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본 적이 있는가― 고사조(告死鳥)의 울음소리를」
그건 매우 짧은 서론이었다. 얀고 이병이 선임인 가르돈 중사에게서 브리핑 직후에 들은 소문 이야기.
하지만, 매우 불길한 소문 이야기, 였다.
전투 중, 전조도 없이 울려퍼지는, 새의 소리.
그걸 들은 자는 귀환하는 일이 없으며, 반드시 전장에서 숨을 거둔다고 한다. 높은 미귀환율의 전쟁터를
전전하면서, 내일의 일을 알 수 없는 병사에게 있어선, 그것이 소문이라 할지라도, 웃어 넘기기엔 무거운
이야기다. 등줄기가 싸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얀고는 승차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어째서 그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거야……?)
그런 당연한 것을 얀고가 깨달은 것은, 전투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얀고 이등병은, 디바인ㆍ크루세이더즈― 통칭ㆍDC라 불리우는 군사결사(軍事結社)에 소속된 전차병이다.
지난날 "DC전쟁"이라는 그 이름을 남길 정도로, DC의 존재는 지구연방정부에 있어서 심각한 위협이었다.
그렇다고 하나, DC전쟁은 그 발발에서부터, 매우 짧은 기간 안에 종결되었다. 연방군의 한 부대가 총수
비안ㆍ졸다크를 쓰러뜨린 것으로, DC의 전투지속능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DC는 국가가 아닌, 결사였기
때문에 생긴 취약점이었던 것이다.
신서력(新西曆)이라 불리는 이 시대, 인류는 구서력시대의 국가의 틀을 짙게 남기면서도, 통일정부체제인
지구연방정부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 실제론 통일정부의 존재를 좋아하지 않는 자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
하지만, 모든 무력충돌은 내전이라고 규정될 것이다. 하지만, DC전쟁은 그 뒤에 이어진 L5(엘파이브)전역의
전초전으로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외계지적생명체ㆍ에어로게이터에 의한 침략전쟁이었던 L5전역은, 인류의 기억 그 깊은 곳에 깨어난,
내전이 아닌 전쟁이란 현실이었다. 그 때문에 DC전쟁 또한 전쟁이란 이름이 붙어있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는
자는 적다.
연이은 전쟁과 전역을 거치면서,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비안 총수를 잃고, 한번은 와해된 것처럼
보인 DC의 잔당이, 각처에서 연방군에게 무력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되살아난 전쟁의 시대의 잔불인지,
또 다른 확산의 불씨인지, 아는 자는 없다. 그것이 신서력 187년의 지구권의 상황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북서부에 위치한 알제리 지구. 서력시대에는 독립국가였던 이 땅도, 명목상으론 지구연방
정부의 한 행정구로 되어 있지만, 그 통제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DC는 대륙중앙부의
지하인공동면시설 어스크레이들을 유력한 거점으로 하고 있으며, 이 지구는 DC잔당의 얼마 없는 세력범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방군에 의한 잔당토벌작전이 L5전역 직후부터 전개되어, 격전지 중 하나가 되었다.
사하라 사막에서의 서전(緖戰)은, 물량을 바탕으로 한 연방군의 우위로 진행되었다. DC잔당부대는 남부의
아하가르 산지로 후퇴, 방어진지를 구축하였으며, 화산성 암석봉우리와 기이한 봉우리가 이어진 이 땅에선,
지상전력의 진군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DC잔당은 지리를 이점을 살려 방어에 전념, 어스크레이들에서의
증원과의 협공을 시야에 둔 지구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DC전쟁으로 인해, 전장의 양상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에서 크게 변하였다. 인간형 기동병기가 대량으로
투입된 것이다. 인간의 10배는 되는 신장을 가진 병기들이, 강철의 병사로서 격돌하는 전장.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후방에서, 그 현실을 영상으로 알게 된 자들에겐, 그건 마치 신화의 시대가 펼쳐진걸로 보였을 것이다.
