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와 결혼을 할때
난 사업이 망하고 있었다.
마누라가 모은 돈과 어머님이 조금 주신 돈을 합쳐
전세로 관악구 봉천동 산 중턱에 해가 잘 안들어 오는 작은 빌라에
신혼집을 차렸다.
그곳에서 아들 낳아가면 10년을 넘게 살았고,
지금 이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마누라는 작고 낡은 집이 너무 초라해 친구도 초대 하기 싫었었다고 한다.
난 집은
씻고, 자고,쉬고 딱 이 조건만 충족하면 되는거였기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집이 없을때
돌아 다니다 보면
세상 저리 집이 많은데, 우리집 하나 없음이 마누라는 서글퍼했었다.
지금은 내집 아니 정확히는 마누라 명의집
서울 끝자락에 있는 작고, 낡은 아파트지만 우리 집이 생겼다.
내 명의 물건은 핸드폰만 있으면 된다
성인 인증만 받으면 된다 ㅋㅋㅋㅋㅋ
처음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는 날 마누라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집을 사고 이사 오기 전
난 우리 나라 집값은 떨어진다.
그러니 집을 살 필요가 없다였고,
마누라는 무조건 우리 가족이 다리 뻗고 누울수 있는 우리집이 필요하다고 했다.
살아보니 결국 마누라 말이 맞았다.
싸고, 비싸고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닌
왜? 사람들이 내집 내집 하는지,
내가 집을 사보니 알것 같다.
누가 뭐라해도 내 보금자리 집이 있음이
큰 위안이 된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이 나이 먹도록
그나마 서울에 내 집 마련한 것에 대한 내 스스로의 자긍심 아니
내 인생의 노력의 보상 같은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얻는다.
남들이 들으면 집하나 같고 별 소리를 다한다 하겠지만,
세상의 반은 나와 생각이 다르니 뭐~~ㅋㅋㅋㅋㅋ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던 친구가 있다
집을 사는건 미친 짓이다
목돈이 묶여 있고, 집값은 떨어진다라고 했던
사업쟁이 친구가 내일 이사를 한다,
사업이 성공할때 위에 언급 했던 이유로
집은 필요없다 마인드였고,
사업이 망해 죽네 사네 하다가
슬슬 다시 재기를 할려고 하는 놈인데
자기 명의 아파트를 하나 샀다고 한다.
그러니 와서 이삿짐을 나르라고 한다
"새끼 거봐라~~ 너도 결국 집을 사는구나"
집이 주는 안정의 맛을 너도 느껴보라고 했다.
내일은 그 친구 이삿짐 나르는 걸 도와주며
축하해주러 가야한다.
집 값이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내 식구들 마음 편하게 남 눈치 없이 살수 있는
집이 있다는거에
마누라에 감사를 느낀다.
오늘 일끝나고 늦은 밤
친구네 집으로 가야겠다.
이삿짐 정리 몸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