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말하는건 저변이 아니라 실력. 그리고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일본까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럽, 중남미는 무조건 올려다보지도 못할 높은 벽이었고,
그 외 아프리카 정도나 되야 '피지컬이 압도적으로 차이나지만 그래도 잘하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느낌이었고, 서서히 사라져가는 2002 황금 세대들과 그 뒤를 잇는 확실한 후계자들이 전무한 상황에서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 등이 겹치면서 다시 2002년 이전으로 돌아가나 했었습니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사상 첫 원정 16강 달성과 오늘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특히 2010년 월드컵 이후부터는 패배를 하게 되면 말 그대로 '그 날 경기에서 진 것일 뿐'이지,
'상대가 유럽,중남미라는 벽이라서 못 이겼다.'의 지레 겁먹고 들어가는 의식은 많이 사라진거 같습니다.
2002년 당시의 초호화의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들은 없지만, 선수들간의 격차가 꽤 많이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과거에는 박지성,이영표, 안정환 등 A급 해외파 몇 명의 선수들이 C,D급 국내파 선수들
이끌고 외롭게 살림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다 그냥 고만고만한 선수들이지만 아무리 못해도 B급은
되는 듯한 선수들끼리 알콩달콩하는 듯한 느낌?)
특히, 홍명보 은퇴 이후(있었다하더라도 2002년 이전까지는 세계 수준에선 뻥뻥 뚫렸는데....) 수비진은
그야말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부실공사한 건물이었는데, 요번 올림픽은 그야말로 ㅎㄷㄷ 장난 아니네요.
(현재 올림픽 수비진이 원래 최초 구상할 때의 주전이 아니라면서요?)
다음 월드컵부터는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16강은 그냥 가고, 향후 10~20년 내로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고,
힘 대 힘으로 싸워도 밀리지 않는 양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열도인들의 만화처럼 일본이 월드컵 우승을 하는 그런 장면. 지금이야 미친 스토리로 취급하면서 웃는데,
정말 이게 단순히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1세기 들어오면서부터 한국과 일본은 정말 조용히, 그리고 점진적으로 알게 모르게 상승곡선을 그린 것이다보니.....)
과거 선수들을 비하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김남일, 김정우, 이호, 김상식, 유상철 등
위의 열거된 선수들말고도 훨씬 더 많고, 이 선수들이 항상 못했던 것만은 아니지만
(몇몇 그리고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탈아시아의 레벨?이라고 생각하기엔 물음표가 붙었죠.)
이런 선수들에서 기성용, 구자철이 나올 줄 누가 알았고,
(항상 일본의 나카타같은 존재를 부러워했었는데.....)
전설의 QBK 야나기사와와 타카하라 등으로 절망에 가까운 공격진에서
혼다, 카가와같은 선수가 나올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시아용 킬러라고 놀림받는 최용수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한 일본이었는데....)
사람들은 2002년의 황금세대가 이미 끝났다고 말하는데, 전 전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02년 당시 예체능 진로를 선택하던 꼬꼬마들이 지금의 선수들인지라 오히려 이제야 시작이죠.
그 때부터 폭발적으로 인프라도 확충된지라(축구 자체의 인기는 없진 않았으니까요. 점심 먹고 친구들하고
운동장에 볼 차러 나가지, 볼 던지러 가는 일은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프로리그 인기는 이와 정반대라는건
좀 특이할만한 현상인거 같습니다.) 앞으로 양질의 선수는 꾸준히 쏟아질겁니다.
양질의 선수가 쏟아진다는건 경기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것은 곧 어떤 방향이든,
그리고 어느 시기이든 결국엔 인기로 편승된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야구장 좀 지어주세요. 프로 뿐만이 아니라 아마추어,
그리고 야구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동네 야구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자리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