그때까지 인류가 이미지하고 있던 로봇을 초월하는 존재, 말하자면 슈퍼로봇에 의한 대전(大戰)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특기(特機)라 불리는 극히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인간형기동병기는 크게 지구연방구이 투입한 퍼스널
트루퍼와, DC가 운용한 아머드모듈로 분류된다. 각각 육전병기와 항공병기로부터 발달한 것이었으나, 서로의
이점을 흡수하고, 기술적인 교류를 거친 결과, 여러 전역에 있어서 주력병기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초기부터 아머드모듈이 적극적으로 투입된 DC군에 있어선, 연방군 이상으로 그 경향이 강하다. 지상전력의
주역의 자리를 빼앗긴 전차병의 지위는 낮다. 실제 대우 이상으로, 그들은 심리적 거처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던 중, 얀고를 비롯한 전차병의 우울을 날려버린 것은, 새로운 주력전차(MBT)의 배치였다. MHT-27
〈퓔기어〉, 그 획기적인 MBT는 무한궤도 대신 장비한 호버에 의한 그랜드 이펙트로 높은 기동성을 자랑하며,
퍼스널트루퍼의 주력화기와도 비견될 리니어 캐논을 탑재하고 있다.
이렇게 고성능의 전차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문은, 전차병들 사이에서도 떠돈 적이 없었다. 퓔기어의 출자에
회의적인 병사들도 있었지만, 얀고도 가르돈도 그들의 차장도, 쌍수를 들고 이것을 받아 들였다.
실제로, 이 날의 전투에서도 그들의 퓔기어는, 연방군의 RPT-007 <양산형 게슈펜스트 Mk-Ⅱ>와 RAM-004M
<리온>을 격추하였다. 울분이 쌓여있던 인간형 기동병기를 2기, DC전쟁 중에조차 올려 본 적 없는 큰 전과이다.
「블루06 락 온!」
얀고의 말을 듣고, 가르돈의 손가락이 트리거를 당긴다. 퓔기어의 리니어캐논으로 부터 고속으로 자성탄환이
사출되어, 블루06으로 마킹된 RAM-005L <랜드리온>의 좌퇴부에 직격하였다.
가르돈은 차장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제2사를 감행, 그것이 쓰러진 랜드리온의 콕핏부를 꿰뚫고 격추 하였다.
퓔기어의 차내에 환성이 울려 퍼진다. 이것으로 3기째 격파다. 승무원들이 환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하가르 산지의 전투는, 장기전을 바라고 있던 DC잔당군의 계획과는 달리,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어스
크레이들로부터의 증원이, 연방군에도 감지된 것 인지. 과거 DC가 사용한 리온 시리즈를 주력으로 한 연방군
부대는, 일기가성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앞선 전투에서 많은 아머드모듈을 소모한 DC의 수비진을 기세로
몰아붙여 무너뜨리려는 판단일 것이다. 야지전에서는 전차보다도 인간형 기동병기에 승산이 있다는 계산도 연방군
지휘관의 뇌리에 있었음이 틀림 없다.
하지만, 퓔기어의 성능은, 기존의 MTB를 상정하고 있던 전술판단을 뒤집어 엎었다. 호버링에 의한 고기동으로
리온 시리즈와도 충분히 싸울 수 있는 퓔기어 부대는, 공격해온 연방군의 공세를 어렵지 않게 막아내었다.
전투개시로부터 6시간이 경과하여, 연방군의 공격이 일단락 되었다. 파도가 빠지듯 공세의 압력이 진정되어가고,
DC잔당병에게 한숨을 돌릴 여유를 주었다.
얀고는 화기관제장치(FCS)로부터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있었지만, 음료수의 팩에 입을 대었다. 장전수라고 해도
얀고의 일은 글자 그대로 탄환을 장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직종명은 구시대 전차에서 남은 것이지, 리니어캐논이나
미사일의 전자제어가 그의 담당이다.
