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집 사장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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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 부고장 (6) 2024/02/19 PM 05:33

집에서 누워서 핸드폰 질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카톡 한개가 온다.

부고장이란 무거운 제목의 카톡이였다.



한때 나와 같이 살던 친구의 장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였다.



대학교 다닐때 총8명의 친구들이 자취방을 얻어 동고동락을 하면 살았다.

2명은 군대 간 후로 연락이 끊어졌고,


나머지 6명의 친구들은 20대 후반까지만 해도

같이 사업도 하고, 같이 살기도하며, 서로 잘 챙기며 지냈다.

친구들의 와이프 모두가 어릴때 함께 놀았던 친구들이라 나에게 정말 편하게

xx(별명)오빠라고 부르며 지냈다.



30대 초반에 다들 결혼을 하고 처자식이 생기고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연락이 점점 뜸해졌다.



운이 좋은건지?

노력의 결실인지?

나빼고 다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공의 반열에 올랐다.



친구들이 농담 삼아 서울에 집 하나만 있는 애라고 놀릴 정도로, 나를 제외하고 모두 성공을 했다

나와는 정말 스스럼 없이 말하고 노는 친구들이였다.

나이 먹고도 면전에 서로 쌍욕을 해도 타격감이 하나도 없이

웃으면 놀수 있는 친구들이였다.



하지만


사는게 뭔지

연락이 점점 뜸해지더니 연락을 잘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친구들 말로는 내가 깊숙이 숨어서 모임이 없어졌다고 한다 .


몇몇 친구는 내가 가게를 그만두니 사업 다시 하라고 사업 자금을 대준다는 친구도 있었고,

몇몇 친구는 어색한 기운이 돌기까지 해졌고,




오랜만에 안좋은 일로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예전부터 애들을 불러 모으고 스케줄 잡는거는 내 일이였다.

이상하게 내 말이면 애들이 알아서 모였다.

나보다 잘나고 더 있는 놈들이 이상하게 내말이면 알아서 모인다.


난 늘 부고장이 오면 

그날 당일날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린다.


어차피 가야할 곳인데

이왕이면 빠르게 찾아 뵙는게 

더 좋아 보인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나 오늘 8시 출발 할테니 

모여 갈놈들은 모여서 가자고 했다.


모두들 흔쾌히 같이 가자고 한다.

"니가 누가 죽어야 기어 나오는구나라는 소리도 들었다."


상주를 제외한 5명이 오늘 밤 8시에 출발을 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의 모습을 본다.



이젠 친구의 말대로 누구하나 죽어야만 만날수 있는 사이라는게

조금은 아쉽고 무겁게 느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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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R8    친구신청

잘 다녀오십시요.
조심하시구요.

피자집 사장놈    친구신청

안좋일로 친구들을 만나는건데
좋기도, 이상하기도 하는 기묘한 기분이 드네요!!

아우디님 현대차 되시길 기도 하고 있습니다!!

··    친구신청

좋은 친구들을 두셨네요.

이번 계기로 앞으로 남은 인생 자주 만나면 되죠.

화이팅입니다.

피자집 사장놈    친구신청

철 없던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였는데,
이제는 서로의 관심사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다 달라진
늙은 사람들이 되었다니 ㅠㅠ

루리웹-6022881584    친구신청

왠지 씁쓸하네요...아무리 친해도 교류가 없으면 결국 멀어지더라구요

피자집 사장놈    친구신청

시기와 상황에 따른 친구죠... 그나마 학교 다닐때 친구들은 어쩌디 만나도 추억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편한 대화는 되니 ㅎㅎㅎㅎ

저부터 먹고 산다고 연락을 잘 안했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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