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5년전쯤 있었던 일이다.
지금이야 나이 먹어서 먹고 살기 바빠서 친구들 만나기 힘들지만
그땐 1달에 1번 정도는 친구들 만나서 맥주 한잔에 얘기하고 그런 재미가 있었다.
국민학교 친구도 있고 고등학교 친구도 있지만
그래도 제일 자주 만나게 되는건 국민학교 친구다.
이제 다들 대학 졸업하고 사회 생활 갓 입문할 시기쯤 되니까
여자 친구를 합석 시키거나 그런 일이 심심치 않게 있었다.
처음에 만날땐 좀 서먹서먹 하긴 했는데 자주 얼굴을 보게 되니까
친구 여자친구 라기 보다는 그냥 여동생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될지.
우리 동창 모임 중에서 커플인 녀석도 있고
솔로인 녀석도 있고 그냥 애인 유무 없이 만나고 그랬다.
그런데 우리 동창 모임에 모태솔로인 한녀석이 있었다.
이 얘기에 비련의 주인공이 되는 내 친구놈이다.
이 녀석을 A라고 해야겠다.
A가 말하기를 10대때 연애를 해봤다고 그러는데.
10대때 하는건 애들 장난이고,
성인 되서 하는건 또 다른 차원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냥 우리들 끼리는 모태솔로라고 그랬는데.
20대 후반이 되도록 연애를 못해서 딱하게 여겼는지
친구 커플이 여자를 하나 소개 시켜주게 되었다.
커플 중에서 내 친구인 남자 녀석은 B.
B의 여자 친구는 C.
그리고 A한테 소개 시켜준 C의 여자 친구를 D.
하여튼 소개 시켜주고, 나쁘지 않았는지
A와 D는 연락을 주고 받고 했나 보다.
일 때문에 바쁘게 지내다보니 그냥 소식만 알고 있을뿐
D의 얼굴이라던지 자세한 상황은 모른 상태에서
유일하게 내가 자가용이 있었던 상태라.
C와 D가 살고 있는 인천으로 놀러 가자고 친구인 A와 B가 회사로 찾아 왔다.
내 친구 A와 B는 서울 살고 있었고,
당시에 난 일때문에 잠시 서울을 벗어나 인천에 지냈기 때문이다.
커플 모임에 솔로인 내가 가기가 기분이 꺼림직 하긴 했는데.
친구 두놈의 성화에 못 이겨서 2커플 모임에 나 혼자 포함 5명이 만나게 되었다.
다들 성인이라 만나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내 성격은 모임이나 자리에서 주로 발언을 하면서
리드를 하는편이라 이 날 자리에서도 주로 내가 얘기 하면서 리드하고
원래 평소에는 웃기려고 그러면 잘 웃기고 그러는 편은 아닌데
의도하지 않은 얘기에 C와 D는 빵빵 터지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었다.
반대로 A는 내성적인 편이라 커플 모임에 본의 아니게 내가 주도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A의 여자친구인 D와 내가 주로 얘기를 많이 주고 받고 그랬다.
그러다가 A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10분이 지나도 오지를 않았다.
서울 촌놈이 인천 지리도 모르는데 어딜 간거지 하는 생각과 함께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고, 갑자기 좋았던 분위기가 걱정 모드로 바뀌게 되고
1시간이 지나서야 A가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 날이 로즈데이여서 자기 여자 친구 D한테 꽃을 주려고 길거리를 방황을 한듯 했다.
하여튼 1차는 그렇게 흐르고,
2차로 노래방에 가서 놀기로 하였는데.
나도 발라드 라던지 슬픈 노래 같은걸 부를줄 알고.
팝송도 알고 J팝도 알고.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지만.
사실 노래방을 사람들과 다니는 이유는
아는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 호흡을 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더군다나 오늘 만난 자리가 자리인 만큼
분위기가 즐거워야겠다는 생각에
둥지 같은 트로트도 부르고.
분위기 띄우는 가요 위주로 부르게 되었다.
반대로 A 같은 경우 슬픈 노래 라던지
애니메이션 주제가.
J팝 같은걸 부르니.
요즘이야 이쪽 바닥이 어느 정도 오픈이 되긴 했지만
4~5년전쯤에는 이른바 오타쿠 문화에서나 흐를듯한 노래를 부르니
C와 D는 그냥 듣기만 하고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는 분위기였고.
때로는 이별노래 같은걸 부르니
좋은 기분에 만나서 분위기를 애써 띄우면 A가 다 죽이고 그랬다.
그렇게 2차로 노래방도 놀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가 넘었을듯 싶었다.
20대때 무슨 용기가 있었는지.
5명이서 단체로 외박을 하게 되었는데.
모텔 방을 2개 빌려서
남자들 3명이 1방에 여자 2명이 1방에 서로 나눠서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 해장하고 헤어지자고 내가 먼저 그랬는듯 싶었다.
모텔 가서도 술을 추가로 사와서 남자 방에서 잘 마시고
점심쯤에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던 와중에
C와 D가 그냥 헤어지기 아쉬우니까
더 놀다가 저녁때 헤어지자고 그랬는데.
5명 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자가용이 있는 상태에서
인천 안에서 놀만한 곳이 없을까 싶은 와중에
5명이서 계획에도 없던 월미도를 놀러가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월미도로 놀러 가자고 그런 것도 내가 그런듯 싶었다.
나란 녀석은 분위기 좋아서 조금이라도 호응 해주면 그냥 대책 없이 뛰어드는 그런 녀석이니까.
그냥 주제 없이 이런 일이 있었다... 하는 거라면 몰라도...
결말이 없이 도중에 끝난 듯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