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맛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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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bl 작품 리뷰&소개] 한국 bl 웹툰 리뷰 - 엔딩을 말하다 (0) 2016/08/03 AM 03:23

 


엔딩 표지.jpg

 

 

 

작가 : 모주 

길이 : 장편 

수위 : 12금 (씬은 어두운 실루엣으로ㅋ)

출판사 : 대원씨아이 (서비스 : 미스터블루, 리디북스 등)

완결여부 : 완 (46회) + 외전 진행 중(5화 예정)

개인적 평점 : ★★★★

 

 

 

 

엔딩2.jpg




공주인&백서진

 

작가는 공수의 구분에 대해서는 독자의 자유에 맡긴다고 했지만, 스토리상 서진&주인이 되어야 합당할 듯.

 

 

 

※ 주의 : 본 리뷰에는 작품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리뷰는 유료부분 컷을 10컷 이하로 제한했습니다. 

 

 

 

 

 

 

다시 bl 리뷰를 시작하게 됐지만, 참 좋지 않을 때 복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레진 사태로 인해 웹툰계에 피해가 없을 수 없을거고, 내가 좋아하는 bl 웹툰들은 어떻게 되나 생각 또한 들고.


아무튼 리뷰 복귀작은~이걸로 정했다!


 

 

 

 

경영학과 재학생인 공주인(24)은 형이 운영하는 까페에서 알바를 하면서 진상 손님을 만나게 된다. 그 손님이 자신이 좋아하는 웹툰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무려 수백만원 타블렛 pc를 훔쳐보다 박ㅋ살ㅋ을 내게 되는데-_-;

질질 짜면서 변상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애원하는 공주인에게, 진상 손님 백서진(27)은 자신의 이번 작품이 동성애물이라며 동성애자 체험을 위해 계약연애를 제시한다. 수락하면 수리비를 면제해주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공주인이 조건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둘은 계약으로 묶인 가짜 연인관계가 된다. 




일단 여기서 내 취향부터 밝혀야겠는데, 나는 bl초창기부터 꽃공이나 약(弱)공물을 아주 좋아했다. 그러니까 수(바텀)보다 예쁜 공(탑)이나, 수에게는 공이지만 그 외의 인물에게는 공이 깔리는 작품들을. 

사실 최초의 bl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과 나무의 시'가 약공이 나오는 작품이니만큼 역사가 유구한 커플링이건만, 한국 창작물중에서는 코믹이든 소설이든 약공이 나오는 작품을 거의 본적이 없다. 보통 있더라도 페이크 커플링이고. (예를 들면 수가 약공과 사귀다 약공을 떠나고, 약공이 새로운 공과 엮이면서 수가 되는 전개)

 


결국 약공이란건 철저하게 대다수의 동인녀들 취향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아마 생리적인 거부감을 느끼는게 아닐까 싶은데, 그런 bl 작품은 아마 여성들이 보기엔 여자 둘이 연애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하고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이상적인 남성향이 아니라 그런게 아닐까.


부남자로서 동인녀들과 성별상 취향이 갈리는거겠지만, 어쨌든 난 공이 떡대 쩔 벌어져 있고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공이든 수든 아주 예쁘게 생긴게 좋다. 그런 비현실적인 남자는 같은 수컷으로서 짜증나지 않을 수 있겠냐고ㅋㅋㅋ 이건 비단 나만의 취향은 아닐거다. 




아무튼 약공은 거의 나오는 작품이 없다지만 꽃공은 얘기가 좀 다른데, 얼굴이 정말 예쁘면서도 여자같다는 느낌은 없고, 약하지도 않으면서 성격도 괄괄한 소위 '미인공'이라 불리는 부류는 인기가 많은 편이다. (보통 얼굴과 다르게 남자답다거나 완력이 강하다는 표현이 많다.)


그렇다. 왜 이제까지 이 얘기를 했냐면, 이 작품이 bl중에서도 상당히 드물다는 꽃공&미인공인 것이다! 수 캐릭터인 공주인이 꽤 평범(?)하게 생겼기 때문에, 더욱 백서진의 외모가 부각되는 편.

커플링도 취향인데 거기다 이 만화는 그림체가 완전 내 취향이다! 작품을 판단하는데 좋은 버릇은 아니지만, 내가 워낙 이렇게 예쁜 그림체를 좋아해서. 아니, 예쁜 그림체는 무조건 완소다ㅋㅋ



 

처음에는 돈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나던 공주인이었지만, 점점 서진에게 마음을 열게되면서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당황스러운 쪽은 오히려 백서진 쪽. 자신이 좋아했던 죽은 옛친구와 겹쳐보이게되고, 계약 연애를 제시한건 자신이었지만 진심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오히려 공주인을 밀어낸다.

본인도 주인이 싫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사회에서 게이라는 소문이 나면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주인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엔딩3.jpg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안 뒤로부터는, 오히려 공주인이 적극적으로 대쉬한다.)


