설비용중 작게는 20~30조, 크게는 50조 이상이 토지보상에 쓰인다.
지방세도 마찬가지인데 비효율은 더더욱 극대화 된다.
어느 지자체는 지방예산이 남아돌아서 불필요하게 토목공사를 자꾸 발주한다.
어느 지자체는 예산이 없어서 장마철마다 넘치는 농수로를 확장해주지 못한다.
17대 대선당시 허경영의 정책은 이상적인 혁명가의 계획, 바로 그것이었다.
정책 하나하나 놓고보면 실현될리도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그런데 보는사람의 수준은 반드시 선을 구분지어 하나하나 따지고자 하다보니 논쟁이 되고, 결국 놀림감이 되고만다.
이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아쉽고 필요한 사람은 우리 국민인데, 이런 이상적이고 혁명적인 계획을 진지하게 논하고 더 나은 방법을 추구하고 실현시킬만한 대안이나 타협점을 찾아내는 시대적 흐름이 생겨난다면 우리정치는 혁명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고, 인물이 나타나면 지지하는 세력이 모이는 것이 아닌, 정책방향성을 제시해놓고 거기에 맞춰서 하고싶은 정치인을 나타나게 만드는 신흥 지지세력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허경영밖에 없었다.
"왜 허경영을 주제로 삼나요?"
그럼 박근혜나 이명박을 주제로 삼아볼까? 민주당이야 말로 구국의 의지를 가지고 새누리당에 대항하고자 하는 세력이라면 이미 극의 극까지 달한 망국기도세력에게 초법적 국민의 혁명권을 바탕으로 몇번이고 행동으로 보여주었어야 한다.
내가 대중에게 원한것은 "정책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었는데, 여태까지 한반도에 정책적 가치를 우선하여 내세운 사람은 안타깝게도 허경영밖에 없다.
"어자피 허경영 안될텐데" 그래 안되도 상관없어. 너희가 정책의 가치를 깨닫고, 정책이야 말로 정치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아준다면, 그런 지지세력이 되어준다면 그 표를 먹기위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대안이 나타날거야
한국의 대통령선거 별거 아니다.
약 3000~3500만명의 유권자중에 1000만표를 얻으면 대통령이다.
투표하는 사람의 30% 약간의 지지를 얻으면 된다.
이말은 곧 바꿀 수 없을것만 같은 우리나라 정치상황도 20세에서 35세 사이의 젊은이중 절반만 한마음이 되어 투표를 해도 600~700만표가 나온다는 소리다.
나는 허경영에게 연락하여 인터뷰를 신청하였고, 주뎅이로만 하지 말고 나가서 검증하자고 디씨 병진들을 도발하여 이끌고 경제공화당으로 갔다.
2시간 남짓 인터뷰에서 모든것을 알 수 없었으나, 허경영 정책설계도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거대정당의 그것보다 몇배는완성도가 높았으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명분]이 확고하였다. 게다가 모든 정책은 [인본주의], [신민주주의]라는 일관되 방향성을 가졌음을 느꼈다.
지금의 나는 새누리당 쪽 행사에도 깊게 참여하여 보고, 인맥을 만들고, 경제공화당도 나가보고, 암튼 민주당 말고 직접 나가서 확인 한번씩은 해봤다.
이제와서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 정치세계는 완벽하게 썩었으며, 혁명적인 국민인식변화와 과감한 결정만이 민족생존의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느꼈기 때문인데, 사실 여기아니면 어디다 쓰겠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이해관계]
우리정치세계는 철저한 [이해관계]로 엮여있고,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어 이제는 국민의식조차 강력한 [이해관계]가 지배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경찰은 할당제와 포인트에 눈이멀어 국민을 때려잡고 헌법을 파괴한다.
데스크 공무원은 곤란한 시민을 귀찮게 여기고, 민원이 들지 않도록 몸을 사린다.
지자체단체장들은 거둬들인 세금으로 어디 멋진 콘크리트 하천이나 호화 유람선을 띄우거나, 비상시 군사시설로의 유용을 염두하고 수십년간 초등학교앞 1개소 말고는 횡단보도조차 허가하지 않았던 전략도로의 중간을 공구리로 쳐막고 버스를 다니게 만들어 비상활주로를 조져버리는 찢어죽일 시행정까지 벌여가면서 자신의 대통령선거때 하나의 업적으로 만들어버렸다.
국민의 세금으로 자신의 다음 정치행보에 쓰일 업적을 만들기 바쁘다.
그런데 국민들은 더하다.
지방현안에 대한 세미나를 하는데, 훌륭한 대안과 방법론을 마련해놨어도 무관심하지만, 호화로운 부폐식을 준비하고 밴드를 불러 연회마련하면 개떼처럼 몰려든다.
나는 아주 합법적인 방법으로 쾌적한 공간에서 식음을 제공하면서 당원을 늘려나가고, 또 매 선거때마다 지속성을 가지는 충성도 높은 재가입 보장 당원을 확보하는 한편, 소비자형 재화공급서비스를 구상하여 정치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설계했는데, 안타깝게도 제대로 논의할 상황이 되지 않더라.....
이 글이나 정리하면서 취직이나 해야겠다. 경력이 아직 유효할때 말이다.
나도 나만 살 궁리를 좀 해야겠다.
그냥써봤다.
@ 새로운 문화현상을 얘기하는 데 있어 기존의 것에 비교해 새로운 것의 결함과 불완전함에 주목하는 우리의 편견이 가장 큰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