「왜 그래, 얀고. 안먹어?」
「아뇨, 전 이걸로 충분합니다……」
가르돈이나 차장은 여유를 부리며, 가벼운 음식을 먹기도 하였지만, 얀고에겐 수분보급만 하기도 벅찼다.
교전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에겐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사령부로부터의 전역정보를 받으려 했던 얀고는, 세 번의 에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자전 능력에 있어서도
퓔기어의 그것은 고도의 레벨이며 지금까지 단순한 장애는 거의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이저 회선으로 변환해볼까……)
얀고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갑자기 복수의 시스템이 다운되었다. 노이즈에 휩싸여 처리가 무거워지고 색적능력이
0에 가까이 떨어진다. 전조도 없는 시스템 이상에 얀고가 당황했을 때, 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엑!!)
대기를 진동시키는 높은 소리. 아니, 그건 소리라기보단 목소리처럼 들린다. 대지를 기어다니는 자의 머리 위에서
울려퍼지는, 불길한 소리
얀고의 뇌리에는, 거대한 괴조가 날개를 펼치는 광경이 떠올랐다.
「아, 아아아……!」
얀고의 자리보다 높은 위치에 앉아있는 가르돈의 목소리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고사조다…… 이 소리, 죽음을 알리는 새의 소리!!」
그것은 마음 속 깊이, 공포에 떨고 있는 자의 비명이었다.
「중사님 그건 농담이었던게……」
그렇게 웃어 넘기려던 얀고의 웃음은 얼어 붙었다. 두꺼운 장갑을 통해 전해지는, 무거운 굉음.
그것은 머리 위에서부터 다가왔다. 아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얀고가 그렇게 눈치 챈 다음 순간, 격렬한 진동이 전장의 대지를 흔들었다. 실제론 연속된 몇 번의 진동이었지만,
그것이 하나의 충격이 되어, 퓔기어를 전복시켰다. 시트벨트에 흉각이 조여져, 고통에 숨을 들이 쉬면서도, 얀고는
측면감시 모니터가 표시하는 광경을 본다.
대지에 꽂혀있는 거대한 십자가, 그리고 그 옆에 굴러다니고 있는 관. 고사조가 떨어뜨린 것은, 묘지 그 자체였다――.
◆◆◆
그것은, 십자가와 관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것 일리가 없다. 어느 것도 길이가 20미터는 넘을 법한
거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묘비로밖에 보이지 않는 십자가 모양의 그 물체는, 하지만 묘비 자체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4개의 물체가
퓔기어 2기와 랜드리온 1기를 짖눌렀기 때문이다. 폭발은 하지 않았으나, 그 어느 것도 콕핏 부분이 파괴되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탑승자는 전원 즉사했을 것이다. 퓔기어와 랜드리온, 가리온같은 DC잔당군의 기동병기는, 갑작스래 출현한 거인의
묘지를 멀리서 포위했다. 하지만 공격하는 자는 없다.
이형의 물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파일럿들이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지휘해야 할
사령부로부터의 지시도 오지 않았다.
가시영역에 있어서의 전투는 정지했지만, 그것은 폭력적일 정도의 전자전 공격이 맹위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센서나 통신기기의 대부분이 정상적인 가동을 거부하고 있다. 통신이나 색적의 수단, 그 대부분을 잃은 DC잔당군은
얼어 붙는다.
실제론 수십초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터지만, 그곳에 있던 자들에게는 엄청나게 길게 느껴진 침묵. 그것을 깨버린
것은, 4개의 관의 뚜겅이 열리는, 삐걱거리는듯한 소리.
