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삶에 있어서 버킷리스트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겁니다.
옛날 사람이라서 버킷리스트 보다는 평생 소원이라는 말이 좀 더 가까운 우리 엄마의 버킷리스트는
한라산 정상에 올라 보는 것이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저녁
계획에 없던 금요일 휴가가 생긴 엄마가 소파에 앉아 티비에 나오는 한라산을 보면서 '아유 저기 한번 가고싶다' 하고 중얼거린 말이
저의 머리를 갑자기 강하게 두드렸습니다.
갈까? 하고 물어봤더니 평소에는 '안가' 하시던 엄마가
그날은 왜인지 '가는데 얼마나 드니?' 하고 물어보길래
주말 스케쥴 전부 캔슬하고 비행기표 부터 알아보았습니다.
돈없어서 못가 하시는 엄마에게
아들이가 다 낼게 요즘 우리 둘이 가도 100만원도 안나와 라고 설득하고
젊은 애들이나 올라가지 나이들어서 저기 어떻게 올라가니 하시는 엄마에게
엄마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어요!! 내일의 엄마한텐 오늘의 엄마가 젊은이야! 라고 설득하여
엄마와 단 둘이 급작스럽게 제주도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치도 않은 무릎으로 남들보다 두배는 걸려서 다녀온 산이지만
본인이 여기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며 너무 좋아하던 울엄마,
울엄마의 평생 소원을 이룰 수 있게 해준, 그 멋진 풍경을 가득 담아 올 수 있게 해준
한라산님의 날씨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다 같이 효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