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어떤일이나,누군가로 인하여 인생이 변하는 시기나 시점이 오고는 한다.
어제 혼자 배달을 하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10대
찐친 친구들을 만나다
20대
군대와 부친상
30대
결혼과 아들 출산
40대 ing
집구매와 장기간 하던 장사 폐업
10대야 그냥 가방 매고 부모님이 가끔 주시는 용돈으로 친구들과 학교만 왔다갔다.
농구공 하나면 몇명이서 8시간씩 재미나게 놀던 시절
서로 계산없이 만나고 지냈던 친구들
그 계산 없이 만남이 지금까지도 그들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는거 같다.
십여년 전 내 돈빌려가서 잠적한 친구도 이때 만났다 ㅋㅋ
20대 군대에 다녀와 철든 케이스가 나이다
놀고 먹던 놈이 스스로 앞날을 걱정하고, 부모님에게 용돈 달라는 소리가 안나와 알바라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대학 졸업도 하고 취업도 하고 나름 사회밥을 먹던중 아버님의 부고는 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30대 중반 전에 결혼을 했다
나도 이젠 가장이다 머리는 아직 애인데 어른처럼 행동해야 한다. 아들이 태어났다
어깨에 짐이 하나 늘었다. 밥상에 늘어난 숟가락을 보니 정신이 더 차려진다.
그 많던,좋아하던 친구들과의 모임도 이젠 없다
오롯이 내 가족만을 위해 살아야했다.
물론 마누라도 나와 똑같은 처지가 되었다
가장이 되니 처음으로 머리를 숙이고 친구에게 부탁이란걸 했다.
그 머리 숙임으로 난 13년동안 피자집을 하게 되었다.
40대 마무리 까지는 아직 조금 남았지만
40살에 마누라와 나름 우리의 노력의 결실인 집을 구매했다.
처음 받아보는 대출.
할부도 안쓰는 내가 대출이라니
그 대출이 무서워 며칠 동안 밥도 잘 못먹었다.
너무 큰 돈이 ,아니 마누라와 나의 평생의 노력의 값 ,그 이상의 돈이 들어갔다.
지나고나니 참..웃음만 나온다
시대가 변해 전세도,월세도 대출 받아 사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보잘것 없는 집이지만 내 집이 주는 안정감은 남들이 무시하는 등기 한번 처본놈 주제이지만 확실이 크다.
집은 나에게 뭔가 노력의 댓가와 배경 같은 것이 된거 같다
13년동안 한곳에서 장사를 했다
그 안에 벗어나는 순간의 두려움은 영화 쇼생크 탈출의 모건 프리먼 같은 마음이였다.
앞날에 대한 막막함과 앞으로의 경제적인 문제에서 오는 공포감
폐업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솔직히 장사를 할때보다 내 삶의 질은 더 윤택해졌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욕심은 점점 줄어드는거 같다
아니 내 주제를 파악하고 남들과 비교하는 삶이 아닌 내 주제에 맞게 살려고 하는거 같다.
매달 사던 옷과 신발도 이젠 잘 안사게 되는거 같다.
아마 장사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쇼핑으로 분풀이를 했던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내 자식과 나와 마누라가 늙어가면서 오는 건강문제가 걱정거리로 다가 올것이고,그건 그때가서,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걱정은 그때 생각하는걸로 해야겠다.
다행이도 양가 어르신들의 노후는 그럭저럭 되어있다는게 큰 위안거리이다.
제발 엄청나고 무서운 터닝포인트만 오지 말길 빌며...