4개의 십자가, 4개의 관. 그에 어울리는 자들── 4명의 죽은 자가, 관 안에서 기어 나왔다……
「우아아아아악!!」
공포에 비명을 지른 것은, 얀고뿐만이 아니라, 가르돈도 마찬가지 였다. 모니터에 비친 불길한 그림자를 향해,
조준을 하지도 않은채, 리니어캐논을 발사. 애초에, FCS가 다운된 이상, 결과적으로 그 행위는 적절했다.
얀고가 탑승한 퓔기어의 발포를 기점으로, DC잔당군은 공격을 개시했다. 리니어캐논이나 레일건의 탄두가,
되살아난 죽은 자들에게 향한다.
(죽은 자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말이, 얀고의 뇌리에 떠올랐다. 삼류 호러소설에서 읽은 문구였던것 같다. 하지만, 그 말을 반증하듯이
DC잔당군의 공격은 죽은 자들에게 상처를 주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차근차근 퓔기어나 랜드리온같은 동료기체가
격파되어 폭발한다. 전자기기가 다운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확정정보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폭발음이 계속 울려 퍼지며, 죽은 자들은 그 수가 줄지 않고, 계속 날뛰고 있는 것이다.
고성능의 신형기가 자랑하고 있던 우위성따위, 미지의 공포 앞에선 허무하게 날아가 버린다. 그 현실은 얀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각인 되었다.
이때, 얀고가 맛 본 공포를, 전장에 있는 DC잔당의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
초자연현상이 아니란 것에, 전장을 냉정하게 내려다 보는 자가 있다면, 눈치 챘을 것이었다.
죽은 자로 보였던 것은, 지독하게 커스터마이즈된 퍼스널트루퍼와 아머드모듈이다. 그것이 수납되어 있던 관은,
하이브리드 아머제 강하포드일 뿐이다. 십자가의 정체는 그 내부에 수납된 무기 탄약을 공급함과 동시에, 방탄벽도
되는 간이 토치카였다. 그리고, 강력한 EA를 거는 전자전 거점이기도 하다.
죽은 자의 무리처럼 보였던 기체들은, 십자가를 방패로 풍부한 무장으로 공격을 반복하며, DC잔당부대를 구축해
나갔다. 그리고 무질서한 난전 속에, 서로를 쏘아 쓰러지는 랜드리온이나 퓔기어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DC잔당부대의 지휘계통이 괴멸된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한 번은 진을 후퇴시켰던 연방군의 아머드모듈
부대가 후방에서 습격했다.
얀고의 퓔기어도 레일건에 의해 메인 제너레이터를 꿰뚫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승무원들이 자각할 틈도
없이, 그들의 의식은 폭발하는 기체와 함께 스러진다.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고사조의 울음소리를」
마지막 순간, 얀고의 머리 속을 맴돌고 있던 것은, 웃어 넘기려했으나 그러지 못한 소문의 문구였다……
◆◆◆
아하가르 산지에서의 전투가 종결되고, 3시간 후.
투항한 DC잔당병의 무장해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은 연방군에 의해, 공개회선으로 보도되었다. 그 덕분에
어스크레이들에서 발진한 DC잔당군의 전력도 진격을 중지, 근거지로 귀환한 듯 했다.
전투에서 소모는 컸으나, 연방군의 전술적 승리는 틀림없는 것으로 평가되었을 것이다.
북대서양을 가는 특무함 코르보니드── 대형항공모함을 개조한 거대한 함체 안에도, 전황보고의 데이터는 들어온다.
"FDX팀"이라고 문에 각인되어 있는 사관실에서, 리에타 소위는 휴대단말의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파일럿
슈트차림인 그녀가 손에 든 단말에는, 계속해서 갱신되어가는 데이터 화면이 표시되고 있다. 마지막 줄까지 스크롤을
시키며, 리에타는 중얼거렸다.
「……그래서, 우리가 뼈빠지게 고생한게 그 개구리 자식의 훈장인지 표창인지가 된단 말이지」
개구리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이 경우, 양서류의 일종이 아니라, 얼굴이 넙적하고 혈색이 안좋은 용모를 가진
연방군 지휘관이다. 그 준장인지 소장인지는, 남유럽방면군의 한 사단장이며, 이번 전과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얻었다.
