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마지막으로 공익근무가 끝났네요.
솔직히 말해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편하고 재미있게 2년을 지냈습니다.
(다시 복학을 하고 학교. 그리고 몇년 후에는 사회로 나가야 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공익복무가 간절했습니다. 이제 며칠 뒤면 학교에 가는데 소집해제되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닿지가 않네요. 훈련소 퇴소하고 근무지에 처음 들어설 때 그냥 그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했습니다. 어제까지도 그랬구요. 정말 시간 빨리가네요.)
저는 여러모로 운이 타고났었던 거 같습니다.
신검을 1년만 늦게 받았으면 당시 터졌던 병역비리 때문에 강화된 신검 기준에 얄짤없이 현역 갔을지도 모르고,
(제가 좌안의 고도근시로 인한 부동시 때문에 4급이 떴는데, 좌안이 -12디옵터인가 -14디옵터인가해서 4급 기준보다
훨씬 높아 안과검사 그 자리에서 4급 확정났었는데, 2009년 초에 신검 받았는데 2010년 즈음에 뉴스를 보니 시력 기준이 제 시력에 딱이었는지 더 높았는지 어찌됐던 기준이 강화됐더라구요 -_-;;)
근무지 본인 선택을 실패해서 울며겨자먹기로 재학생 입영신청으로 뺑뺑이 돌렸는데 지금 근무지 얻어걸렸고,
(복학 때문에 무조건 1분기.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편한 곳을 위해 행정관서를 지원하려 했는데 전부 실패. 시작한지 수십초만에 1분기 내 행정관서가 전부 없어졌고, 수분내에 1~2분기 요양원, 복지관, 지하철 할거 없이 근무지들이 싹 없어졌으며, 3~4분기 행정관서들도 싹 없어짐 -_-;; 1차 때는 재학생 입영 신청도 안되었었는데 2차 신청 때 가까스로 1분기 재학생 입영 신청 성공.... 이게 제가 알기로는 갑자기 인원 펑크 난 곳에 배치되는 걸로 아는데 보통 인력을 필요로 하는 요양원, 복지관, 지하철 등에 배치될 확률이 높았음에도 기적적으로 행정관서에 배치됐습니다.)
1년만 실무보는 과에서 있다가 나머지 1년은 자리 특성상 대부분의 시간을 잉여하게 보내는 자리로 올라갔고,
같이 지냈던 공익형들은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었고, 직원분들도 너무 잘해주셔서 별 문제없이 잘 근무했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선물까지 해주셔서 감동. 이렇게 잘들 해주시고 잘 지낼 수 있는데! 왜! 선임공익 & 공무원들하고 트러블이 일어나는 일이 있는건지! 왜들 싸워서 뉴스에 나오는지! 내가 호구인 것인가, 정말 좋은 사람들만 운 좋게 만난 것일 뿐인가.)
유형적으로 저에게 남은 것은 없지만 결코 의미없는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복무 중인 현역, 그리고 전역하신 예비역 아저씨들에겐 강제징집도 모잘라 대우까지 형편없는
이 나라에서 너무 고생많고, 감사하다는 말과 공익 및 산업체에 복무 중인 보충역분들에게는 열등감이나
창피함 가질 것 없이 당당하게, 그리고 성실히 복무하시길 바라며(째발 뉴스엔 나오지 맙시다.) 대한민국 아저씨들 파이팅.
씌바 이제 나도 아저씨구나....
ps : 현역 복무 중인 분들, 혹은 미필이신 분들. 건강이 제일입니다. 몸 다치지 않게 최선입니다만, 만일 복무 중 다치게 되었을 때, 선임들 눈치 본답시고 참다가 나중에 탈나지 맙시다. 나중에 제대 후에 따로 병원가서 후유증을 확인해봤자 복무 당시의 진료 기록과 같은 물적 증거가 없으면 울고짜고 보채도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보훈청에서 사무를 보는 공무원분들은 의사도, 판정을 내리는 심사위원도 아니니 너무 뭐라 그러진 맙시다.
ps2 : 마지막날 하필 보훈처장 할아버지가 출두해서 상전 모시는 준비한답시고 졸지에 투명인간 되버렸음.
수꼴 성향에 요번 정권 낙하산으로 내려꽃혀지신 할아버지라서 별로셨는데 나의 마지막길을 막으시다니.
보훈처장 할아버지를 욕합시다. 보훈처장은 나의 원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