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전에 이런 저런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썼었습니다만....
결국엔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이유는 그 전에 적어 놓은 글들을 통해 대충 눈치 채시겠지만,
생일에 일단 제가 얼굴만 보자고까지 이야기 했는데,
머리 아프다는 이유로 저를 만나길 꺼려하고, 토요일에 보자고 했던 터이고...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가족에게 털어놨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 동생이 선물 준비도 많이 도와주고, 꽃다발도
직접 재래시장까지 가서 챙겨주고 할 정도로 신경 써줬는데
그렇게 머리 아프다는 핑계로 그러니깐 자존심도 상했습니다.
아니, 제 동생이 수고해준 거에 대해서 거부를 당하니 화가 났었죠.
아무튼!
머리가 아플 정도면 정말 죽을 정도로 아파서 쓰러질 정도는 아니고
카톡할 정도면 정신은 있는 건데, 핑계였던 거죠.
사실 핑계가 맞았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
저는 한 살 어린 여동생도 있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기가 오히려 편했죠.
그래서 가족들이 이야기 하기론 일부러 피하는 것 같다고 했고
저 역시 그런 듯 하였는데, 여기서 토요일에 보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저를 말리고 주말에 약속있다고 미루라고 해서 실제로 주말에 할머니 댁에 가야 하는 거였지만
일요일이었는데, 주말 내내 시골에 내려가야 된단 식으로
<미안한데.. 주말에 못 만날 것 같아, 할머니 생신이라 시골 내려가야 할 것 같거든...>
이라고 보냈더니 <아...그래? 어쩔수없지> 라는 단답형의 문자 이후로
연락이 안 오더군요. 그래서 저도 일부러 추가로 연락은 안 했습니다만....
사실 저랑 만나겠다고 생각이 들었으면, 이 이후로 그럼 다음주에 볼 수 있어?
라는 식의 질문도 있어야 했는데, 그런 거 전혀 없었죠.
그러다가 어제 (금) 친구를 만나서 강남에서 술 한잔 간단하게 하고 집에 오는데
문자가 띡 오더라구요. 장문으로 <오빠. 읽고답하지 않는거 보니, 오빠도 나만나고싶지 않은가보네..>
하면서 그 다음으로 내용이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그랬던 거고 생일에 만나지 못 하겠다고 한 거는
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느라 그랬다며 장문의 문자를 보냈더군요.
그래서 거기서 딱 답은 하나라서, 결국엔 가족과 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결론적으로 잘 지내라는 내용의 간단한 문자를 남겼습니다만,
어이 없는 건 오히려 그 쪽에서 저에게 되게 쉽게 문자로 헤어지자고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며
만나서 이야기 하려고 했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그러길래 제가 그래서 너 맘이 그렇게 정해졌는데
내가 뭐라고 하냐고 그러니깐 또 이래 저래 이야기 하더니 제가 막 반박을 하며
생일에까지 너를 보려고 했고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유보한 건 너 아니냐?
근데 내가 더 이상 뭘 얘기해야 하냐? 이러니깐 내가 나쁜년이네 미안하다 이러면서
막 그러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우리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러고 끝냈습니다.
그랬더니 오빠 미안했고 잘 지내라며 왔길래 그냥 읽지도 않고 나가기 누르고
번호 삭제하고 차단 걸었습니다.
차단 걸기 전에 저랑 문자 나눈 와중에 이미 프사도 바꾸고 프로필 문구도
<오늘만은스무살> 이러면서 케잌 이모티콘이라 붙여 놓고
배경 사진도 생일 파티하면서 케잌 초 끄는 사진 올려 놨더군요 ㅋㅋㅋ
아니 나랑은 머리 너무 아프다고 생일에 내가 가겠다고 했는데도
만나지 못 하겠다며 토요일에 보자더니... ㅋㅋㅋ
친구랑 술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데, 제가 별 말 없으니깐
새벽 1시 넘어서 그렇게 문자를 남긴 듯 ㅋㅋㅋㅋ
걔 말로는 생일에 선물사오고 했을 거 아는데 못만나는 내 마음은 어떻겠냐며
오히려 제가 하는 말에 반박을 하더군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성격의 차이가 극명했기도 했고, 마이피에는 적지 않았지만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있었지만,
저랑은 안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만약에 이 사람이랑 오래 만난다고 했어도, 결혼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는 사이었기에, 그냥 헤어짐이 빨랐던 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해요.
일전 글에 Trowa 님께서 자기 중심적인 사람은 피곤하다 하셨는데,
딱 그런 사람이었고, 저에 대한 배려? 같은 건 전혀 없이
자신의 의견만 피력하더군요 ㅋㅋㅋㅋ
여태 만났던 사람들이 다 만났을 때 딱 심쿵!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만나다 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사귀게 된 거지만, 집에서는
이제 좀 만났을 때 심쿵하는 사람을 좀 만나 봐라 하더군요.
그렇게 해도 오래 만날까 말까 하는데, 처음에 아닌 사람을 왜 굳이 만나냐고....
뭔가 성격도 다들 비슷하고 했던 사람들, 상황도 비슷한 사람들...이라서
문제였지만, 저도 좀 생각을 고쳐 먹을까 해요.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편하게 대하지 못 한 부분 있었는데,
결혼을 전제로 오래 사귀면서 그런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그렇게까지 제 맘을 숨길 필요 있나 싶고, 가볍게 생각하려 합니다.
잘 헤어진 것 같아서 오히려 속이 편하네요.
여태 계속 만나면서 불편함이 따라 왔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