리에타는 개구리 사단장(진짜 이름은 들었지만 잊었다. 눈 앞의 데이터 화면에도 표시되어 있지만 읽을 생각은 전혀
없다)의 불만을 마음 속으로 생각했던건데, 실제론 확실하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실내에는 3명의 남성병사가 있다. 오세니 중위는 거체를 구부정하게 하고, 작은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지머 소위는 헤드폰을 쓰고, 작은 눈을 더욱 더 가늘게 하며 음악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사람인 베스너
중위는 리에타를 줄곧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불미스런 발언을 못들은척 해주는 행운은, 두 명까지가 한계였던 것
같다.
「개구리 자식…… 그런 이름이었나, 그 사단장」
「들렸어!?」
리에타는 허둥댔다. 하지만, 입이 험한건 평소에 그렇기 때문이라, 내심의 동요가 영향이 있었던건 아니다.
베스너는 25살인 리에타보다 8살정도 많으며, 부대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둘 다 그런 인간관계적역학을 신경쓰는
성격도 아닌지라, 허물없는 말투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아하…… 이름이 아니라, 별명이란 말이지」
「아니, 별명이랄까……」
「흠, 멸칭이라고 하는 편이 정답이려나」
「……」
너무나도 정확하게 바꿔 말하기에, 리에타는 계속 말할 의욕을 잃었다. 군대라고는 하나, 그 곳 또한 사회적
조직이다. 의미도 없이, 공격적이거나 차별적인 언동은 삼가하는것이 좋다.
(이제부턴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만 해야지, 그래. 발언의 자유는 없어도, 사상의 자유는 보장되는거니까………)
단순한 불평불만이 사상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한가는 둘째치더라도, 그것이 리에타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몸에 익힌 처세술이었다.
잘 보니, 지머와 오세니가 히죽거리면서 둘을 보고 있다.
(뭐야, 구경거리 아니거든! 보고있으면 재미있긴 하겠지만, 나는 재미 없다구!)
즉시 리에타는 그렇게 처세술을 실행하며, 동료들의 시선을 무언으로 흘려 넘겼다.
「아, 그렇게 즐거운 표정으로 보지 말아주겠어. 리에타 소위는 구경거리가 되는게 즐겁지 않은 듯 하니」
「나,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말 안했는데……」
「어라, 그랬었나. 미안하군」
「……」
불만스럽게 입을 다무는 리에타에게, 베스너는 성실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 광격에 지머와 오세니의 웃음은,
폭소로 성장했다.
「역시, 둘을 보고 있으면 심심하지 않다니까요」
「정말이지, 연방군에는 딱딱한 사람들만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야~」
지머도 오세니도 연방군의 적을 둔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짧은 기간에도, 그들의 사전에서의 [연방군인]의
기술은 갱신되고 있는것 같다.
박복한 인생을 끝낸 DC잔당병 얀고의 영혼이 이 사관실에 흘러들어 왔다면, 아연실색했을 지도 모른다. 황천에서
나타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죽은 자들의 무리를 연상시키는 이상한 부대. DC잔당부대를 농락한 적병들의,
이것이 진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지구연방군 남유럽방면군 아비아노 기지에 소속된, 특수작전부대 FDX팀. 각자 마음에 품은 사정은 있으나, 이때의
활기찬 표정이나 태도로부터 그것을 알 수는 없다.
리에타, 베스너, 지머, 오세니 4명은, 특무함 코르보니드에서 아비아노 기지로 귀환하는 도중이다.
"고사조가 울 때── 그 울음소리를 들은 자가 귀환하는 일은 없으며, 반드시 전장에서 숨을 거둔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전장전설을, 그들은 이 순간, 아직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