 

 

 

엔딩을 말하다의 배경은 일단 가볍지 않은데, 게이인 것을 들키고 따돌림 당하다 자살한 서진의 옛 친구나 후에 주인이 친형에게 커밍아웃하자 형이 보이는 격한 반응 등, 현실적으로 일어날법한 상황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럼에도 작품의 분위기가 무겁지 않은건 작가의 유머센스가 매우 탁월하기 때문. 개인적으로 유머는 개인의 천부적인 재능이라 생각하는 편인데, 그만큼 다른 사람을 웃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살얼음판 걷는 것처럼 위태위태한 사랑을 그리는 bl의 경우는 더더욱. 시리어스한 분위기의 bl 명작보다도 개그포텐이 터지는 bl을 찾아보기가 오히려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한 점에서 엔딩을 말하다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작가의 개그묘사는 매우 뛰어나며, 서진과 주인의 사랑싸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엔딩4.jpg




(보고 있으면 진짜 웃긴다ㅋㅋㅋ)


 



 

엔딩5.jpg

 

 

엔딩6.jpg




 

특히 얼굴을 붉히는 장면을 분위기에 맞게 잘 그리는데, 유려한 그림체와 맞물려 반한 표정이나 먹먹한 표정등을 모두 실감나게 표현한다.

얼굴을 붉히는 장면은 bl에서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니만큼 매우 중요한 묘사.



작가는 계약연애부터 시작해서 서로가 점점 끌리며 결국 진짜 연인이 되는 과정을 굉장히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bl은 장편을 그리기가 힘든데,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고 큰 무리없이 진행되는 것은 작가의 내공을 보여주는 부분.




작품의 아쉬운 점을 조금 말해보자면 까메오 활용에서는 미스가 아닐까 싶은데, 작품 중후반부에 나오는 주인의 중학생 과외 제자의 얘기는 불필요했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제자들을 보면서 서진이 작품의 원하는 아이디어를 얻게 됐지만, 약간 산으로 가는 느낌이 아쉽다. 차라리 그 부분을 제외하고 더 빨리 엔딩을 봤으면 더욱 인상이 강렬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주인이 서진에게 반하는 계기가 된 특별한 일이 없었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미스. 심정의 변화를 일으킬만한 특별한 사건이 너무 없이 게이가 아니던 공주인이 어느 순간 서진을 사랑하게 된 느낌이다. 

 

공주인이 갈등을 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결국 딱 10화만에 서진에게 완전히 반하게 되는데, 이유가 '잘 생겼다'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물론 bl특성상 한쪽이 좋아하지 않으면 다른 한쪽은 사랑을 해야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지라 공주인이 빠르게 턴페이스 하는 것도 이해는 하는데, 그 심리변화가 너무 빠르고 전개를 납득시켜줄 수 있는 묘사가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작가는 공주인보다는 막상 계약연애를 제시한 서진을 더 자세히 그리고 있고, 친구가 죽은 트라우마 때문에 진심이 되기 싫은 서진의 과거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통 한 쪽이 게이여야 얘기가 진행이 되는데, 일단 둘 다 게이가 아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주인에 대해서는 과감히 빠르게 반하는걸로 설정한 모양. 

작가의 선택이라 스타일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장편이니만큼 주인의 갈등과 고민에도 조금 더 내용을 할애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뭐 하기사 반하는데는 이유가 없다. bl은 장르가 로맨스고,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데는 현실에서도 별 이유가 없는게 보통 아니던가. 




엔딩을 말하다는 많은 유머와 낮은 수위로 bl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동인녀들의 취향을 사로잡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컷분할과 묘사가 매우 뛰어나서 읽기에 불편하지 않고, 심리묘사에 따른 두 사람의 감정의 흐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꽤 현실적인 일상을 그려서 그런지, 전개가 극적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다소 부족하여 살짝 밋밋한 느낌을 주는것이 아쉽다. 하지만 이는 작품에 나오는 말처럼 서진과 주인이 평범하게 동성을 사랑하는 일상이 친숙해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라 봐야할 것이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심리변화를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면서, 사회의 게이에 대한 차별과 부조리한 선입견 속 진지하면서도 쾌활한 서진과 주인의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고전 '뉴욕뉴욕'처럼 동성애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는 다른 의미로, 그런 어려움 속에서 숨기면서도 때로는 밝히고, 피하면서도 때로는 맞서며 더욱 서로를 위하는 현실적인 동성의 사랑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무척 즐겁게 본 한국 bl이었다. 블로그를 복귀한 것도 이 리뷰를 쓰기 위해서였으니, 여러모로 참 내 취향에 딱 맞았다.


 

 

 

 

 

 

 

 

 

엔딩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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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인이 서진에게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jpg

이런 묘사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ㅋㅋ

 

 

 

 

 

엔딩10.jpg




아울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수현이었다. 왜냐고? 예쁘잖아. 나는 얼굴 예쁘면 일단은 다 좋아한다(ㅋㅋㅋ)


실제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렇게 멋부리는 캐릭터를 끼순이라고 해서 꽤 싫어하는 모양이지만, 어차피 2d 캐릭터인데 뭐. 얼굴이 예쁠수록 사랑스럽다. 아마 주인과 엮였으면 주인이 공이 되었을테지.

엔딩을 말하다 본편은 완결이 났고, 외전이 세 편 남았는데 주인과 수현이 각자 바람이나 한 번(...) 나서 서로 사귀는 척이나 한 번 했으면 좋겠다(ㅋㅋ)


 

그나저나 이 리뷰를 몇날 며칠동안 썼다...다음 리뷰부터는 이렇게 길게 못쓰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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